백비(白碑)가 보여주는 청렴한 삶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처럼
사람은 세상에 남기는 명예를 매우 중요시합니다.
그런데 전남 장성 소나무 숲 한 묘지 앞을 지키는 낯선 비석이 있는데
이름뿐만 아니라 아무런 글도 쓰여 있지 않은 '백비(白碑)'입니다.
이곳에 묻힌 이는 조선 중기 청백리로 이름난 박수량(1491~1554)입니다.
그는 예조참판, 형조판서, 호조판서 등 높은 관직들을 역임했습니다.
조정에 출사 한 시기가 38년이나 되고 재상에 이르는 직위에까지 올랐지만,
집 한 칸 마련하지 못할 정도로 청빈한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그가 죽었을 때 집에 돈이 없어 가족이 상여를 메고 고향도 가지 못하니
신하들이 임금께 청하여 겨우 장사를 치렀다.' - 명종실록 -
이에 명종이 크게 감동하여 암석을 골라 하사하면서
'박수량의 청백을 알면서 빗돌에다 새삼스럽게 그가 청백했던 생활상을 쓴다는 것은
오히려 그의 청렴을 잘못 아는 결과가 될지 모르니 비문 없이 그대로 세우라'
고 명하여 백비가 세워졌다 합니다.
제22대 총선이 끝나고 당락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 세상엔 탐욕스럽게 허명(虛名)에 사로잡혀 기고만장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청렴해지고 겸손해지려는 사람은 적고, 오히려 뽐내고 자랑하려는 이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총선 관전평을 종합하면 정권심판론에 유권자들이 동의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잘했다고 인정한 것도 아니란 것을 알아야 합니다
증오와 복수를 내건 보도 듣도 못한 비례정당이 국회 제3당이 되는 희안한 모습도 봅니다
정권이 잘못하고 있을 때 견제하고 바로잡아야 했을 야당은 그동안 무얼 했나요?
재선에 성공한 국회이원 모두가 통렬하게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진실한 명예는 자신이 잡아 자신의 안에 담을 수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니란 것을...
4월 중순 주말 하룻길도 천천히 걸으며 자주 웃으시길 빕니다^*^
# 오늘의 명언
청렴은 백성을 이끄는 자의 본질적 임무요,
모든 선행의 원천이요, 모든 덕행의 근본이다.
– 다산 정약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