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1일 연중 제4주간 목요일
<예수님께서 그들을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7-13
그때에 예수님께서 7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8 그러면서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9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고 이르셨다.
10 그리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디에서나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 고장을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라.
11 또한 어느 곳이든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으면, 그곳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밑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12 그리하여 제자들은 떠나가서, 회개하라고 선포하였다.
13 그리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부어 병을 고쳐 주었다.
정말로 외롭고 외로울 때
옛날에는 보증제도가 아주 엄격하였습니다. 특히 보증보험제도가 잘 마련되어 있는 지금과는 아주 다르게 재정보증제도는 아주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나도 친구나 후배를 위해서 보증을 섰다가 손해를 많이 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보증을 잘 서지 않으려고 하기도 하고, 또 보증을 설만큼 재산도 없는 편입니다. 내가 처음으로 공무원에 들어갔을 때 재정보증을 세워가지고 오라고 하였습니다. 재정보증서에는 재산이 있는 사람들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재정보증서에 인감증명을 붙여 신원을 보증하면서 국가의 재산을 축내거나 손해를 입히면 손해배상에 보증한다는 아주 엄격한 문구가 적혀져 있었습니다. 그때 아무도 나의 재정보증인이 되어주지 않았습니다. 친척들을 찾아가서 사정도 많이 하였고, 아는 사람도 많이 찾아다녔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모두 머리를 흔들었습니다.
가난한 집안의 장남으로 아무런 재산도 없고, 동생들만 줄줄이 달려있는 나를 보증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정말 앞길이 막막하였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정말 밉고 싫었습니다. 어렵고 힘들 때 나를 격려해주고, 용기를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 나를 정말 외롭고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전화도 없던 시기에 보증서를 들고 몇 십리 길을 걸어서 외삼촌을 찾아갔었습니다. 외삼촌이 기쁜 마음으로 얼른 보증을 서 주셨습니다. 그리고 본당 신자 한 분이 나를 보증해 주어서 나는 겨우 공무원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나를 괴롭힌 것은 재정보증을 서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를 보증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정말 견디기 힘든 일입니다. 나는 공무원시험, 교원시험, 각종 자격시험, 학교시험 등 시험을 많이 보았고, 합격의 영광도 불합격의 가슴 아픈 경험도 많이 하였습니다. 젊어서 어렵지 않게 취직하기도 하였고, 직장을 많이도 옮겨 다녔으며, 시험을 보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가졌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후원해주는 사람도 없었고, 뒤를 돌보아 준 사람도 많지 않았습니다. 오뚜기처럼 홀로서기를 하였지만 언제나 외로웠습니다.
홀로서기는 참으로 어려운 것입니다. 그래도 나는 신앙을 가지고 있었고, 내 곁에는 하느님께서 언제나 함께 해 주신다는 그 희망으로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의지할 것이 하나도 없을 때 나도 모르게 기도하게 되었고, 간절한 매달림이 계속되었습니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빌 수 있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심장병으로 죽을 위험에 있을 때에도, 암으로 사경을 헤맬 때도 내가 기대고 의지할 분은 하느님밖에 없다고 생각할 때, 하느님밖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느낄 때, 나는 순수해지고 자력으로 일어서려고 하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고, 아무도 모르게 내 뒤를 밀어주시는 하느님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겁도 없이 인생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사람에게서 버림받았을 때 하느님의 현존을 느낄 수 있었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 진심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하여도 하느님께서는 그 모든 것을 알아주실 것이라는 생각으로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내가 의지할 수 있는 분은 하느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야 오늘 복음을 새길 수 있었습니다. 절대절체(絶對絶體)의 외로움과 서러움에서 하느님만이 의지가 되고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한 다음에야 오늘 복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복음 선포는 내 재주와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선교는 내 노력과 욕심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유로운 삶으로 해결 될 수 없는 것이고, 돈이나 명예로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참으로 오묘하게도 하느님의 섭리하심과 이끄심이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고, 복음 선포라는 생각을 합니다. 성령의 은총 없이는 한 발작도 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고, 선교입니다. 치사하게 애걸복걸해서 하느님을 떼어 넘기려고 하는 것도, 하느님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는데도 억지로 맡기려고 하는 것도, 빤짝 세일하듯 팔아치우듯 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느님은 생명이시니 소중하고 조심스럽게 내 모든 것을 맡기고 내가 체험한 하느님을 자랑스럽게 드러내 보이는 것이 선교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파견되었으니 소명과 사명을 잘 완수해야 하겠습니다. 하느님을 잘 드러내서 모든 사람들이 나를 통해서 하느님을 발견하고, 찾아서 사람들의 가슴에 담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지금은 비록 어렵고 힘들고, 힘에 벅찰지 모르지만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헤아려 살펴 주신다는 확신으로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나는 이제 세상 모든 사람이 가는 길을 간다. 솔로몬아, 너는 사나이답게 힘을 내어라.>
▥ 열왕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2,1-4.10-12
1 다윗은 죽을 날이 가까워지자, 자기 아들 솔로몬에게 이렇게 일렀다.
2 “나는 이제 세상 모든 사람이 가는 길을 간다. 너는 사나이답게 힘을 내어라.
3 주 네 하느님의 명령을 지켜 그분의 길을 걸으며,
또 모세 법에 기록된 대로 하느님의 규정과 계명, 법규와 증언을 지켜라.
그러면 네가 무엇을 하든지 어디로 가든지 성공할 것이다.
4 또한 주님께서 나에게 ‘네 자손들이 제 길을 지켜 내 앞에서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성실히 걸으면,
네 자손 가운데에서 이스라엘의 왕좌에 오를 사람이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신
당신 약속을 그대로 이루어 주실 것이다.
10 다윗은 자기 조상들과 함께 잠들어 다윗 성에 묻혔다.
11 다윗이 이스라엘을 다스린 기간은 마흔 해이다. 헤브론에서 일곱 해, 예루살렘에서 서른세 해를 다스렸다.
12 솔로몬이 자기 아버지 다윗의 왕좌에 앉자, 그의 왕권이 튼튼해졌다.
축일2월 1일 성녀 브리지다 (Brigid)
신분 : 수녀, 설립자
활동 지역 : 킬데어(Kildare)
활동 연도 : 453-523년
같은 이름 : 브리지따, 브리지타, 브리짓다
아일랜드 동북부 라우스(Louth) 지방 던독(Dundalk) 근교인 포가트(Faughart)에서 태어난 성녀 브리지다(Brigida)의 양친은 성 파트리키우스(Patricius, 3월 17일)로부터 직접 세례를 받았으며 아주 가깝게 지냈던 것 같다. 전설에 의하면 그녀의 부친은 덥타크(Dubtach)로 렌스터(Leinster)의 아일랜드계 왕이었고, 그녀의 모친 브로카(Brocca)는 그리스도인으로 덥타크의 궁중 시녀였다고 한다.
그러나 성녀 브리지다는 아주 어릴 적부터 수도생활에 큰 흥미를 느꼈고, 맨 섬(Isle of Man)의 성 모그홀드(Maughold, 4월 27일) 주교에게 수도복을 받았고, 아다(Ardagh)의 성 멜(Mel, 2월 6일) 주교에 의해 서원을 발하였다. 그녀는 얼마 동안 아일랜드 중부 오펄리(Offaly)에 있는 크로건(Croghan)의 한 언덕 아래에서 7명의 동정녀들과 정착한 바가 있으나, 468년경에 성 멜을 따라 미스(Meath)로 갔다. 470년경에 그녀는 킬데어에 수도원을 세웠고, 아일랜드의 첫 번째 수녀원인 이곳의 원장이 되었다. 이 수도원은 학문과 영성의 중심지로 발전해 나갔고, 킬데어의 주요 도시로 발전하게 하였다. 그녀는 킬데어에 예술학교를 세웠으며, 킬데어의 책으로 알려진 유명한 원고들을 남겼다.
성녀 브리지다는 당대의 가장 유력한 여성 지도자였음에 틀림없다. 게일인(人, Gael) 마리아(Maria)라고도 불리는 성녀 브리지다는 성 콜룸바(Columba, 6월 9일)와 성 파트리키우스(Patricius)와 함께 다운패트릭(Downpatrick)에 묻혀 있으며, 그들과 함께 아일랜드의 수호성인으로 공경을 받고 있다. 성녀 브리지다는 브리드(Bride) 혹은 브리젯(Bridget)으로도 불린다.
오늘 축일을 맞은 브리지다 (Brigid) 자매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