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메산골 부부교사 이야기
첩첩산중(疊疊山中)이라는 말은 강원도 내륙 지역인 양구와 인제에
합당한 표현일 것입니다. 간혹 청계천 세운상가에 일 관계로 가서
양구에서 왔노라 하면 2000년 초반까지 지역에서 군 생활을 하신 분들의
반응은 동일합니다.
“그 먼 곳에서 오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약 60년 전의 전방 지역은 그야말로 육지속의 섬 같은 지역이었을 것입니다.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는 지금은 자작나무 숲으로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지역내의 명소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원대리는 인제에서 현리로 넘어가는 협곡 국도 길에서 시작하여 깊은 계곡으로 형성된 오지속의 오지 같은 마을입니다.
이러한 마을에 1967년 강릉에서 교편 생활을 하던 젊은 부부가 갓난 아기를 업고서 배를 타고 강을 건너고, 산 넘고 시내를 건너 도착한 곳이 바로 원대국민학교 와현 분교였습니다.
자료에 의하면 와현분교는 해발 700미터 산촌마을 화전민 어린이들을 위해 세워진 초가집만 덩그러니 남아 있던 허울뿐인 학교였습니다.
이러한 벽지 학교를 젊은 부부 교사가 선택한 이유는“이왕이면 살림 저축도 많이 할 수 있고 또 남들이 싫어하는 일을함으로써 보람을 찾아보자”는 뜻으로 67년 3월 부임하게 됩니다. 최명환, 김영옥씨 부부가 바로 그 주인공들입니다.
말이 학교 교사이지 초가집 한 채만이 덩그러니 있는 상태의 와현 분교를 최명환 선생님 내외분은 5년간 재직하면서 화전민들의 협력으로 학교 건물과 운동장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부인인 김영옥 선생의 노력으로 전국 40개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으므로 전교생 40명인 와현 분교는 벽지 마을의 아이들에게 학용품을 비롯하여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갖도록 합니다.
“처음 6개월만 이 분교에 올라와 살려던 것이 이 마을을 버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한 일이 남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매달 두 사람의 월급 7만원에서 4만원씩 저축할 수 있었고 농사 짓는 법 등 앞으로 우리 자신의 사업 계획을 짤 수 있었으니까요.”부인인 김영옥 선생님의 말입니다.(중앙일보 1973년 1월1일 기사 인용)
낫놓고 ㄱ자도 모르던 첩첩산중 산골 마을에 참 교사의 사명감으로 부임하여
아이들과 마을 주민에 희망과 활기를 불어 넣었던 최명환 선생님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우연하게 유튜브를 통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인제군 원대리는 인근 지역이기에, 영상에 나오던 와현 분교를 찾아 나섰습니다.
때 마침 원대리 마을회관에 앉아계시던 마을 어르신들게 와현 분교를 아시느냐고 하자 오래전 분교는 없어졌고, 분교 자리는 지금은 원대감리교회와 자작나무 숲 관련 시설들이 자리 잡고 있다고 증언해 주셨습니다.
원대 감리교회와 자작나무 숲이 있는 마을은 교통이 발달한 요즘도 인제읍에서 약 20분 이상 가야하는 오지마을입니다.
그러한 깊은 산골짜기 마을을 약 60년 전에 개척자의 마음으로 찾아서 무지와 가난의 절망속에 살던이들에게 희망을 제시했던 부부 선생님의 이야기는 교권이 추락하고 무너져가는 세태 속에서 참 스승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해 줍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첫댓글 귀한 두분 선생님, 그리고 폐교 자리에 세워진 예배당...
천국에서 해 같이 빛나리 찬양이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