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마음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 아버지의 동포다.
아버지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 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마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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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에 아버지 기일을 맞아 두 내외가 젯상을 차리고 명복을 빌었습니다
노후에 중풍으로 십여년을 고생하시다가 저승 가신지 서른해가 되었네요
그렇지만 곁에 계실 때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나의 아버지'이셨지요
풍족해진 세월 뒤, 아버지의 웃음은 점점 가난해졌고
건강을 잃고나서부터 오로지 회복에 온힘을 쏟으셨건만....
긴 병에 효자 열부없다는 말 참말이었습니다
곧 괜찮아질 것이라 고집피우시다가 결국 혼자 숨을 거두셨지요
남편 바라지로 고생하시던 어머니도 뒤따라 가신지 11년입니다
곁에 계셨어도 그립고, 멀리 계셔서 더 아린 아버지 어머니이십니다
방에 걸린 가족사진에서도 그 모습을 찾을 수 없는 나의 아버지-
오늘따라 참 보고 싶네요
카페 회원 여러분의 하룻길에 아버지의 마음이 깃들기를 소망하며
자주 웃으시기를 빕니다^*^
# 오늘의 명언
부모의 사랑은 내려갈 뿐이고 올라오는 법이 없다.
즉 사랑이란 내리사랑이므로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자식의 부모에 대한 사랑을 능가한다.
– C.A.엘베시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