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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8일 목요일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아 사도라고 부르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12-19
12 그 무렵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13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14 그들은 베드로라고 이름을 지어 주신 시몬, 그의 동생 안드레아, 그리고 야고보, 요한,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15 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열혈당원이라고 불리는 시몬,
16 야고보의 아들 유다, 또 배신자가 된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17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시니, 그분의 제자들이 많은 군중을 이루고,
온 유다와 예루살렘, 그리고 티로와 시돈의 해안 지방에서 온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18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리하여 더러운 영들에게 시달리는 이들도 낫게 되었다.
19 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다. 그분에게서 힘이 나와 모든 사람을 고쳐 주었기 때문이다.
혈액검사 사건
나이가 들면서 친구들과 만나면 제일 먼저 화두가 되는 것은 건강에 대한 얘기들입니다. 그리고 평소에는 관심을 가지지도 않던 아이들도 내가 조금만 아프다면 병원을 찾아가 치료를 받으라고 이만저만 성화를 대기도 합니다. 나도 소변을 너무 자주보고, 밤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자주 깨기 때문에 비뇨기과 선생님의 치료를 계속 받고 있었습니다. 비뇨기과 교수님의 진료로 혈액검사를 받았습니다. 암을 앓은 사람이기 때문에 혈액검사에서 암으로 의심되는 단서라도 있는지 찾아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랬더니 전립선 암 수치가 아주 높게 나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립선암 조직검사를 받아보자고 하셨습니다.
나는 아주 담담하게 그 의견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혼자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전립선 암에 걸렸다면 이번에는 ‘치료 받지 않고 그냥 조용하게 혼자 치료를 해야 하겠다.’하고 마음을 가졌습니다. ‘자라보고 놀란 사람,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속담에서처럼 나는 암이라면 치가 떨리게 싫고 겁이 납니다. 암 치료가 아직 끝나지도 않았고, 6개월 전 검사에서도 다른 곳으로 전이 되지 않았다고 검사결과를 받았는데, 또 수치가 높다면 암에 걸릴 가능성이 다른 사람보다 높고, 또 암에 걸렸다면 치료가 얼마나 힘들고, 얼마나 나를 어렵게 할 것인지 잘 알고 있기에 그런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친구의 권유도 있고, 또 여러 가지 원인이 있어 비뇨기과 의사 선생님은 조직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자꾸만 주장을 하기에 조직검사를 받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조직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마취도 해야 하고, 여러 가지 검사도 해야 해서 보호자 없이는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들통이 났습니다. 아들이 놀래서 수업을 빼고 달려왔습니다.
코로나 19 검사를 받고, 입원을 하고, 조직검사를 하고, 오랜 시간을 병실 천정을 바라보면서 죽음과 아픔, 암으로 투병하였던 지난 10년의 모든 어려움과 외로움이 밀려왔습니다. 그리고 혼자 죽을 수 없음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이 계속 어지럽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뒤 교수님을 만나러 병원에 갔습니다.
의사선생님은 다행하게도 암은 아니지만 전립선이 너무 비대해져서 아주 좋지 않다고 약을 먹으면서 계속 치료를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순간 온몸의 긴장이 모두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벌써 1년 이상 열심히 약을 먹고 치료하고 있습니다. 두 달에 한 번씩 병원을 찾고 혈액검사를 받으면 수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위안을 받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러면서 혼자서 모든 사람들을 외면한 채 병을 품고 살려고 했던 내 옹졸했던 마음이 어리석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죽음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 외로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든 혼자 죽는 것이 진실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죽음이 두렵다는 것입니다. 내가 혼자라는 것을 의식하는 순간 나는 외로움에 빠져 죽음도, 고통도, 아픔도, 시련도 모두 죽음과 같이 두려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죽음까지도 주님께서 나와 동행해 주신다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와 동행해 준다면 나는 두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죽음도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누군가 죽음까지도 동행해 줄 사람이 있다면 말입니다. 그래서 ‘사랑의 동행(同行)’이라는 말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맴돌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은 예수님께 다가가서 그분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으로부터 힘을 얻어 병을 고치고, 죽음도 두렵지 않은 사랑을 받으려고 다투어 예수님께 모여든 것입니다. 나도 주님께 힘을 받아 죽음도 두렵지 않고, 외롭지 않고 그렇게 씩씩하게 살고 싶습니다. 주님께서 의기소침해 있는 내게 당신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지난 한 달이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죽음까지도 함께 해 주실 것입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주님께서 당신의 큰 힘을 모든 분들에게 부어주실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외로움과 괴로움을 이길 수 있도록 힘을 주실 것입니다. 우리는 그 은총에 의지해서 사는 사람들입니다.
<여러분은 사도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2,19-22
형제 여러분, 19 여러분은 이제 더 이상 외국인도 아니고 이방인도 아닙니다.
성도들과 함께 한 시민이며 하느님의 한 가족입니다.
20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잇돌이십니다.
21 그리스도 안에서 전체가 잘 결합된 이 건물이 주님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
22 여러분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함께 지어지고 있습니다.
축일10월 28일 성 시몬 (Simon)
신분 : 사도, 순교자
활동 연도 : +1세기경
같은 이름 : 사이먼
예수님에 의해 열두 제자의 한 명으로 뽑힌 성 시몬은 공관복음과 사도행전에서 ‘열혈당원’으로 소개될 뿐 그의 출신이나 행적에 대해서는 기록된 것이 없다(마태 10,4; 마르 3,18; 루카 6,15; 사도 1,13). 열혈당원은 로마 제국과 그 동조자들에게 무력으로라도 대항해서 유다의 독립을 쟁취해야 한다고 믿고 행동하던 사람들이었다. 예수님께서는 로마 제국에 협조했던 성 마태오(Matthaeus, 9월 21일)뿐만 아니라 로마 제국에 대항했던 극단주의자 성 시몬까지도 제자로 맞아들여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하시는 당신의 뜻을 보여주셨다. 교회 전승 또한 그의 신원에 대해 확실한 답을 주지는 못한다. 갈릴래아 호수에서 고기를 잡다가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거나 예수님의 첫 기적이 이루어진 카나의 혼인 잔치의 주인공 신랑이었다거나 예수님의 탄생 소식을 처음 천사에게 전해 들은 목자 중 한 사람이었다는 전승도 있다.
서방 교회의 전승에 의하면 성 시몬은 이집트에서 선교 활동을 하다가 성 유다 타대오(Judas Thaddaeus)와 함께 시리아와 메소포타미아에서 활동했고, 페르시아(Persia)로 가서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했다고 한다. 페르시아에서 이교도의 사제와 예언자들과 논쟁하다가 그들의 신상을 무너뜨려 처형되었는데, 성 시몬은 십자가형이나 톱으로 몸이 잘려 순교했고, 성 유다 타대오는 창에 찔리거나 도끼로 참수형을 당했다고 한다. 그래서 교회 미술에서 성 시몬을 표현할 때 보통 큰 톱이나 십자가가 주로 등장한다. 동방 교회의 전승에 따르면, 카이사레아(Caesarea)의 성 대 바실리우스(Basilius, 1월 2일)는 성 시몬이 에데사(Edessa)에서 평화로이 선종했고, 그의 무덤과 그에게 봉헌된 성당이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에 있는 코카서스 산맥 서쪽의 니코피우스(Nicopius)에 있다고 한다. 서방 교회는 성 시몬과 성 유다 타대오가 함께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했다는 전승에 따라 8세기 이후 그들의 축일을 10월 28일 같은 날에 기념하고 있다. 동방 교회는 성 시몬의 축일을 5월 10일에 기념한다.
축일10월 28일 성 유다 타대오 (Jude Thaddaeus)
신분 : 사도, 순교자
활동 연도 : +1세기경
같은 이름 : 다대오, 다두, 유다스, 주다스, 주드, 타대우스, 타데오, 타데우스
예수님에 의해 열두 사도로 뽑힌 제자 중에는 유다라는 이름을 가진 이가 둘 있다. 루카 복음 6장 16절에 “야고보의 아들 유다, 또 배신자가 된 유다 이스카리옷”이 나온다. 마르코 복음과 마태오 복음의 열두 사도 명단에는 유다 대신 ‘타대오’(마르 3,18; 마태 10,3)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이는 유다 이스카리옷과 구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사실 예수님 시대에 한 사람이 유다식 이름과 그리스식 이름을 동시에 갖는 일이 흔했다. 따라서 유다(Judas)의 그리스식 이름이 타대오(Thaddaeus)였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로 사도 성 유다는 자연스럽게 ‘유다 타대오’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에 따르면, 사도 성 유다는 신약성경에 있는 유다 서간의 저자와 같은 인물로 보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며 야고보의 동생인 유다가 부르심을 받은 이들, 곧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랑하시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켜 주시는 이들에게 인사합니다.”(유다 1,1) 이에 따르면 그는 자연스럽게 예수님의 친척 형제 중 한 명이 된다(마르 6,3; 마태 13,55). 그는 또한 팔레스티나를 중심으로 선교 활동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 성서학자들은 가톨릭 서간 중 하나인 유다서 1장 1절에 나오는 유다가 예수님의 열두 사도에 속한 유다이지만 유다 서간의 저자는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사도 성 유다의 이름을 빌려 익명의 제자가 스승의 가르침을 전하려 쓴 ‘가명 서간’으로 보고 있다.
초기 문헌인 “시몬과 유다의 수난기”에 따르면, 성 유다 타대오는 성 시몬(Simon)과 함께 시리아와 소아시아를 여행하면서 복음을 전했고, 페르시아(Persia)로 가서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했다고 한다. 페르시아에서 이교도의 사제와 예언자들과 논쟁하다가 그들의 신상을 무너뜨려 처형되었는데, 성 유다 타대오는 창에 찔리거나 도끼로 참수형을 당했고 성 시몬은 십자가형이나 톱으로 몸이 잘려 순교했다고 한다. 그래서 교회 미술에서 성 유다 타대오를 표현할 때 보통 창(미늘창) 또는 도끼, 그 외에 고문 도구였던 곤봉이 많이 등장한다. 그 외에도 성 유다 타대오는 성령 강림 때 다른 사도들과 함께 있었음을 강조하기 위해 이마에 불꽃 모양의 성령을 표시하거나(사도 1,13) ‘에데사의 성화’로 알려진 예수님 이콘인 ‘만딜리온’(천 위에 새겨진 것)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많이 표현된다. 이는 예수님 시대 에데사 왕국의 아브가르 왕의 치유 기적과 관련 있는데, 예수님에 의해 파견된 일흔두 제자(루카 10,1-12) 중 하나인 타대오와 성 유다 타대오가 혼동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 오류가 발견되었을 무렵 성인의 가슴에 만딜리온을 그리는 유행은 이미 널리 퍼져 있었다.
서방 교회에서는 성 시몬과 성 유다 타대오가 함께 순교했다는 전승에 따라 8세기 이후 10월 28일을 두 사도의 축일로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 정교회는 유다와 타대오를 다른 사람으로 간주해, 예수님의 형제인 유다는 6월 19일에, 타대오는 8월 21일에 기념해 왔다. 성 유다 타대오에 대한 공경은 아마도 동명이인인 유다 이스카리옷 때문에 비교적 늦게 시작되었다. 18세기에 비로소 그에 대한 공경이 활력을 찾았는데, 그동안 성 유다 타대오에게 봉헌된 성당이나 세례명으로 선택한 사람이 거의 없다는 이유로 그에게 전구를 청하면 꼭 이루어진다는 말이 퍼졌다. 그래서 신자들은 특별히 가장 곤란한 일을 겪을 때나 아무런 희망도 없는 경우에도 성 유다 타대오에게 전구를 청하면 꼭 도와주신다며 ‘절망에 빠진 이들의 수호자’로 공경하게 되었다. 그의 유해는 후대에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의 부속 제대인 성 요셉 제대 아래 안장되었다.
축일10월 28일 성녀 아나스타시아 (Anastasia)
신분 : 동정 순교자
활동 지역 :로마(Roma)
활동 연도 : +253년
같은 이름 : 아나스따시아, 아나스타샤
발레리아누스 황제의 박해 때 로마에서 순교한 성녀 아니스타시아는 동정녀였다. 그녀는 총독 프로부스(Probus)에게서 불과 매로 고문을 받았으나 끝끝내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고백하였다. 그래서 총독은 그녀의 가슴을 도려내고 이빨을 뽑았으며 손발을 잘라냈다고 한다. 그래도 살아 숨을 쉬면서 배교하지 않자 박해자는 하는 수 없이 참수시켰다는 것이다. 성 키릴루스(Cyrillus)는 그녀가 목말라하는 것을 보고 물을 갖다 주었다가 순교하였다. 그 당시 성녀 아나스타시아는 훌륭한 집안의 딸로서 동정을 지키려고 혼자 서원을 했고 순교할 당시 20세였다고 한다. 현재 이 두 성인은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에서 큰 공경을 받고 있다.
오늘 축일을 맞은 시몬, 유다 타대오 형제님들과 아나스타시아 자매님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