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4강… 우리 목표는 결승" |
2004~2005 유럽 챔피언스리그 2차전(5월5일 오전 3시45분ㆍ이하 한국시간)을 앞두고 있는 박지성과 이영표는 1차전(0대2 패)에 대한 미련으로 아직도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
제 아무리 AC 밀란이지만 한 골만 덜 줬어도 뒤집기가 수월했을 것이란 아쉬움 때문이다. 이들로부터 챔피언스리그에 관한 이야기와 올시즌 PSV 상승세의 원인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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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듀오, 세계와 '어깨 나란히' '너희들은 PSV의 보배야.' PSV 안드레 오이에르(가운데)가 지난 5일 올림피크 리옹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1대1로 비긴 뒤 만점 활약을 펼친 박지성(왼쪽) 이영표와 어깨동무를 하고 경기장을 걸어나오고 있다. |
박지성
AC밀란과 4강 1차전은 골을 넣지 못해 아쉬워 챔피언스리그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느낌 없어 모든 부분서 자란 느낌 빅무대 경험 큰 자신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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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사진=연합뉴스] |
▶이 : 1차전에서 두 번째 골을 허용한 것은 선수들이 동점골을 넣기 위해 계속 공격했기 때문이다. 만약 1골차로 지고 홈에서 뒤집겠다는 생각을 했다면 두 번째 골을 내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경기 분위기상 충분히 동점골을 넣을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아쉽다. 2차전은 상대가 상대이니 만큼 어렵겠지만 어차피 대역전극을 노려야 하니 최선을 다하겠다.
▶박 :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런 경기였지만 골을 못넣어서 아쉽다. 잘 준비해서 2차전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하겠다.
-PSV가 챔피언스리그에서 4강까지 오른 배경은.
▶박 : 팀 전체의 조직력이 작년에 비해 휠씬 좋아졌다. 많은 선수들이 팀을 떠났지만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 잘 해줬고, 기존 선수들과의 조화도 잘 이뤄졌다.
▶이 : PSV는 올시즌 네덜란드리그에서 18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좋은 성적이 우연이 아니다. 우리는 정신적, 기술적인 준비가 되어 있는 팀이다. 그 중심에는 히딩크 감독이 있다. PSV는 명문팀이지만 유럽 톱 클래스는 아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맞붙는 톱 클래스의 팀을 상대하려면 정신적, 기술적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 팀의 베스트11 중 대부분이 국가대표이니까 기술적인 준비는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신적인 부분이 문제인데 지난해에 비해 이 부분에서 준비가 잘 된 것 같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팀 전력의 어떤 점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나.
▶이 : 지난 시즌에는 케즈만이나 로벤과 같은 좋은 선수가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우리 팀에는 그런 특급 스타들이 없다. 그들을 대신해 새로운 선수들이 왔고, 그 선수들이 공백을 잘 메웠다. 히딩크 감독이 올 시즌 들어 특별히 바꾼 것은 없다. 새로 영입한 파르판, 비슬리, 고메스, 알렉스 등이 히딩크 감독의 축구를 빨리 이해했고, 자기들에게 맡겨진 역할을 잘 수행했다. 또 우리에게는 지성이가 있다. 지성이는 많이 뛰면서 가는 곳마다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 준다. 굉장히 필요한 선수이고 우리팀에는 보배같은 존재다.
▶박 : 경험이 많은 코쿠가 들어오면서 미드필드의 안정감이 생긴 것이 전체적인 전력향상으로 이어졌다. 전시즌보다는 좀더 조직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팀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없다. 포메이션도 그대로다.
이영표
PSV는 준비되어 있는 팀 그 중심엔 히딩크 감독이 지성이는 필요한 선수고 우리팀에 보배같은 존재 강팀과 경기로 경험 쌓아 늘어난 실력 피부로 느껴 |
-챔피언스리그에서 뛰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
▶박 : 챔피언스리그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느낌은 없다. 챔피언스리그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분위기가 국내 리그와는 조금 다르고 상대가 강팀이라는 게 특별한 점이다.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기 전에는 상대가 강하니까 실수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 챔피언스리그라고 특별하지는 않다. 어떤 경기든 준비는 똑같다. 준비를 잘 했을 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원칙은 챔피언스리그나 국내리그나 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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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사진=연합뉴스] |
▶이 : 피부로 느끼고 있다. 챔피언스리그는 각 리그의 우승권 팀이 나오는 대회다. 강팀하고 경기를 하면 경험이 쌓이고, 경험이 쌓이면 실력이 늘게 된다. 경험이 곧 실력이다.
▶박 : 모든 부분에서 성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챔피언스리그를 뛴 경험으로 인해 자신감이 생겼다. 클럽간의 대회이고 월드컵보다는 좀더 개인적인 부분, 즉 돈이나 명예와 직결된다는 느낌이 월드컵과 다른 점이다.
-한국인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4강 무대를 밟았는데.
▶박 : 우리의 목표는 결승 진출이다. 결승전은 단판승부니까 결과를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다음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
▶이 : 축구는 팀으로 임하는 경기다. 나는 PSV의 일부분이고 우리 팀이 굉장히 어려운 일인 4강 진출을 해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울 뿐이다. 때문에 최초라는 기록은 나나 지성이에게 큰 의미가 없다. 우리 팀의 유럽출신 선수들이 4강에 오른 것에 대해 개인적인 영광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과 똑같다. 그들이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을 아시아인, 한국인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 < 에인트호벤(네덜란드)=추연구 특파원 pot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