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6일 연중 제26주간 금요일
<나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보내신 분을 물리치는 사람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13-16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13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앉아 회개하였을 것이다.
14 그러니 심판 때에 티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15 그리고 너 카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 16 너희 말을 듣는 이는 내 말을 듣는 사람이고,
너희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물리치는 사람이며, 나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보내신 분을 물리치는 사람이다.”
립스틱 짙게 바르고
어떤 자매가 미사를 참례하러 가면서 ‘립스틱 짙게 바르고 하느님을 모시려고 간다.’고 해서 웃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웃어넘길 말이 아니었습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러 갈 때도 친구를 만나러 갈 때도 좋은 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얼굴을 꾸미고 가는 것이 우리의 일상입니다. 혹시라도 추하게 보일까봐 행여 결례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옷장을 열고 좋은 옷을 꺼내 입고, 거울을 보고 화장을 고쳐 하고, 립스틱을 아주 곱게 바르는 것이 일상의 우리의 모습니다. 그런데 절대 지존이신 하느님을 알현(謁見)하고, 모시려고 성당에 가는데 어찌 함부로 옷을 입고, 화장도 하지 않은 채 갈 수 있겠는가 생각해 보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옛날에 임금님을 만나기는 하늘의 별을 따기만큼 어려웠을 것입니다. 임금님의 용안(龍顔)을 차마 뵐 수 없어서 백성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땅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려야 했습니다. 백성들이 임금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먼저 목욕재계하고, 조복(朝服)으로 갈아입고, 아름답게 단장(丹粧)해야 했습니다. 단장이란 얼굴이나 머리, 옷 등을 곱게 꾸미는 것을 말합니다. 차림새뿐만 아니라 건물이나 거리를 깨끗하고 아름답게 꾸미는 것도 '단장'이라고 합니다. 또한 예쁘게 보이기 위하여 화장품으로 얼굴을 곱게 꾸미는 '화장'도 또한 단장입니다. 얼굴이나 머리를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다듬고 가꾸는 '미용'도 단장의 일종입니다. 그렇게 단장을 하고 여인들이 마지막으로 하는 단장은 아마 입술연지를 바르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지존이신 임금님이나 사랑하는 임을 뵙기 위해서 앵두 같은 입술로 단장을 마무리하면서 설레는 마음을 다독였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뵈러 가면서 단장을 하는 여인은 아름답습니다. 좋은 옷으로 맵시를 내고 머리를 빗고, 이를 닦고, 옷을 깨끗하게 털어 입는 사람들은 그 마음이 아름답습니다. 지존이신 하느님을 뵙기 위해서 단장을 하는 그 사람들은 하느님을 뵈올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몸과 마음으로 하느님을 뵙기 원하고, 하느님께 예쁘게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만나면서 하느님과 함께 살고 하느님을 골육지친으로 느끼며 사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깨닫고 사는 것은 정말 크나큰 은총입니다. 우리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지만 하느님께서는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순간순간에 함께 하신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사실입니다.
당신의 신성을 감추시고, 인격적으로 우리와 부자지간이 되기 위해서, 그리고 그보다 더 형제와 벗이 되기 위해서 우리에게 먼저 다가오신 그 분을 이렇게 쉽게 뵈올 수 있고, 모실 수 있고,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에 우리는 정말 감사해야 하고, 찬양해야 합니다. 우리가 주님을 아주 쉽게 모실 수 있고, 주님께서 까다롭게 굴지 않으시고 내게 오신다고 해서 내가 단장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엄청난 결례를 범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영육 간을 아름답게 단장해야 합니다.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하지 않으나 주님의 한 말씀으로 모든 것이 깨끗해지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항상 준비해야 합니다. 그것이 주님을 모시는 가장 합당한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주님 앞에서 죄를 짓고, 거역하였습니다.>
▥ 바룩서의 말씀입니다. 1,15ㄴ-22
15 주 우리 하느님께는 의로움이 있지만, 우리 얼굴에는 오늘 이처럼 부끄러움이 있을 뿐입니다.
유다 사람과 예루살렘 주민들, 16 우리 임금들과 우리 고관들과 우리 사제들,
우리 예언자들과 우리 조상들에게도 부끄러움이 있을 뿐입니다.
17 우리는 주님 앞에서 죄를 짓고, 18 그분을 거역하였으며, 우리에게 내리신 주님의 명령에 따라 걸으라는
주 우리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습니다.
19 주님께서 우리 조상들을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내신 날부터 이날까지 우리는 주 우리 하느님을 거역하고,
그분의 말씀을 듣지 않는 것을 예사로 여겼습니다.
20 주님께서 우리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시려고 우리 조상들을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내시던 날,
당신 종 모세를 통하여 경고하신 재앙과 저주가 오늘 이처럼 우리에게 내렸습니다.
21 사실 우리는 그분께서 우리에게 보내 주신 예언자들의 온갖 말씀을 거슬러,
주 우리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습니다.
22 우리는 다른 신들을 섬기고 주 우리 하느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지르며,
저마다 제 악한 마음에서 나오는 생각대로 살아왔습니다.
축일10월 6일 성녀 마리아 프란치스카 (Mary Francisca)
신분 : 동정녀, 3회원
활동 지역 : 나폴리(Napoli)
활동 연도 : 1715-1791년
같은 이름 : 메리, 미르얌, 미리암, 방지가, 프란체스카, 프란치스카, 프랜시스
성녀 마리아 프란치스카(Maria Francisca)는 안나 마리아 로사 니콜레타 갈로(Anna Maria Rosa Nicoletta Gallo)란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16세 때에 부친이 어느 집안의 자제와 혼인하도록 강요하였으나 자신은 이미 하느님만 사랑하기로 결심한 후라며 거절하였다. 그러자 그녀의 부친은 그녀를 방안에 가두고 빵과 물만 주는 등 갖은 학대를 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이것도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한 단계로 받아들이며 인내하였고, 어머니가 그녀를 설득하려 하자 자신은 작은 형제회 3회 회원이 되겠다는 뜻만 밝혔다. 결국 그녀는 1731년 9월 8일 작은 형제회의 3회원이 되었다.
성녀 마리아 프란치스카의 주요 신심은 주님의 수난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녀는 그 후 38년 동안이나 교구사제인 요한 페시리의 사제관에서 일하였다. 이때 그녀는 신비스런 현상들이 몸에서 일어남을 감지하기 시작했는데,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거나 사순절의 금요일이 되면 예수님의 수난에 버금가는 고통을 앓기 시작하였다. 즉 게세마니(Gethsemane) 동산의 번뇌, 매 맞음, 가시관을 쓰심, 모욕, 침 뱉음, 죽음에 이르는 고통 등이었다. 사실 그녀는 오상 성흔을 이미 받았던 것이다.
이외에도 그녀에게는 더 많은 신체적인 고통이 따랐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자발적인 고행까지 행하였다. 한 번은 연옥 영혼들의 고통을 체험하였다고 한다. 성녀 마리아 프란치스카는 프랑스 혁명 초기까지 살았다. 그녀는 이 혁명의 무서움을 미리 예언하였다. 성녀의 유해는 나폴리의 산타 루치아 델 몬테(Santa Lucia del Monte) 성당에 모셔졌다. 그녀는 1843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16세(Gregorius XVI)에 의해 시복되었고, 1867년 교황 비오 9세(Pius IX)에 의해 시성되었다.
오늘 축일을 맞은 마리아 프란치스카 자매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