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선애 교수님의 추모예배 설교를 준비하며.
김동호 목사
1.
71년도에 장로회 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에 입학하였다.
그곳에서 주선애 교수님을 만났다.
내 인생에서 주 교수님을 만난 것은 특별한 은총이고 축복이었다.
2.
정말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선생님이셨다.
하나님이 보시는 것을 놓치지 않고 보셨고
하나님이 아파하시면 같이 아파하시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면 같이 기뻐하시고
그런 일이 눈에 보이면 즉시 행동으로 옮기시는 분이셨다.
망원동에 집을 지어 이사하신 후 뚝방 길을 산책 나가셨다가 뚝방에서 살고 있는 빈민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시고 오셔서는 강의 시간에 이야기 해주셨는데 ‘하나님 왜 보여주셨습니까? 왜 보여주셨습니까?’를 외치시며 가슴 아픈 눈물을 흘리시는 바람에 우리 모두가 다 눈물바다 되었던 것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3.
교수님이 돌아가신지 1년이 되자 몇 곳에서 추모예배를 드린다.
세 곳에서 설교부탁을 받았지만 한 곳은 시간이 맞질 않아 가지 못하고 두 곳에 가서 설교를 하기로 하였다. 오늘과 내일이다.
4.
추모예배 왜 드리시는가를 묻고 싶다.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 추모하는 것 좋은 일이다.
그런데 나는 추모예배와 행사가 거기서 그칠까봐 염려스럽다.
그것으로 제자와 후배들의 소임을 다한 것처럼 생각할까봐 걱정스럽다.
주 교수님을 좋은 그림처럼 벽에 걸어 놓고 이러쿵 저러쿵(좋은 의미에서) 평하고 논하는 것보다, 씨앗처럼 심어 청출어람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맺는 것이 제자들과 후배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추모예배 설교 제목을 ‘기억만 하지 말고’로 정했다.
두 곳에서 똑같은 설교를 할 작정이다.
난
주 교수님을 벽에 걸어 놓지 않고 땅에 심고 싶다.
주 교수님의 신앙과 삶을 심어 그런 신앙과 삶이 이 땅에서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지게 하고 싶다. 그것을 사랑하는 선생님에게 약속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