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총선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기독교 정당의 국회 진출은 좌절되었다.
기독당을 추진하던 분들의 처지에서 생각한다면 4년전 총선에서 1.1%의 정당지지율을 얻었던 것에 비하면 이번에는 2.6%로 두배 이상 약진하였고, 통일교회의 가정당을 두배 이상으로 압도하였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판단한다면 이번 총선에서 기독당은 완전한 실패를 한 것이다.
실패의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총선을 앞두고 급조되었다는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출점 과정에서 우여곡절이다.
가장 중요한 지도부 선정에도 혼선을 거두었고 총선에 너무 임박하여 정당이 출범하다 보니 조직을 확산시킬 시간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지역구 후보도 3명밖에 공천하지 못하였다.
또한 기독당을 주도한 분들이 교계나 사회에서 그리 존경을 받는 분들이 아니라는 데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원인은 종교의 직접적인 정치참여에 대한 국민들은 물론 기독교인들까지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이다.
정당투표에서 지지 대상을 기독교인으로 기대한 것은 정당의 이념상 당연한 일이겠지만
예상 득표수의 분석은 너무나 아마츄어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에 문외한인 필자가 볼 때도 기독당을 추진한 분들은 너무 낭만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유명한 거물급 목회자들을 고문 등으로 모시면 그분을 따르고 있는 신도들이 모두 기독당을 지지할 것이라는 예상은 너무 순진하다는 말밖에는 다른 말을 할 수 없다.
또한 통일교회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면 기독교인들은 위기감을 가지고 기독당에 투표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도 너무 안일한 생각이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선거에 임박하여 정당을 출범시킨 것과 출범과정에서의 순탄하지 못함, 아마추어적인 정치적인 식견에다가
종교가 정치에 참여한다는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기독당의 낮은 지지율의 원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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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정치 참여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한 것은 이번에 기독교 정당의 창립을 추진한 원로급 목사님들이 자초한 일이기도 하다.
권위주의적인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 운동과 인권운동, 노동운동 등을 하던 기독교 청년들에게 정교분리를 강조한 것은 바로 원로분들이었다.
종교가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되고, 개인의 영혼구원에 힘써야 한다고 청년들의 현실참여를 막던 분들이 바로 당시 보수적인 교회 지도자들의 일반적인 생각과 가르침이었다.
반독재 민주화 운동, 인권운동, 노동운동에 참여한 분들은 소수였고, 주류 기독교에서 비판을 받았고, 정권으로부터는 탄압을 받았다.
도시산업선교회를 都産이 들어 오면 倒産한다고 하면서 노동운동을 하는 분들을 좌익으로 비판하던 분들이 누구였든가?
교회의 민주화 운동과 예언자적인 비판활동을 외면하고 막고 비판하던 분들이 민주화가 된 후에 정치활동의 전면에 나서게 되었다.
이분들은 시사 현안에 대하여 보수적인 목소리를 내었고, 성조기를 들고 시청앞에 모여들었고,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좌파정권이라고 몰아붙였고, 사학법 개정을 반대하며 삭발을 하였고, '순교의 각오'라는 말을 남용하며 보수적이고 수구적인 목소리를 내며 현실참여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강경한 보수우익적인 발언을 한 분들이 과거 권위주의적인 군사정권때 대부분 침묵을 지켰거나 민주화운동에 비판적이었다는 것은 앞에서 말하였다. 그분들의 지도부는 대부분 대형교회 목회자들인데 이분들 중 상당수는 개인의 도덕적인 처신 문제로 비판을 받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즉, 지난날 민주화운동 시절 교회의 정치참여를 반대하던 분들이 정치의 일선에 교회를 내세우는 모순된 언행과
그분들의 정치적 견해가 너무 우편향적이다 못해 극우적이고, 세속국가인 우리나라가 당장 기독교의 뜻대로 움직이는 국가가 되어야 하고, 40%가 넘는(17대 국회시절) 기독교인 국회의원들을 불신하며 기독교 정당의 국회의원이 있어야 한다는 식의 인식 등은 정교분리의 인식을 가진 다수 기독교인들의 공감을 얻기 힘들었다.
선거전 배포된 기독당보에 보면 원불교인 국회의원 한명이 원불교의 군승이 종군 장교에 포함된 것을 가지고 기독교인 국회의원들의 무력함을 질타하였는 데 이는 우리나라가 마치 기독교 국가인 것처럼 착각하여 모든 정책이 기독교위주로 집행되어야 한다는 식의 사고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다종교 국가로 여러 종교가 공존하고 있으며, 군종장교의 비율은 신자의 구성비에 따라 배분되고 있으며 이는 세속국가의 성격상 당연한 일인 것이다.
과거 김영삼정부 시절 군목의 수가 감소하고 군승의 수가 증가한 것은 박대통령 말에 시행된 군승제도가 정착기에 들어가서 전체 군종장교의 수는 일정한데 신자수의 비율로 배분하다가 보니 야기된 불가피한 상황인데 교계에서 크게 반발한 것과 경찰에서 불교계와 경찰의 협의체인 종경협의회의 출범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였던 일 등이 다종교국가인 우리나라에서 기독교만이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겠다는 발상에서 나온 행동인 것이다.
이명박대통령도 여러 종교가 공존하는 세속국가인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지 기독교인의 대통령이 아닌 것이다.
일부 목사들이 이대통령에게 밀착하려 하며, 장로대통령을 강조하는 데 이는 오히려 다른 종교인들의 반감을 사는 행동이다.
필자 역시 이명박대통령이 역사에 남을 치적을 남길 대통령이 되기를 염원하지만, 이대통령을 장로대통령이니 하여 기독교의 대통령임을 강조할 때 그가 통치하는 기간 중에 있을 수 있는 실정까지 교회가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
물론, 우리는 대통령이 크리스천으로서, 국가의 영도자로 나라를 잘 다스리기를 기도하여야 하지만 그에게 기독교 편향적인 정책을 강요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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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당의 지지율이 의석을 차지할 3%에는 조금 미달되었지만 정당을 해산해야 할 2%는 넘었기 때문에 존속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라도 교회는 기독교 정당의 간판아래 직접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할 것이다.
기독당과 통일교회의 가정당 모두 국회진출에 실패한 것은 국민들이 종교의 직접적인 정치참여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또한 기독교인들 역시 정교분리의 확고한 신념이 있고, 지도자들의 정치적인 선동에 무조건 순종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기독교인들의 장점이자 단점인 내가 직접해야 한다는 생각을 정치부분에서만은 내려 놓고, 기독교 정신에 따라 정치를 할 수 있는 정치 지도자들을 기르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교회 역시 교회 건축에 온 에너지를 집중하는 데서 벗어나 사회의 약자들과 소외된 계층을 돕는 일과 빛과 소금의 사명을 잘 감당하는 일, 정부가 인권을 억압하거나 불의한 일을 행할 때 예언자의 목소리를 내는 것 등 교회 본연의 사명을 감당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첫댓글 동감입니다. 국회의원중 기독인의 비율이 거의 30~40% 된다고 치면 그분들이 생활에서 정치나 입법현장이나 지역구 활동이나 그런 펼상시의 활동을 제대로만 하고 각자 맡은 자리에서 진정한 크리스찬의 역활을 할수 있다면 기독정당이 굳이 없어도 상관없겠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이 하나님의 공평가 정의에서 멀어지고 사람을 기쁘게 하는 정치를 하는한 그것도 요원할수 밖에 없겠지요.
저는 당연이 사람을 기쁘게 해줘야 하는게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쁘게는 그만두고 아프게나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다행하게도 통일교에서 의원을 내지 못했군요. 만일 한 명이라도 냈더라면 기독교당은 그걸 빌미삼아 정치세력으로 꼭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