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의 일이다. 서울 탄허기념박물관에서 제4회 금강경강송대회를 봉행하였다. 그 대회에서 고수영 거사는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 분인데 그 분의 이야기가 참으로 놀랍고도 신비하다.
고수영 거사는 정년퇴직 후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엔 생각만큼 쉽지 않았고 장애가 많았다. 매일 느끼는 사업의 압박감으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하루하루를 시련처럼 견디던 어느 날 몸의 이상 증세가 너무 심해서 병원에 갔다. 진단 결과는 잔혹했다.
‘담도암 4기, 시한부 인생 3개월’이란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담도에서 다른 부위의 장기까지 암세포가 전이된 상태였다. 너무 위험한 상황이라 손대기도 어렵다는 의사의 말에 수술을 포기하고 서울 큰 병원에서 제주도 집으로 돌아왔다. 체력은 피폐해져 제대로 걸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거사는 이 힘든 상황에 닥쳐서 처음에는 컴컴한 절망감을 느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생각을 비우고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마음 수행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주변의 일들을 정리했다. 그리고 평소에 즐겨 읽었던 ‘금강경’을 다시 꺼내 들었다. ‘금강경’을 품고서 매일 서귀포자연휴양림으로 향했다. 양지 바른 곳에서 매일 매일 ‘금강경’을 독송했다. 울창한 삼림 속에서 시리도록 맑은 공기를 마시며 ‘금강경’을 독송했다. 독송을 하면서 점점 생각은 가라앉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금강경’에만 오롯이 몰입했다. 한두 시간은 그냥 훌쩍 지났다.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모든 스트레스가 싹 사라지는 치유의 시간들이었다.
고집 강하고 작은 일 하나에도 집착했던 예민한 성격이 지금의 병고와 무관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금강경’을 독송하며 가슴에 쌓여 있던 부정적인 에너지들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죽음을 눈앞에 두며 맺혀있던 걱정과 근심조차도 점점 내려놓게 되었다. 모든 것을 다 놓아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금강경’을 독송한지 약 3개월이 지났다. 어느덧 기적이 찾아왔다.
암이 사라지고 건강을 되찾았다. 걸음도 제대로 떼지 못했던 몸에 기력이 돌아왔다. 전이된 암세포는 깨끗이 사라졌다. 의사조차도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들다고,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고수영 거사는 한마디로 말한다. “모두 부처님 가피입니다.”
헤아려보건대 좋은 공기 속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금강경’에 몰입하며 마음을 완전히 내려놓은 것이 바로 치유의 비결이었다고 짐작해본다. 거사님은 부처님의 은혜와 ‘금강경’의 가피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더욱 열심히 정진했다. ‘금강경’을 108번 사경하고 수백 번 이상을 독송했다.
인생은 결코 내 뜻대로 살아지지 않는다. 완벽한 인생은 없다. 다만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노력할 뿐이다. 불제자의 인생 모범은 무엇일까. 바로 수행이다. 부처님 가르침을 의지하여 수행 정진할 때 우리 인생은 더욱 아름다워지리라. 마음 수행은 곧 불제자가 살아가는 최선의 정답임을 항상 되새겨야 한다.
법보신문
-광우스님-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