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5일 화요일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6,15-20ㄴ
그때에 예수님께서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시어 15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16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17 믿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표징들이 따를 것이다.
곧 내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18 손으로 뱀을 집어 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으며, 또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
19 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다음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20 제자들은 떠나가서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였다.
주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다.
성령의 특은을 입지 않으면 도저히 누릴 수 없는 은총들
가끔 복음을 선포하라는 주님의 말씀에 많은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그건 복음을 믿고 있다고 하면서도 아직도 의심하고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선교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또한 자신이 서지 않는 것입니다. 또 선교하는 데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그 문제를 해결할 마땅한 방법이나 수단을 잘 알지 못하고, 각 사람마다 선교의 길이나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각 개인마다 전략을 달리해야 하는데 그런 것에 대해서 아무런 훈련이나 교육을 받은 것도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레지오마리애나 기타 여러 가지 단체에 묻어서 선교하는 방법을 그냥 터득하거나 막연하게 이렇게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 방법으로 선교하기 때문에 실적이 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선교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도하는 선교 영성’이기도 하지만 무작정 한무 세월로 기도만 한다고 선교가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선교를 잘한다고 하여도 역시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점이 있고, 교만한 마음이 항상 도사리고 있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도 하고, 공을 잡은 축구 선수가 자신이 꼭 골을 넣어야 한다는 우월감에 빠져 선교하려고 하기 때문에 선교가 실패하기도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복음을 선포하는 자신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내가 복음을 선포한다고 해서 그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되지는 않습니다. 나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 (1코린토 16) 그는 행복과 불행의 기준을 선교 의무를 이행하는 것과 불이행하는 것으로 표현합니다.
그러나 복음 선포가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믿음이 전제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믿음이 약하다면 아무리 복음을 선포한다고 하여도 절대로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령의 인도하심이 없이 자력(自力)으로 선교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선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 당신의 특별한 능력을 제자들에게 심어주십니다. 믿음이 약한 나는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표징들입니다. 혼자 곰곰이 생각해보면 성령의 특은을 입지 않으면 도저히 누릴 수 없는 은총들인 것입니다.
첫째,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신앙이 확고하면 악과 대항해서 이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지금 마귀들과 은근히 야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유혹에 아주 자주 빠져들고 있으며, 절교를 선언하고도 단절하지 않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니 어찌 마귀를 쫓아낼 수 있겠습니까?
둘째, ‘새로운 언어들을 말한다.’는 것입니다. 일상적인 세상의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하느님나라, 예수님과 복음을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느님 말씀을 전할 수 있고, 하느님 말씀을 증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귀한 말씀을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함부로 대해서 하느님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삶을 살고 있는 경우가 더 많답니다. 사실 주님께서 주신 그 표징은 내게 너무도 엄청난 은총이지만 매일 대하고 산다고 소홀하게 생각하고 길에 굴러다니는 돌멩이처럼 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이비 종교나 많은 종교인들이 이 은총을 함부로 사용하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이 폄하되는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셋째, ‘손으로 뱀을 집어 들어도 조금도 두렵지 않고, 악의 세력이 박해해도 이겨낼 수 있으며 오히려 그들을 회두 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말 엄청난 은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넷째,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를 입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독을 약으로 고칠 수 있고 사악한 것이 내게 닥쳐와도 오히려 그 독으로 내 고질병을 고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사악한 독에 중독되어 하느님과 점점 멀어지는 자신을 느낍니다. 내 영혼이 이미 심각한 상해를 입어 상처가 깊고 죽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병자들에게 손을 얹어 낫게 한다.’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육체와 영혼이 치유되고 주님의 은총으로 가득 차있어 행복한 매일을 산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영육 간에 건강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병을 고쳐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그 엄청난 표징을 나도 누리고,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 길은 오직 복음을 선포하는 길임을 잊지 않도록 상기시켜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나의 아들 마르코가 여러분에게 인사합니다.>
▥ 베드로 1서의 말씀입니다. 5,5ㄴ-14
사랑하는 여러분,
5 여러분은 모두 겸손의 옷을 입고 서로 대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대적하시고
겸손한 이들에게는 은총을 베푸십니다.”
6 그러므로 하느님의 강한 손 아래에서 자신을 낮추십시오. 때가 되면 그분께서 여러분을 높이실 것입니다.
7 여러분의 모든 걱정을 그분께 내맡기십시오. 그분께서 여러분을 돌보고 계십니다.
8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도록 하십시오. 여러분의 적대자 악마가 으르렁거리는 사자처럼
누구를 삼킬까 하고 찾아 돌아다닙니다.
9 여러분은 믿음을 굳건히 하여 악마에게 대항하십시오.
여러분도 알다시피, 온 세상에 퍼져 있는 여러분의 형제들도 같은 고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10 여러분이 잠시 고난을 겪고 나면, 모든 은총의 하느님께서,
곧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당신의 영원한 영광에 참여하도록
여러분을 불러 주신 그분께서 몸소 여러분을 온전하게 하시고
굳세게 하시며 든든하게 하시고 굳건히 세워 주실 것입니다.
11 그분의 권능은 영원합니다. 아멘.
12 나는 성실한 형제로 여기는 실바누스의 손을 빌려 여러분에게 간략히 이 글을 썼습니다.
이것은 여러분을 격려하고, 또 하느님의 참된 은총임을 증언하려는 것입니다.
그 은총 안에 굳건히 서 있도록 하십시오.
13 여러분과 함께 선택된 바빌론 교회와 나의 아들 마르코가 여러분에게 인사합니다.
14 여러분도 사랑의 입맞춤으로 서로 인사하십시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가 있기를 빕니다.
축일4월 25일 성 마르코 (Mark)
신분 : 복음사가, 주교, 순교자
활동 연도 : +74년경
같은 이름 : 마르꼬, 마르꾸스, 마르쿠스, 마크, 말구
마르코 복음서의 저자인 성 마르코(Marcus)는 ‘마르코라고 하는 요한’(사도 12,12. 25)과 동일 인물로 요한은 유다식 이름이고, 마르코는 그리스식 이름이다. 그리고 사도들과 초대 교회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집회를 가졌던 예루살렘 가정 교회의 집주인 마리아(Maria)가 그의 어머니인 듯하다. 그는 또한 사도 성 바르나바(Barnabas, 6월 11일)의 사촌이며(콜로 4,10), 키프로스(Cyprus) 태생의 레위 사람이었다. 그는 예수님께서 체포되실 때 몸에 고운 삼베만을 두른 젊은이가 예수님을 따라가다가 붙들리게 되자, 삼베를 버리고 알몸으로 달아났던 인물로도 여겨지나(마르 14,51-52) 확실하지는 않다.
그는 사도 성 바오로(Paulus, 6월 29일)와 성 바르나바를 수행하여 안티오키아(Antiochia)로 갔고(사도 12,25), 그다음에 성 바르나바와 함께 키프로스로 가서 그와 같이 성 바오로의 제1차 선교여행을 수행하였다(사도 13,5). 그러나 팜필리아에서 성 바오로를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사도 13,13).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나 어쨌든 성 바오로와의 의견 대립 때문에 성 바오로의 제2차 선교여행에는 동행하지 않았다(사도 15,36-40). 그 후 성 마르코는 성 바르나바와 함께 키프로스로 갔으나(사도 15,39), 성 바오로가 로마에서 투옥되었을 때는 그와 함께 갇혀 있었다(콜로 4,10).
그는 분명 사도 성 베드로(Petrus, 6월 29일)의 제자였는데, 성 베드로는 그를 애정 깊게 ‘나의 아들 마르코’라고 언급하였다(1베드 5,13). 또한 그는 신약성경에 여러 번 언급된 예루살렘 출신의 요한 마르코임이 분명하다(사도 12,25). 교회 전승에 따르면 그는 사도 베드로에게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도행전에 보면 사도 베드로가 감옥에 갇혔다가 천사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풀려났을 때 “마르코라고 하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으로 갔다”(12,12)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만큼 성 마르코는 사도 베드로와 가까운 관계였다. 초대 교회 전승은 성 마르코가 사도 성 베드로의 대변인이자 통역관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동방 교회에서는 요한 마르코를 성 마르코 복음사가와는 다른 사람으로 여기고, 그가 비블로스(Byblos)의 주교였다고 하며 9월 27일에 축일을 지내고 있다.
어쨌든 성 마르코는 60~70년 사이에 이방인 출신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처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서를 기술했는데 주로 사도 성 베드로의 가르침을 기초로 했다. 소아시아 지방 히에라폴리스의 성 파피아스(Papias, 2월 22일) 주교는 성 마르코가 사도 성 베드로의 통역자로서 직접 예수님의 말씀을 듣거나 따라다니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전해 들은 내용을 정확하게 기록했다고 전해주었다. 그 외에도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Clemens, 150-215년)나 리옹의 성 이레네우스(Irenaeus, 6월 28일)도 성 마르코를 사도 성 베드로의 통역관으로 성 베드로의 순교 이후 복음서를 썼다고 전하고 있다. 클레멘스의 증언이나 교회 전승에 의하면, 성 마르코는 성 베드로에 의해 이집트로 파견되어 그곳에 처음으로 복음을 전한 사람으로 알렉산드리아(Alexandria)에 교회를 세우고 초대 주교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신자들과 함께 부활절 미사를 드리던 중 이교도들의 습격을 받아 붙잡혀 밧줄에 목이 묶인 채 거리를 끌려다니다가 순교했다고 전해진다. 이교도들이 성 마르코의 시신을 불태우려 하자 천둥과 번개가 쳤고, 그 틈에 신자들이 그의 시신을 수습해 인근 성당에 모셨다고 한다. 그 후 성 마르코의 유해는 828년 이탈리아 베네치아 상인들에 의해 알렉산드리아에서 베네치아(Venezia)로 옮겨졌다. 이를 기념해 베네치아 사람들은 성인의 이름을 딴 산마르코 대성당(Basilica di San Marco)을 짓고 그곳에 성인의 유해를 모셨다. 그 후 성 마르코 복음사가는 베네치아의 수호성인으로서 공경을 받고 있다. 그의 상징으로 날개 달린 사자가 주로 등장하는데, 이는 그의 복음서가 세례자 성 요한(Joannes, 6월 24일)이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로 시작하자 예술적으로 그 소리를 포효하는 사자와 비교하면서 생겨났다. 날개는 에제키엘(Ezechiel) 예언자가 환시로 본 네 마리 생물을 복음사가들에 적용한 데서 유래하였다. 그 외에도 교회 미술에서 그는 책 또는 두루마리나 긴 펜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많이 표현된다.♧
오늘 축일을 맞은 마르코 (Mark) 형제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