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만남
아들이 그런다.“엄마, 꽃 사오지마. 돈 드니까.”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말이 꼭 들어맞는가 보다. 엄마 아빠의 키를 어느새 훌쩍 넘기고도 남을 만큼 키가 자란 아들의 중학교 졸업식 날이다.
졸업식을 마치고 졸업생 하나 둘씩 담임선생님께 인사하고 교실을 빠져 나간다.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선생님 앞으로 다가서며 인사를 드리려는데 선생님을 뵈니 갑자기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더니 눈물을 쏟아 붓는다.
지각대장 우리 아들! 그동안 운동장을 한 백번은 넘게 돌고 또 돌았을까? 학교 담 타다가 걸려서 학생부에 딱 걸린 적도 있었던 우리 아들… 아침잠이 유달리 많은 잠꾸러기 아들이 이제 정들었던 교문을 나선다.
아들이 3학년 올라가기 전에 믿음 좋은 선생님을 만나기를 기대하며 하나님께 기도를 했었다.
그런데, 담임선생님과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선생님께서 이러셨단다.
“너희들을 만나기 전부터 나는 새벽기도를 통해 너희들을 미리 만나고 있었단다.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불러가며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시기를…”
그때 아들이 엄마에게 들려 준 선생님 말씀,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정성이 지금도 엄마의 가슴을 뛰게 한다.
늘 학생들을 위해 아낌없는 사랑과 함께 기도하면서 아이들을 지도하셨던 선생님! 얼마 전에는 중요한 시험의 예상치 못한 결과에 우리 아들이 받을 충격을 생각하며 차마 입을 떼지 못하시겠다고 안타까워하시며 어쩔 줄을 몰라 하시던 선생님!
졸업을 하면서 선생님을 뵈니 감사한 마음과 함께 우리 아들로 인해 그동안 마음 쓰셨던 일들을 생각하니 가슴에서부터 눈물이 흐른다. 이내 선생님께서도 그만 눈물을 흘리신다.
아직 미혼이신 선생님은 올해 결혼을 한다고 하신다. “바울아, 선생님 결혼식에 꼭 와야 해.” 선생님의 결혼식에 초청을 받은 우리 아들이다.
살면서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큰 축복인 것 같다. 그것도 믿음의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더할 수 없는 축복이다.
우리의 삶 가운데 「주님과의 만남」을 통해 가장 크고 귀한 축복을 받음이 참 감사함을 더욱 깨닫게 되는 아름다운 날이다. ♣
- 글 - 김미경 사모 / 남양주 숲속전원교회
- 출처 - 월산 해와달 2008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