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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5일 연중 제33주간 토요일
<하느님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27-40
그때에 27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 몇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물었다.
28 “스승님, 모세는 ‘어떤 사람의 형제가 자식 없이’아내를 남기고 ‘죽으면,
그 사람이 죽은 이의 아내를 맞아들여 형제의 후사를 일으켜 주어야 한다.’고 저희를 위하여 기록해 놓았습니다.
29 그런데 일곱 형제가 있었습니다. 맏이가 아내를 맞아들였는데 자식 없이 죽었습니다.
30 그래서 둘째가, 31 그다음에는 셋째가 그 여자를 맞아들였습니다.
그렇게 일곱이 모두 자식을 남기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32 마침내 그 부인도 죽었습니다.
33 그러면 부활 때에 그 여자는 그들 가운데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일곱이 다 그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였으니 말입니다.”
34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들고 시집도 간다.
35 그러나 저세상에 참여하고 또 죽은 이들의 부활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받는 이들은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36 천사들과 같아져서 더 이상 죽는 일도 없다. 그들은 또한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37 그리고 죽은 이들이 되살아난다는 사실은, 모세도 떨기나무 대목에서 ‘주님은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라는 말로 이미 밝혀 주었다.
38 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이다.”
39 그러자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스승님, 잘 말씀하셨습니다.” 하였다.
40 사람들은 감히 그분께 더 이상 묻지 못하였다.
장례와 장례문화
위령성월을 보내면서 죽음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가톨릭 상장례 전문봉사자 교육을 하면서 죽음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장례에 대한 많은 얘기를 듣고 알게 됩니다. 전에는 매장(埋葬)과 화장(火葬), 그리고 풍장(風葬)과 조장(鳥葬), 수목장(樹木葬) 등 아주 친숙한 방법만 알고 있었는데 인터넷과 신문지상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장례문화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죽음과 그 죽음을 이용한 사업이라니 참으로 묘한 생각이 들어갑니다. 갑자기 늘어난 상조회(喪弔會)는 외롭고 힘든 현대생활에서 큰 위안이 되는 사업이라고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천주교회의 장례문화와 상ㆍ장례 문화를 활용한 기발한 사업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죽음을 이용한 상술에는 탓할 수도 없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육신은 또한 ‘성령께서 머물러 계셨던 성령의 궁전’이니 존중해야 하지만 그 죽음을 이용한 상술(商術)에는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 같이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수년 전 인터넷에 올라온 중앙일보의 글을 인용합니다.
‘죽음’,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사후(死後)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수의나 관, 납골당 등으로 대표되는 기존 장례 서비스가 유골다이아몬드, 우주·빙장, 친환경매장, 임종 체험 등으로 한 단계 진화했다. 지난 2005년 사망자 수가 24만5000여명이었을 당시 총 장례비용이 3조5000억 원 규모로 추정됐다. 국내 명품 시장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추모 산업이라고도 불리는 사후 산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하늘에 별 대신 유골 쏜다. “사람은 죽어서 별이 된다.”는 옛 말이 현실화 됐다. 유골분이나 머리카락 등을 특수 캡슐에 소량 담아 지구 밖으로 쏘아 올리는 우주 장례가 5년 전부터 확산되고 있다. 로켓은 우주로 올라가 지구의 궤도상에 골분이 담긴 캡슐을 띄운다. 이 과정은 DVD로 녹화돼 고인의 유족에게 전달된다. 살아 생전 가보지 못한 우주를 죽어서 다녀오게 되는 셈이다.
◇유골로 만든 다이아몬드 = 최근 국내에선 처음으로 고인의 유골 분으로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스위스계 회사 알고르단자 코리아는 “유골분에서 추출한 탄소를 고온ㆍ고압 처리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다이아몬드로 만들어 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인의 유골로 만든 ‘메모리얼 다이아몬드(Memorial Diamond)’는 유골 분 중 500g(성인 유골분의 25% 정도)을 인계받아 불순물을 제거하고 탄소를 추출한다. 탄소로 만들어진 흑연에 1300℃와 55Gpa의 압력이 가해져 다이아몬드로 생성된다. 보통 0.3캐럿부터 최고 1.0캐럿까지 다양한 크기의 다이아몬드를 만들 수 있으며 의뢰에서부터 완제품을 받기까지 평균 5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죽을 때 환경오염 안 돼! = 유럽에서는 '죽을 때만큼은 환경을 오염시키지 말자'는 인식과 함께 장례 산업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빙장(氷葬)’이 새롭게 떠올랐다. 빙장은 시신을 섭씨 영하 196도의 액상질소로 냉동한 후 잘게 분해해 관에 안치하는 매장법이다. 이 과정을 거친 유해를 관에 넣어 흙에 묻는 형태로 유해물질의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관 체험'도 한다. = '영정사진->유서->수의->입관'. 죽음을 체험하는 임종체험 프로그램이 3년 전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이를 사원교육으로 채택해 지금까지의 나태함을 반성하고 적극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서라벌대 장례지도과 김영태교수는 "2001년 장사법에 대한 법률이 제정된 후 수목장 뿐 아니라 헬기장, 해양장 등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장례 문화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스웨덴이나 핀란드의 경우 도심 인근에 묘지공원이 있어 선텐을 하거나 가족 단위로 소풍을 떠나는 사례가 많다. 여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산업도 장례 산업의 일부"라며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장례 산업은 블루오션의 한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청에서는 위령성월을 맞이해서 매장과 화장에 관한 새 문헌을 발표하였습니다. 화장한 유골을 땅이나 강 바다에 뿌려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쉽게 유골을 산골(散骨)하고 산골에 관한 장례 예식서까지 있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지침에 따라서 납골묘에 모시도록 해야하고 산골에 대한 예식은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확실이 할 것은 장례법은 장례법이고 주님은 분명 오늘 복음에서 ‘산자의 하느님’이시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돌아가신 모든 분들이 주님의 품에서 살아 있음을 느끼며 위안을 삼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나에게도 언제나 같이 계실 주님을 알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사람의 하느님 아버지, 죽음을 상술의 하나가 되지 않고, 당신께 기도하는 아름다운 문화가 되도록 이끌어 주소서. 언제나 당신께 돌아갈 날을 정성을 다하여 준비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임종자의 주보이신 성 요셉이여, 저희가 죽음을 잘 준비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자비와 사랑의 하느님 아버지!!!
<예루살렘에 끼친 불행 때문에 나는 큰 실망을 안고 죽어 가네.>
▥ 마카베오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6,1-13
그 무렵 1 안티오코스 임금은 내륙의 여러 지방을 돌아다니다가, 페르시아에 있는 엘리마이스라는 성읍이
은과 금이 많기로 유명하다는 말을 들었다.
2 그 성읍의 신전은 무척 부유하였다. 거기에는 마케도니아 임금 필리포스의 아들로서
그리스의 첫 임금이 된 알렉산드로스가 남겨 놓은 금 방패와 가슴받이 갑옷과 무기도 있었다.
3 안티오코스는 그 성읍으로 가서 그곳을 점령하고 약탈하려 하였으나,
그 계획이 성읍 주민들에게 알려지는 바람에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4 그들이 그와 맞서 싸우니 오히려 그가 달아나게 되었다. 그는 크게 실망하며 그곳을 떠나 바빌론으로 향하였다.
5 그런데 어떤 사람이 페르시아로 안티오코스를 찾아와서, 유다 땅으로 갔던 군대가 패배하였다고 보고하였다.
6 강력한 군대를 이끌고 앞장서 나아갔던 리시아스가 유다인들 앞에서 패배하여 도망치고,
유다인들이 아군을 무찌르고 빼앗은 무기와 병사와 많은 전리품으로 더욱 강력해졌다는 것이다.
7 또 유다인들이 안티오코스가 예루살렘 제단 위에 세웠던 역겨운 것을 부수어 버리고,
성소 둘레에 전처럼 높은 성벽을 쌓았으며, 그의 성읍인 벳 추르에도 그렇게 하였다는 것이다.
8 이 말을 들은 임금은 깜짝 놀라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자기가 원하던 대로 일이 되지 않아 실망한 나머지
병이 들어 자리에 누웠다.
9 그는 계속되는 큰 실망 때문에 오랫동안 누워 있다가 마침내 죽음이 닥친 것을 느꼈다.
10 그래서 그는 자기 벗들을 모두 불러 놓고 말하였다.
“내 눈에서는 잠이 멀어지고 마음은 근심으로 무너져 내렸다네.
11 나는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네. ‘도대체 내가 이 무슨 역경에 빠졌단 말인가?
내가 이 무슨 물살에 휘말렸단 말인가? 권력을 떨칠 때에는 나도 쓸모 있고 사랑받는 사람이었는데 …….’
12 내가 예루살렘에 끼친 불행이 이제 생각나네. 그곳에 있는 금은 기물들을 다 빼앗았을뿐더러,
까닭 없이 유다 주민들을 없애 버리려고 군대를 보냈던 거야.
13 그 때문에 나에게 불행이 닥쳤음을 깨달았네. 이제 나는 큰 실망을 안고 이국땅에서 죽어 가네.”
축일11월 25일 성녀 가타리나 (Catherine)
신분 : 동정 순교자
활동 지역 : 알렉산드리아(Alexandria)
활동 연도 : +305년경
같은 이름 : 까따리나, 카타리나, 캐서린
성녀 카타리나(Catharina, 또는 가타리나)는 10세기경부터 동방 교회에서 가장 높이 공경해오던 성인 중 한 명이지만 그녀에 대한 자료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6세기에 동로마 제국의 황제인 유스티니아누스 1세(Justinianus I)가 시나이산 기슭 성녀 카타리나의 무덤 위에 그리스도의 거룩한 변모 기념 정교회 수도원을 세웠다. 그리스계 수도승들이 생활하고 있는 이 수도원을 통해 그녀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다. 전설적인 이야기에 따르면, 성녀 카타리나는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사는 상류 계층의 부유한 로마인 가정에서 태어나 훌륭한 교육을 받고 자라 뛰어난 학식을 지닌 미모의 처녀였다고 한다. 그녀는 어느 날 한 은수자를 통해 그리스도교의 진리에 대해 듣고 그것이 세상의 학문을 초월한 참된 진리임을 깨달아 즉시 개종하고 세례를 받았다.
“황금 전설”에 따르면, 성녀 카타리나는 공주 신분으로 철학, 수사학, 문법 등을 교육받은 지혜로운 처녀였다. 당시 알렉산드리아는 로마 황제 막센티우스(Maxentius)가 다스리고 있었는데, 황제는 그리스도교에 대한 잔인한 박해를 시작했다. 3년간 계속된 혹독한 박해로 수많은 순교자가 탄생했다. 미모의 젊은 처녀였던 성녀 카타리나는 우상에게 희생제물 바칠 것을 강요받았지만, 당당히 미신을 버리고 창조주 하느님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황제의 명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결국 체포된 성녀 카타리나는 황제 앞으로 끌려가 직접 재판을 받게 되었다. 황제는 그녀의 박식함에 놀라 여러 철학자를 소집해 그녀와 토론하도록 했다. 하지만 그녀의 깊은 학식과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답변과 날카로운 질문에 학자들의 말문이 모두 막혀버렸고, 논쟁 끝에 오히려 50여 명의 이방인 철학자들이 그리스도교의 진리를 인정하고 개종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에 극도로 분노한 황제는 소집된 학자들을 모두 화형에 처해버렸다.
성녀 카타리나가 배교할 의향만 있으면 자신과 결혼시켜 주고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도록 해주겠다는 황제의 유혹과 회유마저 단호히 거부하고 심한 매를 맞은 뒤에 투옥되었다. 그 어떤 고문에도 그녀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자 황제는 그녀를 감옥에 가두고 음식조차 주지 말라고 명령했다. 그녀가 독방에 갇혀 있는 동안 비둘기들이 음식을 날라다 주었고, 성모님과 함께 아기 예수님이 발현하시어 성녀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고 한다. 다른 도시를 방문하고 돌아온 황제는 성녀 카타리나가 굶어 죽지도 않고 멀쩡한 모습으로 있는 것을 보고 잔인한 사형 도구인 쇠갈퀴가 달린 바퀴를 이용해 죽이도록 명령했다. 하지만 바퀴가 제때 움직이지 않고 천사가 내려와 산산조각 내는 바람에 많은 군인과 구경꾼들이 그 파편에 맞아 죽었고, 성녀 카타리나는 전혀 상처를 입지 않았다. 그녀의 굳은 신앙과 인내심은 수많은 군인을 놀라게 했고, 그로 인해 2백여 명의 군인들이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후 곧바로 참수를 당해 순교했다.
결국 그녀는 참수형에 처해 졌는데, 그때 그녀의 목에서 피가 아닌 우유 같은 액체가 흘러나왔다고 한다. 순교 후 그녀의 시신은 천사에 의해 시나이산 가장 높은 곳으로 옮겨졌고, 6세기에 그곳에 그리스 정교회의 수도원이 세워졌다. 오늘날까지도 이 수도원은 ‘성녀 카타리나 수도원’이란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졌고, 많은 순례자가 찾는 중요한 순례지가 되었다. 알렉산드리아의 성녀 카타리나는 성녀 잔 다르크(Jeanne d'Arc, 5월 30일)가 들은 신비한 목소리의 주인공 중 한 명으로 철학자, 동정녀, 설교가의 수호성인이다. 교회 미술에서 그녀는 왕족을 상징하는 화려한 옷에 왕관을 쓰고 순교를 상징하는 종려나무 잎이나 칼, 순교 도구였던 쇠갈퀴가 달린 바퀴와 함께 있는 모습으로 주로 등장한다. 그리고 성모자와 함께 그리스도와의 신비로운 혼인을 상징하는 반지를 받는 모습으로도 많이 표현되고 있다.
오늘 축일을 맞은 가타리나 (Catherine) 자매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