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 선생님만의 고민 어떻게 해결할까? 초등 "학력 격차 메울 교사의 무기는 피드백"
[에듀인뉴스] 어쩌다 온라인 수업을 한 지도 벌써 10개월이 훌쩍 흘렀습니다. 그동안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많은 노하우가 쌓이기도 했지만 상황별로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도 늘었습니다.
<에듀인뉴스>는 양혜인 경기 의정부 민락중 교사와 함께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느낀 선생님들만의 공통 고민 7가지 사례를 설문조사를 통해 추출, 고민을 함께 풀어가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편은 전국블랜디드수업나눔 밴드 소속 김윤식(경기 중앙기독초), 김선민(경기 답내초), 김경희(경기 가곡초), 길준선(경기 화봉초), 배찬효(경기 와부초), 이진희(경기 양지초) 선생님의 고민 해결 스토리입니다.
‘잼보드’와 구글 검색을 이용한 ‘비주얼씽킹’ 활동(핵심어: 의견, 제안)/ 수업 사례 제공=김윤식 경기 중앙기독초 교사
1. 다양한 온라인 수업 도구, 어떤 것을 활용하면 좋을까? 같은 수업 도구를 계속 사용하다 보면 아이들이 지겹게 느끼지는 않을까?
코로나19 이전 우리는 교실 수업에서 토론 수업이나 프로젝트 수업 등의 다양한 수업 레시피를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다채로운 배움의 경험을 제공해왔습니다.
온라인 수업의 한계로 인해 다양한 수업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 수업과 마찬가지로 학생들과 역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수업을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가 다양한 온라인 수업 도구를 익혀 학생들이 다양한 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초등학생의 발달적 특성상 여러 가지 수업 도구를 활용한 수업을 전개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학생들에게 하나의 수업 도구를 제대로 가르치는 데 무수히 많은 시간이 들고, 학생들도 많은 수업 도구의 활용법을 익히고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학년 학생의 경우 수업 도구를 익힐 때 학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너무 많은 수업 도구를 활용하는 것은 학부모님들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또 학생마다 수업에 활용하는 기기가 다르고, 많은 학생들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마지막으로 초등학생의 경우 다른 학교급의 학생들보다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짧기 때문에 게임 등으로 수업에 어느 정도 활기를 불어 넣어야 합니다.
아래의 <표>는 각 수업 도구별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간단히 정리한 것입니다. 선생님의 수업 철학, 가르칠 내용, 학생들의 환경, 그리고 아래의 수업 도구들의 특징을 참고하여 주로 활용하는 온라인 수업 도구를 선정하고, 부수적으로 사용할 온라인 수업 도구를 고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학생 참여형 수업, 온라인 수업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강의식 수업 외 다른 수업 방식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e학습터와 같은 플랫폼에 영상이나 과제를 탑재하여 부모님께 안내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돕는 형태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됩니다. 이런 형태의 온라인 수업으로는 학생 참여형 또는 학생 주도형 수업을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 경우 ZOOM이나 Google Meet를 기본 수업 도구로 쌍방향 수업을 진행한다면 참여형 수업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면서 이 책에 안내된 다양한 온라인 수업 도구들을 활용한 활동을 진행한다면 학생 주도형 활동이 가능합니다. 다만 채팅만으로 의사소통을 모두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화상 시스템을 기본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면, 쌍방향 수업을 통해 다 같이 교과 내용을 학습한 뒤, 패들렛이나 구글 잼보드를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활동을 하고 활동 내용을 발표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방식은 활동의 답안 결과 통계나 활동에 참여한 내용 등을 공유하여 함께 보여주고 선생님이 피드백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런 수업 과정은 서로 답을 공유하는 방식을 통해 오개념을 바로 수정할 수 있고, 선생님의 실시간 피드백을 통해 학습 능력을 높일 수 있어 효과적입니다.
수업 방식은 수업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다양하게 운영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학습 목표와 성취 기준에 따라 적절한 도구와 수업 방식을 선택한다면 효과적인 참여형 수업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학생 모두가 수업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플립그리드’ 활동하기 (4학년 수업) /수업 사례 제공=김윤식 경기 중앙기독초 교사
3. 온라인 수업에서 어떻게 하면 모둠 활동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요?
모든 모둠 활동의 기반은 학생들 간의 관계 형성입니다. 학생들 간의 관계 형성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학생들이 무슨 말을 해도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모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습니다. 온라인 수업에서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만나지 못하여 잘 알지 못하는 학생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것은 온라인 상황에서는 더욱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기 초에 자기소개, 선생님의 첫인상 나누기 등의 활동으로 서로를 알아가고, 내가 바라는 우리 반 이미지, 학급 규칙 세우기 등의 활동으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점차 관계를 쌓아가다 보면 모둠 과제 완성하기, 문제 상황에 대한 해결책 찾기 등 학습 활동 주제로 모둠 활동을 진행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수업에서도 놀듯 이야기하며 수업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수업의 장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수업을 이끌어간다면 자연스럽게 학습의 전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고, 이는 모둠 활동에서도 또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수업을 경험할 수 있다면 선생님들 또한 수업에서 행복감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온라인 모둠 활동을 위해서는 오프라인 수업에서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활동 방법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는 교육과정 분석을 통해 수업을 철저히 구안하고,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후, 학생들에게 활동 방법, 절차, 역할 등을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것입니다. 이때 학생들은 활동 절차에 따라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면서 더 나은 모둠 결과물을 내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둠원과의 대화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교사가 모둠 활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이 경우 이전에 쓰던 휴대폰 공기계 등 여러 개의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여러 대의 기기로 지속적으로 모둠 활동의 진행 과정을 살필 경우, 모둠 활동 중 크고 작은 갈등을 중재하거나 인지적 어려움을 겪는 모둠에 피드백을 제공하는 등 적재적소에 필요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패들렛으로 블렌디드 토론수업 진행하기 (3단계 질문을 이용한 4학년 토론수업)/ 수업 사례 제공=김윤식 경기 중앙기독초 교사
4. 온라인 수업은 교사의 수업 공개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학부모에 공개가 되므로 부담스럽다. 어떻게 해야 할까?
온라인 수업은 교사의 공개 여부와 관계없이 학부모님에게 모두 공개됩니다. 이는 초등학생의 특성상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 점은 분명히 공포스러울 수 있지만, 인식을 전환하면 학부모님들께 선생님의 열정을 보여드릴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열정과 애정이 녹아든 수업을 본 학부모님들은 대부분 선생님의 수고에 감사를 느낍니다. 이와 더불어 이전에 보지 못했던 자녀의 학습 습관을 확인하게 되므로, 학생에게 열정을 다하는 선생님에게 자녀 교육 관련 상담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또 학생과 래포가 쌓이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듯이 학부모님과 신뢰 관계를 형성한다면, 학부모님들은 교사가 수업에 열정적이고 학생들에게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는 학부모님들과 한 아이를 제대로 교육하는 데 필요한 공조 관계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학부모님과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우선 학부모 연수와 상담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온라인 개학식 전, 학부모 연수로 줌(Zoom) 접속 방법을 안내하고, 학부모 단체 오픈 채팅방을 만들어 수업 내용부터 실시간 수업 일정, 알림장 등 자녀의 학교생활에 관한 모든 것을 공유합니다.
또 학부모 상담을 자주 진행하여,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면서 어려운 점, 실시간 쌍방향 수업의 어려운 점, 학생 결과물 등을 보며 추수 지도 방안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쩌면 번거로울 수 있을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학부모님의 신뢰는 물론 학생을 제대로 교육하는 데 필요한 학부모님이라는 든든한 조력자입니다.
5. 온라인 수업 기간을 ‘노는 기간’, ‘쉬는 기간’으로 인식하고 열심히 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우선 온라인 수업 역시 정규 수업임을 강조해야 합니다. 선생님께서 수업과 관련해 미리 정하신 규칙을 온라인 수업에서도 일관적으로 적용하고, 특히 실시간 수업에는 결석하지 않도록 재차 안내가 필요합니다.
또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열심히 듣고 과제를 성실히 했을 때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 반대로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꾸준한 연락과 면담을 통해 학생들을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독려해야 합니다.
사실 온라인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 본인의 의지입니다.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이 충분한 아이들은 수업 방식과 관계없이 수업에 잘 참여합니다. 문제는 그렇지 못한 아이들입니다. 심각한 경우 개별적으로 학교에 오도록 하여 과제를 제출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지도하는 방안도 좋습니다.
학부모님 역시 온라인 수업을 정규 수업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생의 수업 참여에 관한 피드백을 학부모님과 공유하여 학부모님 역시 온라인 수업을 정규 수업으로 인식하고, 학생들을 같이 독려해 주실 수 있도록 한다면 선생님과 학부모님 모두가 학생의 학습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6. 코로나19로 벌어지는 학력 격차 해소 방안은 무엇일까? 어느 수준에 맞춰 수업을 준비해야 할까?
학생 수준별로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업무 부담으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간 수준에 맞추어 수업을 준비합니다. 학습 수준이 낮아 과제 제출의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잘 모르더라도 최선을 다해 제출할 것을 독려한 후, 학생이 노력해서 제출한 부분까지 인정하고 있습니다. 수준이 높은 학생들을 위해서는 활동지를 다르게 배부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운영하였습니다.
학력 격차를 메울 수 있는 교사의 무기는 피드백이라고 생각합니다. 피드백은 학생의 수행 정도를 확인하고 강점과 보완할 점을 알려주어 학생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교사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피드백을 통해 학생들은 ‘학력 저하’와 ‘학력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출발점에 설 수 있습니다. 줌을 통해 보충 지도를 하거나 특별 보충 과정을 만들어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습니다.
7. 수업 만들기(자료 찾기, 영상 제작), 실시간 수업, 과제 피드백은 각각 어느 정도 비율로 해야 할까?
모든 수업을 스스로 만들어서 하면 좋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좋은 수업을 가져오거나 실시간 수업을 준비하는 데 시간을 많이 쓰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열정을 다해 만든 수업이 10분 내외일 때도 자괴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으실 필요가 없습니다.
수업에서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스스로 활동에 참여하며 배움을 경험하고, 교사의 피드백으로 자신의 활동을 점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사의 피드백은 교사와 학생을 연결하고 학생들을 동기화하여 온라인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합니다.
피드백으로 학부모님의 신뢰 또한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 상황에 따라 각각의 비율을 다르게 정하실 수도 있지만, 피드백에 50% 이상의 시간을 할애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