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19일 연중 제20주간 금요일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2,34-40
그때에 34 예수님께서 사두가이들의 말문을 막아 버리셨다는 소식을 듣고 바리사이들이 한데 모였다.
35 그들 가운데 율법 교사 한 사람이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물었다.
36 “스승님,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은 무엇입니까?”
37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38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다.
39 둘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40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
온 마음을 다하여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의 끝자락에서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참 어렵고 이해가 쉽지 않습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말입니다. 마음을 다한다는 것은 내 마음에 다른 것이 들어있지 않고 오직 하느님만 가득 차 있는 것입니다. 또한 목숨을 다한다는 것은 내 생명은 모두 하느님의 창조물이니 하느님께 그 생명을 그대로 의탁한다는 것입니다. 정신을 다한다는 것은 하느님께 내 정신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살 수가 있겠습니까?
무갈황제 아크바가 숲으로 사냥을 나갔는데 저녁기도 시간이 되자 그는 말에서 내려와 땅에 자리를 펴고 어디서나 열심 한 회교도들이 하는 방식으로 기도하려고 무릎을 꿇었는데 이때 아침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은 남편 때문에 심란해진 한 시골 부인이 실종된 남편을 찾으며 그 옆을 지나쳐 갔습니다. 남편 찾는 일에 몰두해서 그 부인은 황제가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을 못 보고 그만 걸려 넘어졌다가 일어나면서 사과의 말 한 마디 없이 숲 속으로 달려갔습니다.
아크바는 방해를 받아 화가 났지만, 착실한 회교도인 만큼, 기도 중에는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는 규칙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기도가 끝났을 무렵, 그 부인은 애타게 찾은 남편과 함께 즐겁게 돌아오고 있었는데 황제와 수행원이 거기에 있는 것을 보자 부인은 깜짝 놀라며 겁을 먹었습니다. 아크바는 부인에게 “너의 그 무례한 행동을 해명하지 못하면 벌을 주리라.” 그러자 부인은 갑자기 겁 없이 돌아서더니, 황제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폐하, 제가 그만 제 남편 생각에 몰두해서 폐하께서 여기 계신 것조차 알아 뵙지 못했습니다. 또한 폐하께 걸려 넘어졌을 때도 폐하를 못보고 말았는데 그 때 폐하께서는 기도 중이셨고, 제 남편보다 한량없이 더 귀중하신 분께 몰두해 계셨는데 어떻게 저를 알아보셨다는 것입니까?”
황제는 부끄러워 그만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후에 그의 친구에게 털어놓으면서 학자도 아닌 한 시골 부인이 온 마음을 다하여 기도하고 목숨을 다하여 남편을 사랑하고, 정신을 집중하여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를 가르쳐 주었노라고 말하였습니다.
(앤소니 드 멜로, 개구리의 기도 1권)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은 정신을 한 곳에 집중하면 못할 일이 없다는 말이죠. 기도할 때에도 분심(分心) 때문에 기도가 되지 않고 마음과 정신이 분산되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학문이나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그 본뜻이나 목적을 망각하고 지엽적이고, 부수적인 것에 구애를 받게 되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얻고, 하느님을 얻고, 하늘나라를 얻기 위해서는 우리의 마음과 목숨과 정신을 오직 하느님께 집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나도 항상 마음이 분산되어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답니다. 매일 건망증이 있는 것처럼 집중되지 않고 잘 잊어버리고, 분심으로 묵주의 기도도 제대로 못한답니다. 뿐만 아니라 내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께 내 생명을 완전히 의탁하지 못하고, 내가 가르치고 강의하는 대로 살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나는 복음말씀대로 살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은 잘하고 있습니다. 또한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 자신과 같이 사랑하지 못하고 내가 필요한 것을 그들에게 나눌 줄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이웃 사랑도 첫째 계명과 같이 중요하다는 주님의 말씀은 알겠지만 첫째 계명도 둘째 계명도 나에게는 참으로 어려운 계명이라는 것을 나이가 들면서 더욱 심각하게 느끼고 체득하게 됩니다.
<너희 마른 뼈들아, 주님의 말을 들어라. 온 이스라엘 집안인 너희를 무덤에서 끌어내겠다.>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37,1-14
그 무렵 1 주님의 손이 나에게 내리셨다. 그분께서 주님의 영으로 나를 데리고 나가시어,
넓은 계곡 한가운데에 내려놓으셨다. 그곳은 뼈로 가득 차 있었다.
2 그분께서는 나를 그 뼈들 사이로 두루 돌아다니게 하셨다.
그 넓은 계곡 바닥에는 뼈가 대단히 많았는데, 그것들은 바싹 말라 있었다.
3 그분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아, 이 뼈들이 살아날 수 있겠느냐?”
내가 “주 하느님, 당신께서 아십니다.” 하고 대답하자,
4 그분께서 또 나에게 말씀하셨다. “이 뼈들에게 예언하여라. 이렇게 말하여라. ‘너희 마른 뼈들아, 주님의 말을 들어라.
5 주 하느님이 뼈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 이제 너희에게 숨을 불어넣어 너희가 살아나게 하겠다.
6 너희에게 힘줄을 놓고 살이 오르게 하며 너희를 살갗으로 씌운 다음, 너희에게 영을 넣어 주어 너희를 살게 하겠다.
그제야 너희는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7 그래서 나는 분부받은 대로 예언하였다. 그런데 내가 예언할 때, 무슨 소리가 나고 진동이 일더니,
뼈들이, 뼈와 뼈가 서로 다가가는 것이었다.
8 내가 바라보고 있으니, 힘줄이 생기고 살이 올라오며 그 위로 살갗이 덮였다. 그러나 그들에게 숨은 아직 없었다.
9 그분께서 다시 나에게 말씀하셨다. “숨에게 예언하여라. 사람의 아들아, 예언하여라.
숨에게 말하여라.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너 숨아, 사방에서 와 이 학살된 이들 위로 불어서, 그들이 살아나게 하여라.’”
10 그분께서 분부하신 대로 내가 예언하니, 숨이 그들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들이 살아나서 제 발로 일어서는데, 엄청나게 큰 군대였다.
11 그때에 그분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아, 이 뼈들은 온 이스라엘 집안이다.
그들은 ‘우리 뼈들은 마르고 우리 희망은 사라졌으니, 우리는 끝났다.’고 말한다.
12 그러므로 예언하여라. 그들에게 말하여라.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나 이제 너희 무덤을 열겠다.
그리고 내 백성아, 너희를 그 무덤에서 끌어내어 이스라엘 땅으로 데려가겠다.
13 내 백성아, 내가 이렇게 너희 무덤을 열고, 그 무덤에서 너희를 끌어 올리면, 그제야 너희는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14 내가 너희 안에 내 영을 넣어 주어 너희를 살린 다음, 너희 땅으로 데려다 놓겠다.
그제야 너희는, 나 주님은 말하고 그대로 실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축일8월 19일 성 루도비코 (Louis)
신분 : 주교
활동 지역 : 툴루즈(Toulouse)
활동 연도 : 1274-1297년
같은 이름 : 누수, 루도비꼬, 루도비꾸스, 루도비쿠스, 루수, 루이, 루이스
성 루도비쿠스(Ludovicus, 또는 루도비코)는 시칠리아(Sicilia) 섬의 왕 카롤루스 2세(Carolus II)의 아들로 태어났다. 1284년 그의 부친이 아라곤(Aragun) 왕과의 해전에서 포로가 되었을 때, 석방 조건으로 그의 아들 세 명을 보내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져 성 루도비쿠스도 인질로 잡혀갔다. 그는 7년 동안 에스파냐의 바르셀로나(Barcelona)에서 지내면서 여러 가지 운동으로 체력을 단련하는 한편, 작은 형제회 회원들의 영향을 받아가며 공부하였다. 이윽고 그는 작은 형제회 회원과 함께 기거하면서 밤낮으로 기도하고, 철학과 신학 공부에 매진하였다. 1295년 그는 석방되었으나 아라곤 국왕의 딸과 결혼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그러나 그는 가난하고 겸손하신 예수를 따르기 위해 세속적인 모든 것을 물리치고는 “나의 왕국은 예수 그리스도 뿐이다”라고 외쳤다고 한다.
그 후 그가 툴루즈의 주교로 임명되었을 때, 교황 보니파티우스 8세(Bonifatius VIII)로부터 관면을 받고 23세의 나이로 사제 서품 후 착좌하였다. 그런 다음 그는 로마(Roma)로 가서 작은 형제회 회원으로서 서원하였다. 그는 가난한 수도자로서 주교직을 수행하였으나, 툴루즈 사람들은 그를 왕 못지않게 공경하였다. 그의 신심과 자태는 만인의 심금을 울렸다. 그는 주교관의 모든 화려한 물건은 배격하고, 작은 형제회의 회원답게 오로지 작은 형제회 회원에 알맞은 의복과 음식으로 만족하며 살았다. 그는 마르세유(Marseilles)의 작은 형제회 수도원에 안장되어 있다. 1317년 요한 22세(Joannes XXII)로부터 시성될 때 그의 모친도 생존해 있었다.
오늘 축일을 맞은 루도비코 형제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