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목
보이는 게 모두 진실은 아닙니다.
죽은 듯 살아 있는,
입고 산 날보다 벗고 산 날이 더 많습니다.
산 것과 죽은 것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이파리 대신 침묵을 매달았고
꽃 대신 생각을 피웠으며
열매 대신 아! 하는 경이로움을 매달았습니다.
멈추어 선 생(生) 하늘을 거역하지 않아 좋고, 나이테 늘어나지 않으니
끝났으나 끝나지 않은 생이고, 다 벗어주었기에 눈앞에 보이는 세상
더없이 아름답습니다 다 비웠기에 미련도 없습니다 죽비 같은,
딱따구리의 부리 짓은 나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내 앞의 나를 바라보며 내가 되는
- 김진수, 시 ‘고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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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은 나무 중에 귀족입니다
꼭 주목이 아니어도 높은 산 곳곳에 장엄한 고사목이 존재합니다
살아있는 식물이 몸을 감고 올라가는 지지대 역할을 하지요
사람들 삶이 아등바등 힘들다지만 오늘은 쉬엄쉬엄 천천히 가도 괜찮겠습니다
특별히 미련도 없는, 다 내려놓은 말 없는 고사목처럼.....
어제 아침 기습 폭우가 잠시 그친 때에 영주문화예술회관 앞 뜰에
아동문학가 선산 박근칠 선생님 시비를 제자리에 앉혔습니다
8월말로 계획된 제막식에 앞서 미리 준비를 마쳤습니다
아동친화도시, 영주를 대표할 수 있는 아동문학가 시비가 이제 3기로 늘어났고
우리 지역 곳곳에 시비가 늘어날수록 선비정신과 더불어 동심도 되살아나겠지요
무더위와 장마가 겹친 하룻길일지라도 천천히 걸으며 자주 웃으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