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사유( 좋은 배우가 되려면)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분야에서 자신만의 선한 발자취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간단하지만, 현실에서는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적어도 주변인들로부터 장인(匠人)이라는 평가나 특유의 맛을 느끼게 했다는 평을 듣는다는 것은 범인(凡人)의 경지를 넘어 선 이라 하겠습니다.
기성세대에 속한 이들이라면 기억에 남는 연기자 가운데 김인문님을 아시는지요?
드라마 사상 역대 최고의 시청률(65,8)을 기록했던 “첫사랑”과 kbs의 농촌 드라마였던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에서 마음 따뜻한 아버지역으로 출연했던 분입니다.
첫사랑을 연출했던 이응진 kbs 전 드라마 국장은“김인문 선생은 그 누구도 흉내내지 못하는, 맛과 향이 나는 연기를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배우는 무대에서 죽어야”한다는 연기 철학으로, 2005년 뇌경색으로 쓰러졌지만 1년뒤 무사안일이라는 영화를 촬영하는 것으로 재기할 정도로 집념과 남다른 열정을 보이신 분이기도 합니다.( 스포츠 한국 2011년 4월25일 기사 일부 인용)
특별한 인연이 없는 분임에도 최근 이분에 대한 기사를 우연하게 접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연기자 생활 중간에 신앙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분은 2010년 건강이 여의치 않는 중에서도 선교 영화인“독 짓는 늙은이”를 촬영했고, 또한 마무리할 정도로 강인한 집념을 보이신 분이라 합니다.
결국 2011년 개봉된 독 짓는 늙은이가 그분의 유고작이 되었다 합니다.
김인문 배우분을 추억하는 한 여배우가 신인 시절 함께 작품을 할 때 “진정한 배우가 되고 싶고 연기를 잘하고 싶으면 난지도에 가서 버려지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라”연기에 대한 조언을 받았음을 소개하는데 말의 어간 [於間]이 느껴졌습니다.
연기자와 버려지는 쓰레기의 연관성이 어떤 것인지를 확인할 길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기사를 보면서 가졌던 생각은 “그림자를 볼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진정한 연기를 표현할 수 있다”는 말로 들렸습니다.
익히 알 듯이 난지도 매립장은 1993년도 까지 수도 서울에서 배출된 생활 쓰레기를 매립한 곳입니다.
그동안 사용되어 오다가 용도폐기 된 물건들을 버렸던 난지도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를 생각한다면 입장마다 다를것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버려지는 순간이 있다는 점입니다.
흔히 말하는 초지일관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시간의 영속성에 대한 착각 때문일 것입니다. 등장이 있으면 퇴장이 있음은 이땅에 존재하는 유한한 존재들에게는 필연입니다.
그럼에도 죄성을 지닌 인간은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영원할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 순간 초심에서 이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좋은 배우, 좋은 연기자가 되려면, 어제까지 소유주와 함께 있다가 한순간 분리되어 버려지는 물건처럼, 인기를 먹고 살아야 하는 배우의 속성상 현재에 집중하고 충실해야 함을 온몸으로 체득하길 권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선배 목회자 한 분께서 목회자가 지녀야 할 마음가짐을 말씀하시며“내일 떠나더라도 영원히 있을 것처럼, 십년 뒤에 떠날지라도 내일 그만둘 것처럼” 처신하는 목회자가 좋은 목자가 아닐까 라 하시는데 깊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뜬 구름 잡듯이 입에 발린 공약(公約)에 맛 들린 삯군이 아니라, 선한 목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 (요5:17)”하신 것처럼, 삶의 기준이 내가 아닌 하늘 아버지께 두고 살아가는 한울의 신자되길 원합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한울은 순 우리 말로서, 한은 바른, 진실한, 가득하다는 뜻이고
울은 울타리 우리 터전의 의미로서 진실한 터전이라는 말로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댓글 연기자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그렇지만
이 목사님의 글을 읽으면서 만일 목회자가
마지막 떠나는 순간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겸손하고 정직한 이가
얼마나 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다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그런 목회자가 있음을 인하여 감사하게 됩니다.
비록 목회자가 아닐지라도 뒤따르는 이들에게
작은 본이 되는 삶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