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한국, 인천의 역사가 역동한다, 인천교구 역사관
배선영 기자 입력 2023.03.22 16:29 수정 2023.03.22 16:49
보편교회 정신 담긴 인천교회 역사 만나는 곳
인천교구 역사관 제1전시실에 있는 연대표. 보편 교회와 한국 교회, 인천 교회의 연대를 각기 다른 판에 써서 입체적이다. ⓒ배선영 기자
“여기가 제1전시실인데요, 로마, 서울 그리고 인천, 다시 말하면 보편 교회사, 한국 교회사, 인천 교회사가 연동하는 연표를 볼 수 있어요. 역사관의 콘셉트는 (역사를) 연대순으로 나열한 게 아니라 이 세 교회사를 같이 보여 주는 거예요.”
오인자 인천교구 교회문화유산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보니 연대표가 다르게 보인다. 로마와 서울, 인천의 연표가 각기 다른 판에 쓰여 있어 입체적이다. 단편적인 흐름이 아니라 보편 교회, 한국 교회 그리고 인천 교회가 서로 맞물려 움직여 왔음을 보여 주기 위해 세부적인 부분까지 신경 쓴 것을 알 수 있다.
인천 중구 답동 주교좌성당 뒤편에 있는 인천교구 역사관은 옛 주교관 건물을 개조해 교구 설정 60주년이던 2021년 3월 문을 열었다. 3층 규모로 전시실 7개와 세미나실 1개, 수장고 2개와 경당이 있다. 천주교 고도서와 희귀본 그리고 성인 유해, 제구와 같은 일상 신앙 유물, 역대 교구장과 교황 관련 유물, 서한과 공문서, 기록 사진 등을 전시했다.
인천교구 역사관장 장동훈 신부(인천교회사연구소장)는 역사관은 "단순히 신앙과 교회의 역사가 아니라 인천이라는 구체적 환경과 신앙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조화를 이뤘는지 설명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항 도시, 산업도시 그리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 세 가지가 교구 설정 이전부터 지금까지 교구 역사를 하나로 꿰는 열쇠 말”이라고 설명했다.
3층 전시실로 가는 중 창문으로 볼 기회가 없었던 답동 주교좌 성당 뒷모습을 볼 수 있다. ⓒ배선영 기자
3층 전시실로 가는 중 창문으로 볼 기회가 없었던 답동 주교좌 성당 뒷모습을 볼 수 있다. ⓒ배선영 기자
“인천은 세계 교회와 한국 교회가 처음 만난 자리였습니다.”(전시를 여는 영상 중에서)
인천은 박해 시기 선교사들의 주요 입국로였고, 개항 후에는 조선 선교를 책임진 파리 외방 전교회의 조선대표부가 있어 지역 교회가 세계 교회를 만나던 첫 자리였다. 역사관의 또 다른 키워드인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열린 1962년, 인천교구는 대목구에서 교구로 승격했다.
“인천은 개항 도시였고, 근대화 이후 노동자들이 밀집했어요. 또 나길모 초대 교구장님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부였고, 공의회 내용에 따라 교회를 만들려고 상당히 노력한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에 대한 응답으로 인천교구는 노동사목을 가장 먼저 시작했고요. 강화 심도직물 사건은 한국 천주교회사에서 최초로 현실에 참여한 일이고, 민주화 운동 때도 구심점이었고, 또 이후 환경사목도 스스로 조직했고....”
어떻게 설계할지 고민 끝에 이런 인천만의 특색을 살려 “개항 도시, 산업도시, 세상 속에 세워지는 교회”를 주제로 역사관이 탄생했고, 교구의 역사만이 아니라 인천의 근현대사와 더불어 지역 교회에 보편 교회 정신이 담겨 있음을 보여 주게 됐다.
1962년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시작한 해, 인천교구는 대목구에서 교구로 승격했다. 장동훈 신부(인천교구 역사관장)는 공의회에 참여했던 초대교구장 나길모 주교가 공의회 정신에 따라 교구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배선영 기자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는 역사관 축복식에서 “교구의 역사관 건립은 과거의 시간을 기억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현재 우리 모습을 생각하는 시간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특별관을 빼면, 전시는 2000년 인천교구 시노드로 마무리되는데, 마침 시노드 여정에 있음이 떠오르면서 교회가 지금 무엇을 향해 나아갈지 이야기해 주는 듯하다.
역사관의 구성을 제대로 느끼려면 해설과 함께하는 것이 좋다. 장동훈 신부는 “해설사들이 역사관을 살아 있는 곳으로 만든다”고 자랑스러워했다. “해설사가 역사관을 성장하게 하고, 생명체처럼 느끼게 해 줘요. 관람객들이 전시 유물을 보면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도 해설사 덕분에 가능한 일이죠.”
천장에 달린 김포 성당의 옛 대들보나 3층 전시실로 향하는 길에 답동 성당 뒷모습이 보이게 창을 낸 것 등은 해설사 없이 눈으로만 따라가면 놓칠 수 있다.
역사관에 전시한 소사 성당에 있던 나무 제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 형태로, 사제는 신자들을 등진 채 미사를 집전했다. ⓒ배선영 기자<br>
관람을 끝내고 나오는 길에 만난 박범환 씨(바르톨로메오)는 “(전시를) 혼자 본 적도 있는데, 해설사 설명이 있으니까 더 좋았다. 역사를 책으로만 읽는 것보다 선생님이 설명해 주면 이해가 수월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 부분이 감동이었다며, “공의회가 교회에 미친 영향을 알 수 있었다. 자기 나라 언어로 미사를 봉헌하고, 세상으로 나가서 복음을 선포하며, 사회 문제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기준점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관이 더 넓어서 전시물을 여유 있게 놓으면 좋겠다고 애정 어린 의견도 덧붙였다.
인천교구 역사관은 화, 금, 토, 일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열고, 12-13시는 휴게 시간이다. 관람료는 무료고, 예약할 수 있다.
예약하기 : https://booking.naver.com/booking/6/bizes/505012
(계속해서 해설사 인터뷰 기사가 이어집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첫댓글 인천교구의 역사관.
우리 한국 교회의 역사군요.
좋은 내용입니다.
감사합니다.
아우님
뉴스거리가 없나 뒤지니
굿뉴스 지금여기에서
톡
튀어나옵디다
ㅎ.ㅎ
나도 몰랐어요 역사관이 있다는 말은 들었는데...
건강하세요 뽜이팅 하시공
~. ^
ㅎ.ㅎ
형님 한번 가 보세요.
그냥 들어선 알 수 없는 역사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인천이 가톨릭의 효시 아닙니까?
아마도 단체로 신청할것 같아요 부서장에게 말은 해놓았으니 조만간 연락이 오겄죠
고맙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