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7일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진리의 영께서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6,12-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2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13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며,
또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14 그분께서 나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15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께서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
당신의 사랑 받는 아이로 살고 싶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때론 기고만장(氣高萬丈)할 때가 있습니다. 일이 잘 풀려서 온 세상이 내 손 안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으로 시험을 본다면 대통령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고, 모든 것이 자신이 있었습니다. 가끔은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참 부족한 것 같이 느껴져서 청출어람(靑出於藍)의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맘도 먹고 승어부(勝於父)를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또한 주님의 말씀을 쉽게 생각하고 그렇게 산 때도 있었습니다. 이제 세월이 흘러 선생님도 되어보고 아버지로 살아보니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어떤 때는 하는 일마다 맘대로 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은 다 잘들 하는데 유독 나만 실패에 실패를 경험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도대체 뭘 잘 모르는 사람들의 얘기처럼 여전 가슴 아픈 생활로 쫄밋거리며 생활하면서 하늘도 원망스럽고 세상도 원망하면서 살기도 합니다. 좌절로 심신이 피로하고, 이렇게 살아서 뭘 하겠다는 것인지 스스로 답답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런 때는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하고, 도대체 행복은 저 멀리 있는 것이고, 하느님 나라는 나와 인연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기도의 아무런 효험이 없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합니다.
피정에 가서 기도하다가 두 다리를 뻗고 맘껏 울고 싶은 때가 참 많이 있습니다. 아무한테도 하소연할 수 없는 것에 제 설움에 겨워서 그렇게 '아버지'를 애타게 부르며 울고 싶은 것입니다. 눈물을 펑펑 쏟으면 주님께서 "야고보야 네가 왜 그렇게 서럽게 우는지 나는 알고 있단다. 그래, 내 가슴에 파묻혀 실컷 울렴, 나는 네가 그렇게 내 품에서 눈물을 흘리며, 애기처럼 보채는 것을 매일 기다리고 있었단다."하시는 아버지를 느끼고 싶은 때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살아왔지만 이 세상은 내가 감당하기에 너무 벅차고 어려운 세상이고 그렇게 좌절하고 기운 없이 살기에는 우리는 너무 안일하게 살아온 세상이기도 합니다. 여하튼 세상은 참으로 복잡하고 어렵고 여러 갈래로 갈라져서 한 마디로 표현하기도 어렵기만 합니다. 예수님을 따라다니며, 예수님의 명쾌한 가르침만 받던 제자들은 지금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을 떠나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많은 말씀을 주님은 하시고 싶어도 제자들이 감당하지 못할 것을 걱정하십니다.
우리는 하늘나라의 진리를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르지 않고 쉽게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 아무리 노력해도, 또 성령을 받고 있어도 잘 깨닫지 못하는 진리를 어떻게 그렇게 간단하게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 기고만장해도 역시 인간의 한계는 극복할 수 없고, 최선을 다할 따름입니다. 또한 일이나 환경에 부딪쳤을 때 좌절하고 그냥 포기하여서도 안 되는 것이 성령께서 이끌어 인도하여 주시면 그 모든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어떤 때는 도저히 풀릴 수 없는 것도 순전히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서 실마리가 풀리기도 하고, 또 모든 일을 순조롭게 잘 매듭지을 수도 있답니다.
오늘 예수님은 당신과 하느님 아버지와의 일체성에 대해서 재삼 강조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성령과의 일체성에 대해서도 다시 강조하시고 사랑으로 삼위일체의 온전한 결합과 완전한 일치에 대하여 강조하십니다. 그러면서 그 역할의 범위와 한계에 대하여 분명한 말씀을 들으면서 그 동안 너무 독불장군처럼 살았던 삶을 생각하면서 반성하고 있습니다. 집에서나 직장에서 교회에서 나의 한계를 떠나서 함부로 처신했던 모든 것을 돌아보면서 항상 분수를 지키지 못한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그리고 예수님의 영광을 위해서 성령께서는 인도하십니다. 그리고 주님의 말씀을 견고하게 하시고, 확실하게 하시며, 그 때 그 때에 맞게 문제를 풀어주십니다. 흔히 '각주구검'(刻舟求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느 사람이 강을 배로 건너는데 보검을 강에 빠트렸습니다. 그 사람은 그 즉시 뱃전의 칼이 떨어진 곳에 표를 해놓고 나루에 건너와서야 뱃전에 표시된 곳에서 칼을 찾는 어리석음을 우리가 반복하지 않도록 성령께서는 지혜와 슬기를 주시며 용기와 식견을 주십니다. 그래서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신다고 합니다.
성서에서 '배'는 바로 '교회'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 시대는 하루가 다르게 급격히 변화하고 그와 관련된 환경은 촌각을 다투어 좋게도 변하고 때로는 더 나쁘게도 변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교회 안에서 항상 오래된 것에 매달려 보검을 찾지도 못하고 흘러가는 배를 세우지도 못합니다. 이제 우리는 성령의 도우심으로 이 문제와 그 실마리를 지혜롭게 공동체 안에서 풀어야 할 때입니다.
<여러분이 알지도 못하고 숭배하는 그 대상을 내가 여러분에게 선포하려고 합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17,15.22─18,1
그 무렵 15 바오로를 안내하던 이들은 그를 아테네까지 인도하고 나서,
자기에게 되도록 빨리 오라고 실라스와 티모테오에게 전하라는 그의 지시를 받고 돌아왔다.
22 바오로는 아레오파고스 가운데에 서서 말하였다.
“아테네 시민 여러분, 내가 보기에 여러분은 모든 면에서 대단한 종교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23 내가 돌아다니며 여러분의 예배소들을 살펴보다가,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고 새겨진 제단도 보았습니다.
여러분이 알지도 못하고 숭배하는 그 대상을 내가 여러분에게 선포하려고 합니다.
24 세상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하느님은 하늘과 땅의 주님으로서,
사람의 손으로 지은 신전에는 살지 않으십니다.
25 또 무엇이 부족하기라도 한 것처럼 사람들의 손으로 섬김을 받지도 않으십니다.
하느님은 오히려 모든 이에게 생명과 숨과 모든 것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26 그분께서는 또 한 사람에게서 온 인류를 만드시어 온 땅 위에 살게 하시고,
일정한 절기와 거주지의 경계를 정하셨습니다.
27 이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찾게 하려는 것입니다. 더듬거리다가 그분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사실 그분께서는 우리 각자에게서 멀리 떨어져 계시지 않습니다.
28 여러분의 시인 가운데 몇 사람이 ‘우리도 그분의 자녀다.’ 하고 말하였듯이,
우리는 그분 안에서 살고 움직이며 존재합니다.
29 이처럼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이므로, 인간의 예술과 상상으로 빚어 만든 금상이나 은상이나 석상을
신과 같다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
30 하느님께서 무지의 시대에는 그냥 보아 넘겨 주셨지만,
이제는 어디에 있든 모두 회개해야 한다고 사람들에게 명령하십니다.
31 그분께서 당신이 정하신 한 사람을 통하여 세상을 의롭게 심판하실 날을 지정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리시어 그것을 모든 사람에게 증명해 주셨습니다.”
32 죽은 이들의 부활에 관하여 듣고서, 어떤 이들은 비웃고
어떤 이들은 “그 점에 관해서는 다음에 다시 듣겠소.” 하고 말하였다.
33 이렇게 하여 바오로는 그들이 모인 곳에서 나왔다.
34 그때에 몇몇 사람이 바오로 편에 가담하여 믿게 되었다.
그들 가운데에는 아레오파고스 의회 의원인 디오니시오가 있고,
다마리스라는 여자와 그 밖에 다른 사람들도 있었다.
18,1 그 뒤에 바오로는 아테네를 떠나 코린토로 갔다.
축일5월 17일 성 파스칼 바일론 (Paschal Bailon)
신분 : 수사, 증거자
활동 연도 : 1540-1592년
같은 이름 : 바론, 바이런, 베일론, 빠스깔리스, 빠스칼리스, 파스깔리스, 파스칼레, 파스칼리스
1540년 5월 24일 에스파냐 북동부 아라곤(Aragun)의 토레에르모사(Torre-Hermosa)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성 파스칼 바일론(Paschalis Bailon)은 어려서부터 목동으로 일하면서 스스로 읽기와 쓰기를 익혔다. 그는 18세 때에 몬포르테(Monforte)에 있는 작은 형제회에 입회하려 했으나 거절당하였다가, 24세 때인 1564년에 재차 입회를 신청하여 허락을 받았다. 그는 장상으로부터 사제가 될 것을 권유받았으나 이를 거절하고 일생 동안 평수사로 지내면서 에스파냐의 여러 수도원을 돌며 문지기와 주방 일 등을 하였다. 그는 극기와 애덕 그리고 병자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남다른 사랑으로 인해 많은 이들로부터 칭송을 받았다.
성 파스칼은 특히 성체께 대한 특별한 사랑으로 불탔는데, 이 신심으로 그는 프랑스의 칼뱅교파 지도자를 상대로 논쟁을 일으켜 큰 성공을 거두었고, 그의 영적 자질을 높이 평가받는 계기가 되었다. 많은 고행으로 쇠약해진 그는 1592년 5월 17일 카스테욘(Castellon)에 있는 비야레알(Villarreal)의 로사리아 성모 수도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세상을 떠난 지 26년이 지난 후인 1618년 10월 29일 교황 바오로 5세(Paulus V)에 의해 시복되었고, 1690년 10월 16일 교황 알렉산데르 8세(Alexander VIII)에 의해 시성되었다. 그리고 1897년 11월 28일 교황 레오 13세(Leo XIII)는 그의 성체 신심을 기려 성체 대회 및 그 준비 위원회의 수호성인으로 그를 선포하였다. 그림 속에 나타나는 그의 대표적인 상징은 성체 현시대이며, 그의 무덤이 있는 비야레알에서는 무수한 기적들이 일어났다고 한다.
오늘 축일을 맞은 파스칼 바일론 (Paschal Bailon) 형제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