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의 바람>
송길원 목사
인디언 전래시라고도 하고
작자미상으로 소개되기도 하는 시가
'천개의 바람'이다.
"내 무덤에 서서 울지 마세요.
나 거기 잠들어있지 않아요.
난 천개의 바람으로 불고 있어요.
눈밭 위에서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기도 하고
익은 곡식 위에 햇빛으로 내리기도 하고
부드러운 가을비로 내리기도 해요.
아침에 서둘러 당신이 깨어날 때
난 당신 곁에 조용히 재빨리 다가와서
당신 주위를 맴돌 거에요.
밤하늘에 부드럽게 빛나는 별이 나에요.
(중략)
엄마 나 이 무덤에 누워있지 않아요.
천개의 바람으로 자유롭게 나르며
아침부터 엄마 곁을 휘돌고
햇빛으로 별빛으로
때론 가을비로 내리며
엄마를 영원히 지키고 있어요."
이 시는 알링턴 국립묘지
케네디 대통령 장례식에서 낭송되었다.
배우 존 웨인은
영화감독 하워드 혹스의 장례식에서 낭송했다.
2002년 9월 11일 뉴욕 그라운드 제로.
미국 9.11 테러 1주기 기념식에서
한 소녀가 이 시를 낭독했다.
마침 그 기념식에 참석했던 일본 작곡가 아라이만이
이 시에 감동, 곡을 부쳐서
2003년 ‘천의 바람이 되어’란 j-pop 을 만들어졌다.
어쩌면 인종과 문화를 뛰어넘어
전 인류를 감동으로 몰아 넣었던
천개의 바람이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하이패밀리의 K-바이블이다.
직원들이 바람에 따라 빛에 따라
매번 달라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어떤 때는 무지개로 떠오르기도 한다.
이 얼마나 놀라운 설치예술인가?
"그러니 내 무덤 앞에 서서 울지 말아요.
나 거기 있지 않아요
나 죽지 않았거든요".
나는 안다. 이 천개의 바람 설치예술을 보면
더 이상 울지 않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