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방석 위로 모여라 영원한 너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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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인티 꺼져 ㅗ
이드리하임 학원
입학 전에 맞춘 제복을 입고
토끼의 손을 잡고 구름 계단을 올라 이드리하임 섬으로 올라간다.
섬 위에는 학원에 다다르기 전 수많은 상점들이 학생들을 유인한다.
아무리 서부의 후계자인 나라도 아무나 입학할 수 있는건 아니고, 빛을 운용하는 능력을 발현해야 가능하다.
나는 처음부터 서부의 후계자로 자라온건 아니다.
15살까지 벽 밖에서 소매치기나 하던 고아였는데, 갑자기 내가 서부의 후계자란다.
집 안의 하녀가 자신의 딸과 후계자인 나를 바꿔치기를 했다고 한다.
그때는 그게 뭐든 밥만 먹으면 된줄 알았는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과연 이게 내 자리가 맞는 걸까.
엉망으로 자라난 내가 어머니, 할아버지에게 어울리는 딸이 될 수 있을지를.
조금은, 아주 조금은 나은 인간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하녀의 딸이란게 밝혀지고 나에게 후계자 자리를 뺏긴 산도리아는 입학 후 계속 방황해서 신경쓰이고
빛을 운용하는 수업도 쉽지 않다.
안그래도 힘든데,
“잘생겼다고 너무 그렇게 보진 마.”
“…….”
“아직 네 거 아니잖아.”
이 미친놈은 뭘까.
왕자는 돔의 왕좌를 가질 자였고, 언젠가 내가 모셔야 할 사람이었다.
그러나 학원에서는 나한테 장난치는 정신나간 왕자였다.
"먹어봐"
제작자의 능력에 따라서 사람이 하늘로 튀어 오를 수도 있고, 그저 달달한 사탕에 불과한 것을 만들 수도 있다고는 들었다
“빨리, 그만, 하하!”
“너 웃는 거 보고 싶어서.”
"웃는 걸 보고 싶다고 그딴 사탕을 처먹이는 건, 너밖에 없어. 이 멍청한 새끼야!”
수업 시간이 겹치는 때마다 그가 나에게 장난을 치고, 내가 털 뽑힌 개처럼 으르렁거리고, 일방적으로 놀리고 놀림 받는 관계. 우리는 그것뿐인 사이였다.
그런데...
감당할 수 없는 물발이 일어, 비옥한 육지를 덮친 해일 같이. 내가 여기에 오리라고 예상한 듯 자신만만한 미소. 이것이 내게 덮쳐 온 문제였다.
[ 짧은 답장이라도 좋으니까 보내 봐. 숨 막혀서 내가 죽을 수도 있잖아. 날 죽이고 싶다더니 이런 방법을 고안해 낸 거야? ]
부드러운 살결이 내 손가락에 닿았을 때였다. 꽃봉오리가 피어나는 것처럼 그의 눈이 떠졌다.
일린저의 눈은 항상 그랬다. 나에게 박혀, 다른 곳으로 떠나갈 줄을 모르는 사람처럼. 짓궂기만 하던 그의 눈빛이 변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일린저는 왕자고, 나는 예레카가 될 사람이고. 우리가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은 할아버지부터 작은 새까지 모두가 알고 있다.
이상하다. 그는 누구보다 나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가도록 만들었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이미 그 벼랑 밑으로 떨어진 것처럼 마음이 평온했다. 어차피 떨어질 거, 예전에 떨어졌으면 좋으련만. 그런 이상한 생각까지 했다.
마법같은 학원에 다니면서
후계자로써 목표를 가지고 성장하는 이야라의 이야기
그리고 그에게 모든걸 바치는 일린저 왕자의 이야기
디키탈리스 작가님의 소설
<내 벽을 움킨 해일>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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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친 파도에 나의 벽은 마모되었다. 조금은 패이고, 무너지더라도. 나는 여기에 서 있고, 파도는 언제나 나를 쓰다듬어 줄 것이다. 언제까지나.
출처: 방석 위로 모여라 영원한 너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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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개궁금하네 근데 짤 너무 찰떡이다
디키탈리스 최고 ... 진짜 재밌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