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출전 기독선수, 메달 따도 못 따도 ‘갓플렉스’
조승현,최기영 님의 스토리
이장균 목사가 5일(현지시간) 안바울 선수를 안수기도해주는 모습. 한국올림픽선교회 제공© Copyright@국민일보
“온 몸이 아팠습니다. 선수 생활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경기였는데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내 힘으로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힘주시고 붙들어주셨기에 가능했어요.”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혼성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확정지으며 대한민국 유도 종목 최초 3개 대회 연속 메달리스트라는 기록을 세운 안바울 선수의 신앙고백이다.
안 선수는 단체전 6개 체급 중 남자 73㎏ 체급에 출전할 선수가 없자 해당 체급 선수로 자원했고 자신의 체중보다 7㎏이 더 나가는 선수와 동메달 결정전에 나섰다. 정규 경기 시간인 4분을 한참 넘긴 10분 이상을 매트 위에서 사력을 다해 경기에 임했던 그는 체력적으로 불리한 상황임에도 상대로부터 지도를 3차례 받아내며 대한민국 최초 유도 혼성 단체 메달 획득의 1등 공신이 됐다.
태극기를 든 복싱 동메달리스트 임애지(왼쪽) 선수와 한국올림픽선교회 사무총장인 황승택 목사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올림픽선교회 제공© Copyright@국민일보
안 선수는 경기를 마친 후 한국올림픽선교회(대표회장 이장균 목사)가 파송한 ‘2024 파리 올림픽 스포츠선교단’ 단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귀국하기 전 선교단원들과 만나 꼭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었다”며 “이렇게 만나게 된 이 시간도 하나님이 하신 일 같다”고 웃었다.
전 세계 206개국에서 1만700여명의 선수들이 모여 메달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파리 올림픽이 어느덧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메달 결정전이 이어지면서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아픔도 교차하는 가운데, 결과에 상관없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기독선수들의 담대한 ‘갓플렉스(God-flex)’ 활약상이 눈길을 끈다. 또 프랑스 파리에 스포츠선교단을 파송해 현지 곳곳을 누비며 선수들을 향한 응원과 기도, 전도를 펼치는 한국교회의 열정도 돋보인다.
생애 처음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 골프 선수 최초로 톱10에 진입한 김주형(22) 선수는 대회를 마친 뒤 SNS를 통해 가장 먼저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김 선수는 “삶에서 성공을 했을 때 그리고 실패를 했을 때 언제나 영광을 드리고 싶은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에게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언제나 사람으로서, 골프선수로서 겸손함을 가르쳐주시고 제 길을 인도해주시며, 부담 되고 힘든 상황에서 가장 큰 힘이 되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회를 남겼다.
김주형(왼쪽) 선수와 스코티 셰플러 선수의 모습. 김주형 SNS 캡처© Copyright@국민일보
김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스코티 셰플러(28)와도 신앙적인 교제를 돈독하게 이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선수와 같은 조에서 함께 경기를 치른 셰플러는 세계 랭킹 1위이자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이들은 미국 텍사스 댈러스의 같은 동네에 거주하면서 성경 공부모임도 함께 하는 ‘절친’ 사이다. 둘 다 6살 차이가 나지만 생일도 같다. 지난 6월에는 대회를 마친 뒤 함께 생일파티를 하기도 했다.
이장균(가운데 파란 옷) 목사와 한국올림픽선교회 선교단이 안세영 선수의 결승전 경기 이후 안 선수의 부모님(이장균 목사 좌우 붉은 옷)과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올림픽선교회 제공© Copyright@국민일보
배드민턴 세계 랭킹 1위이자 이번 올림픽 단식 부문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안세영 선수 역시 크리스천이다. 6일 파리 현지에 있는 한국올림픽선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안 선수는 앞서 충북 진천 선수촌에 입촌한 뒤 김지현 코치와 함께 선수촌교회 예배에 출석했다. 안 선수의 결승전 현장에는 안 선수의 부모가 스포츠선교단원들과 함께 안 선수 경기를 응원하기도 했다.
한국올림픽선교회가 파송한 스포츠선교단은 서울 순복음강남교회(이장균 목사) 실업인선교회 임원들과 함께 파리 현지의 올림픽 경기장 안팎에서 응원전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이들은 경기 출전 전 함께 기도를 받기 원하는 선수들에게 기도해주고 현지 선수촌 안에 마련된 예배실에서 각국의 목회자들과 합심 기도도 한다. 또 경기장 밖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온 올림픽 관람객이나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전통악기인 장구 모양의 열쇠고리를 전달하면서 전도활동을 병행한다.
선교회 사무총장인 황승택 목사는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믿지 않는 선수들을 전도하는 마음으로 비기독선수 경기장에도 들러 응원을 하고 있다”면서 “여자 핸드볼팀의 우빛나 전지연 선수 등은 훗날 선수촌에 들어가면 꼭 교회에 출석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선교회의 응원 장면은 파리올림픽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메인 사진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이장균 목사는 “대한민국 올림픽선교회가 파리 올림픽의 표지를 장식한 모습 또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승현 최기영 기자 chosh@kmib.co.kr
파리올림픽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Copyright@국민일보
이장균(왼쪽) 목사가 파리 선수촌에서 핸드볼 전지연(왼쪽 두번째), 우빛나(가운데), 신진미(오른쪽 두번째) 선수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모습. 한국올림픽선교회 제공© Copyright@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