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한권으로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다
외로웠던 인문학 공부의 결실, 유창선 박사가 나누는 우리 시대 삶의 얘기
얼마전 뉴스에 4년 내내 고전 100권만 읽고 토론하는 이상한 대학이 소개되었다. 스펙 쌓기에 분주한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보기에는 조금 낯선 그 대학은 뉴욕타임즈가 ‘미국 최고의 학사과정 대학’이라고 선정한 세인트존스 칼리지다. 이 대학은 고전책 100권을 읽고 토론하면서 나와는 다른 생각을 배우고 이해한다. 사실 그것이 진정한 공부인데 우리는 그동안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런 반성 때문일까. 아니면 앞만 보고 질주했던 인생이 좀 잘못되었다는 후회 때문일까.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정치분야 평론을 맡고 있는 대한민국 1세대 정치평론가인 유창선 박사는 인문학에 탐닉했으며 그 속에서 우리가 왜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과 답을 찾고자 했다. 철학, 문학, 역사, 예술 분야의 수많은 텍스트들을 읽어나가며 그 속에서 우리 시대의 어려운 삶을 감당해나갈 지혜와 통찰을 찾으려 했다. 그래서 인문학의 수많은 고전들과 우리 시대의 삶이 감동적으로 만나는 성과가 이 책에는 담겨있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에는 우리 삶의 고민이 고전의 대가들과 함께 펼쳐져 있다. 소크라테스와 니체와 톨스토이와 고흐가 자신의 삶에서 느꼈던 고통과 번민이 오늘 우리의 고민과 손을 잡으며 잃어버린 자신을 찾도록 도와준다. 철학을 우리 삶의 울타리 안으로 끌고 들어와서는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느냐만 중요하게 생각했던 삶을 반성하게 한다.
이 책은 삶이 힘들어서 상처받고 눈물 흘리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 눈물을 직접 닦아주는 대신, 먼저 자기의 힘을 길러, 더는 눈물 흘리지 말고 사람들이 사는 세상으로 다시 나가라고 말한다. 저자는 설사 삶이 나를 배반한다고 해도, 모두가 내 잘못은 아니니 너무 자신을 탓하지 말라고 한다. 인간은 시장에서 가치가 매겨지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그 자체로 소중한 존재이니, 나를 사랑하고 다시 태어날 것을 권한다. 인간을 너무도 거칠게 내몰고 있는 이 시대에, 인간에 대한 사랑과 예의가 무엇인가를 일깨우는 책이다.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저자의 독서량이 엄청나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정치평론을 하면서 언제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책을, 그것도 자기 것으로 깊이 있게 읽어냈을까 감탄할 정도다. 우리는 이 책 한 권으로 고전 100권의 힘을 그대로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서부터 칸트와 니체를 거쳐 푸코와 데리다에 이르는 철학, 소포클레스와 오비디우스에서 시작하여 단테,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카프카, 카뮈에 이르는 문학, 그리고 다윈과 윌슨, 도킨스의 과학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수많은 다면적 통찰들이 놀랍게도 이 한 권의 책에 녹아들어 있다. 마치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가 세상을 보는 기분,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지적 희열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지적 희열을 주는데 머무르지 않고 저자의 사유를 통해 우리들의 삶을 깊숙이 파고 든다는데 있다. 수많은 현인들의 얘기, 그에 바탕한 저자의 깊고 넓은 사유는 역사 속의 고전들을 오늘 우리의 삶을 일깨우는 소중한 자극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나의 고민은 소크라테스의 고민과 궤를 같이 한다. 지금이나 그 시절이나 삶을 올바르게 살아가려고 하는 노력은 같다. 그리고 그 노력의 과정에서 철학이 나왔고 인문학이 완성 되었으며 깨달음의 대가들이 나왔다. 유창선 박사는 그들을 우리 눈앞에 데리고 와서 불안과 고통에 힘들어 하는 우리가 아픔의 시대를 함께 건너갈 수 있는 사유의 다리를 놓아주고 있다. 그래서 단순한 책이 아니라 독자들 삶의 동반자로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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