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교회들이 ‘다음세대’ 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새해 교회의 비전과 표어에는 어김없이 ‘다음세대’ 가 들어간다. ‘다음세대 목회가 위기다’, ‘다음세대 사역자가 부족하다’, ‘코로나19시대 다음세대 사역이 중요하다’는 담론과 이를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 토론도 활발하다. 그러나 여전히 교계 현장에서 ‘다음세대’는 변방에 머물러 있다. 다음세대를 위해서 교회에서 제일 중요한 공간을 내어주거나 교회 재정을 제일 우선하여 배정하는 교회는 여전히 부족하다. 비전과 현실이 충돌하는 가운데서도 다음세대 사역에 ‘올인(All-In)’한 사역자가 있다. 평생 다음세대 사역만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다음세대 사역의 대안은 기독학교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있는 나무와숲 학교 교장 권오희 목사를 만나봤다. ㅣ삶의 시선 권오희 목사는 가족(이인경 사모와 권이안, 권이현 두자녀)은 인생의 전부라고 말한다. @출처=권오희 목사 Q. 왜 목회자의 길을 선택하였는가? 청소년 시기에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그 시절 제 마음에 따뜻한 쉼을 줄 수 있는 곳은 교회 공동체 밖에 없었다. 교회 안에 따뜻한 사람들과 하나님의 따뜻한 사람으로 저는 새로운 삶을 살아갈 희망을 얻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나처럼 고민이 많은 십대들을 위로하는 목회자의 삶에 대한 동경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Q. 목사님께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 사랑하는 아내 이인경 사모와 두 아들 이안, 이현이와 살고 있다. ‘가족’이라는 단어는 나에게 큰 의미가 없었을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인생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에 함께 계시는 장인, 장모님도 육지에 계시는 아버님, 어머님 모두 이제 나에게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Q. 목회를 하면서 가장 행복했을 때는 언제였는가? 다음세대 사역을 한다는 것 자체가 순간순간의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그중에서도 인생의 어려움과 고통 속에 살아가던 아이들이 저와의 만남을 통하여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었다는 고백은 가장 큰 보람과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ㅣ사역의 시선 나무와숲 학교 학생들과 다랑쉬오름에 오른 권오희 목사(사진 뒷줄 오른쪽에서 세번째). @출처=권오희 목사 Q. 다음세대 사역의 범위 중 특별히 ‘교육사역’에 집중하게 되신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엔 교육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교육’을 했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아이들을 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신학교를 다닐 때 기독교 교육 수업을 듣고 나면 그 주간에 교회에 가서 바로 적용시키면서 사역을 했었다. 설익은 밥이었지만 방금 배운 따끈따끈한 내용들이라 가슴이 뜨거웠고, 교회 사역을 20년 가까이 해오면서 주중에도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면서 기독교 대안학교를 시작하게 되었다. 아이들의 전인격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기독교육이 필요한데, 주일날에만 신앙생활하고 아이들을 보낸다는 것에 대한 채울 수 없는 목마름이 있었다.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독교 학교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Q. 다음세대를 위한 ‘나무와숲’ 대안학교 사역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가? 제주도에서 다음세대 사역을 하면서 마음속에 있었던 마음의 갈증이 증폭되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의 생활을 행복해하지 않았고 자녀들에게 기독교 교육을 시키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부모들을 만나게 되었다. 기도하면서 기적적인 만남을 통하여 학교를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은 제주도에 있는 여러 교회의 도움과 동역으로 사역을 하고 있다. “자녀 학습에 대해 부모가 욕심을 버릴수록 자녀의 생각과 마음에 귀 기울일 수 있게 된다.” 권오희 목사가 유스코리아에서 강연하고 있다 @출처=권오희 목사 Q. 여러 문제에 직면한 청소년들의 상황을 살펴보면, ‘부모’와의 관계에서 오는 경우도 있고, 자녀 문제 때문에 부모들의 심리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을 것 같다. 안타깝게도 자녀들의 문제행동은 대부분 부모로부터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부모들은 그러한 자녀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잣대로 자녀들을 훈육한다는 것이다. 사실 아이들이나 부모들이나 모두 서로를 사랑하지만 표현 방법을 모르고 있다. 누구도 그런 부분을 알려 준 적이 없기 때문인데 한 번은 새벽 1시에 전화가 왔다. 중학교 2학년 남자아이의 아버님이었다. 지금 그 아이와 어머니가 너무나 크게 싸우는데 말릴 수가 없어서 저한테 도와달라고 한 것인데 몇가지 코멘트를 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1-2년쯤 시간이 흐른 뒤 어머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그때 제가 왜 그랬나 모르겠어요. 지금은 싸울 시간도 없는데.” 사실 대부분의 부모 자녀 간의 문제는 외부적인 문제(학업)가 시발점이 된다. 학습에 대해 부모가 욕심을 버릴수록 자녀의 생각과 마음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된다. 또한 부모님들이 자신의 자녀와 다른 자녀를 비교하거나 부모의 목표를 자녀에게 투영하지 않고, 자신을 더 사랑할 수만 있다면 좀 더 행복한 부모와 자녀 관계가 성립될 수 있다. Q. 목사님께서 지도하셨던 아이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가 있다면? 생각나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은데, 포항에서 사역할 때 중학년 전체 싸움 일등이었던 친구가 예수님을 만났고, 주변 친구들을 30명 넘게 전도하고 대학교에 입학했던 아이가 있었다. 지금은 경찰이 되려고 준비 중인데 이 아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권오희 목사는 신간 ‘괜찮아! 이세상에 버려진 인생은 없단다’를 출간했다. @출처=한국NCD미디어 Q. 이번에 새로 내신 신간 ‘괜찮아’는 어떤 책인가? 청소년 사역자로 지내면서 아이들에게 선물할 신앙 서적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대부분 청소년들이 읽기에는 어렵다는 느낌을 받아서 쉬운책, 술술 읽을 만한 책을 직접 쓰고 싶었다. 이번에 출간한 ‘괜찮아! 이 세상에 버려진 인생은 없단다’는 성경적 가치를 담고 있지만 학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 갈 수 있는 책이다. 발간 일주일만에 완판되어 현재 2쇄를 준비하고 있다. ㅣ생각의 시선 Q. 목회사역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부분은 어떤 것인가? 생각나는 몇 분이 있는데, 먼저 장준영 목사님은 고등학교 시절 예배와 청소년 사역을 가르쳐 주신 분이시고, 강은도 목사님은 대학 때부터 꾸준히 설교와 사역의 많은 부분에서 영향을 끼쳐 주셨고, 윤은성 목사님은 생각의 폭을 넓혀 주셨고, 김희식 목사님은 목회자의 바른 삶을 보여주신 분이시다. 권오희 목사가 다음세대 목회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Q. 다음세대 사역이 육체와 정신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시킨다고 들었다. 재충전하는 노하우가 있다면? 책을 보는데, 책 사는 것을 좋아하는데 바쁜 일정으로 참고 있다가 그 책을 집어 들면 마음에 희열이 느껴진다. 그리고 잠을 자거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사람들과 교제하는 시간도 저에게는 충전의 시간이 된다. Q. 요즘 읽고 읽는 책이 있다면? 김근주 교수의 ‘복음의 공공성’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하나님 나라에 대한 신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며 몇 년째 관련된 책들을 읽어나가고 있는데 하늘의 뜻이 이 땅에 이뤄져야 하는 것처럼 교육의 영역에도 하나님 나라의 통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공공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ㅣ세상의 시선
“교회는 다음세대들을 위해 재정 · 시간 · 공간 등을 아낌없이 지원해 줘야 한다” 권오희 목사는 제주충신교회에서도 다음세대 사역을 맡고 있다.@출처=권오희 목사 Q. 다음세대의 문제에 교회가 감당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교회와 성도들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지난 시간 교회 표어들에 ‘다음세대’라는 말은 단골손님이었다. 그러나 정작 다음세대를 위해 움직인 교회는 별로 없다. 다음 세대를 그냥 교회의 한 부서 정도로 생각한다면 반드시 실패하게 되어있다. 다음 세대 아이들은 교회의 미래인데, 아이들은 대폭 줄었다. 인구감소의 문제도 있겠지만 그 수준보다 훨씬 빠르게 급강하고 있다. 이제는 기성세대들이 다음세대 아이들에게 전력투구해야 한다. 다음세대를 위해 본당을 내어주는 교회를 본 적이 있다. 이처럼 기성세대들이 불편하게 예배를 드리더라도 다음세대 아이들이 더 편하고 좋은 곳에서 예배할 수 있는 공간을 내어 주어야 하고 다음세대를 위해 재정 · 시간 · 공간 등 그것이 무엇이든지 아낌없이 내어 주어야 한다. Q. 한국교회가 다음세대들을 다른 무엇보다 이것만은 관심 갖고 투자해야 할 것이 있다면?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심폐 소생술로 근근이 버텨왔던 다음세대 사역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제는 다음세대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가정 중심 신앙교육 체제로 가야 한다. 그러면서 교회 전체가 자녀교육에 중점을 두고 움직여야 한다. 좋은 기독학부모가 되도록 교육하고 연대하고 가정에서 신앙 교육할 수 있는 자료들과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내야 한다. 나무와 숲 학교 학생들은 청소년 포상제 활동과 클라이밍, 승마 등 다양한 체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권오희 목사 Q. 포스트 코로나 시대 나무와숲 학교의 계획과 비전은 무엇인가? 나무와숲 학교는 작은 기독교 대안학교다. 세상에서는 작은 규모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하나님의 나라는 작은 겨자씨(?)의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한다. 나무와숲학교는 지난 1년간 코로나 시대에 맞춰 유연하고 빠르게 온오프라인 교육을 시도했다. 국가 교육 과정을 넘어서 교육할 수 있다 보니, 온라인 수업할 때에는 특별한 시도를 했다. 하부르타 문화협회 이성준목사의 지도 아래 하부르타 독서토론을 진행중이다.@출처=권오희 목사 학생들이 브라질이나, 코소보, 미국 등을 조사하고 공부한 이후에 온라인으로 현지에 있는 선교사님들을 모셔서 강의를 들었다. 강의가 끝나고 아아들이 말했다. “코소보에 가요!” 코소보가 어딘지도 모르던 아이들이 코소보에 가자는 것이 너무나 재미있었다. 그것이 바로 “만남”이 주는 힘이다. 사람들은 만남을 통해 성장하고 만남을 통해 꿈을 꾼다. 최근에는 조별로 나눠 ‘체인지 메이커’를 진행하고 있다. 체인지 메이커는 자신의 삶에 주의에 불편한 부분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수정 보완 하는 작업들을 하는 시간이다. 혼자 하는 것 아니라 다 함께 협업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기발한 생각을 해내고 서로의 도움을 받으며 자라게 된다. 작은 성취를 이뤄내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삶에 주도성을 갖게 되고, 자신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나무와숲 학교 학생들이 체인지 메이커 교육을 온라인 수업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출처=권오희 목사 최근에는 조별로 나눠 ‘체인지 메이커’를 진행하고 있다. 체인지 메이커는 자신의 삶에 주의에 불편한 부분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수정 보완 하는 작업들을 하는 시간이다. 혼자 하는 것 아니라 다 함께 협업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기발한 생각을 해내고 서로의 도움을 받으며 자라게 된다. 작은 성취를 이뤄내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삶에 주도성을 갖게 되고, 자신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인 가능한 것은 작은 규모의 학교이기에 가능하다. 모두들 온라인 수업의 걱정들을 하고 있지만 우리 학교는 규모가 작아서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돌봄이 가능하다. 그리고 언제든지 온, 오프라인으로 전환이 빠르게 진행된다. 2021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나무와숲 학교 학생들이 공동체 주간을 맞아 하루 6시간 걷기를 통한 공동체 정신을 함양하고 있다. @출처=권오희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