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가족
지난 4월1일(현지시간) 폴란드 프셰미실 인근 메디카 국경검문소를 통과한 우크라이나 난민들. 게티이미지
주일아침 참석하는 영국교회 예배에서 그들을 보았다.
한눈에 우크라이나에서 온 분들임을 알았다.
어머니는 아주 간단한 영어를 하시고 아버지는 전혀 소통이 안되었다.
19살 큰아들이 통역을 해주는데 그도 자주 말이 막히는것 같았다.
몇주 교회 나오시다가 언어때문에 못나오실것 같았다.
그런데, 매주 아주 성실하게 그 자리에 나와 앉아있었다.
이름이 너무 어려워 자꾸 잊어버렸다.
아빠는 유발리, 엄마는 나탈리아, 큰아들 이반, 작은아들 키릴
2주전 주일에 갑자기 마음에 감동이 생겨 오늘 식사초대를 했다.
몰도바로 피난갔을때 한국분이 만들어준 한국음식을 기억하고 있었다.
원래 집에서 한식을 만들어 드리려 했는데 아내가 여전도회 모임이 있어서
시내에 한국식당으로 모셨다.
메뉴판을 보고 너무 어려운지 주문을 못하고 나보고 알아서 주문하라 했다.
짬뽕, 김밥, 치킨, 비빔밥, 해물전...을 주문했다. 의외로 매운걸 잘 드셨다.
식사후 우리집에 오셔서 같이 티타임을 가졌다.
마침 런던에 주문한 떡이 배달되어와서 그분들에게 소개할수 있었다.
구글 지도를 보며 자신들이 살던 집과 오데사라는 도시를 같이 구경했다.
건축업에 종사하던 아빠라던데 집이 크고 멋져보였다.
흑해 해안에 있어 경치가 좋았다.
집에 가고 싶냐고 물으니 많이 가고 싶다고 말한다.
나탈리아가 전쟁의 참상들과 러시아의 잔혹한 행위들을 말해준다.
이미 언론을 통해 듣고 알았으나
현지인에게 듣는 실상은 더 비참하고 안타까웠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참상이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려진다는 것이었다.
바로 앞에 앉아 울먹이는 피난민이 있는데도
나는 그들의 아픔에 깊이 들어갈수 없었다.
이제 그들의 집인 크루즈선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영국 정부에서 크루즈선 두척을 빌려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집으로 제공하는 그들의 임시거처.
크루즈선으로 들어가는 셔틀버스 정류장에 가족을 내려드렸다.
다른 우크라이나 분들도 버스를 타기위해 모여있었다.
어둑해진 밤거리만큼이나 그분들의 뒷모습이 춥고 어두워보였다.
언제쯤이나 그리운 집으로 돌아갈수 있을런지...
나탈리아에게 약속한대로 오늘밤에는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끝나기를
기도드려야겠다.
글- 예진아빠 / 출처- 해와달
첫댓글 어느새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심이 식어지고 있네요.
성탄의 예수님이 우크라이나 국민과 피난민들에게
은혜 베푸시기를
전쟁이 그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