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의 뿔처럼
외동인 딸 아이가 방송작가 쪽의 일을 하고 싶다며 관련 학원을 보내달라는 요청에 할 말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저희로서는 현실적인 문제인 사교육비를 감당할 능력과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식이기는 부모가 없다지요.
하나님의 은혜로 우여곡절을 겪으며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아이의 일차적 목표는 서울안의 대학이라며, 최소한 수도권의 문예창작과를 희망하는 겁니다.
그런데 딸 아이를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은 지명도가 없어 보이는 학교임에도 예체능 방면의 경쟁률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에 내심 놀랐습니다.
지난 12일(토), 실기 고사로 인하여 찾았던 학교는 기독교 정신으로 설립된 단과대학이었습니다.
오전 12시까지 시험을 치르는 아이를 기다리다가 지하에 있는 카페에서 음료를 샀습니다.
계단을 오르는데 여호수아1:9절 말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내가 네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
그리고 몇 계단을 오르는데 시야에 들어온 글귀가 무소의 뿔 처럼 이었습니다.
아마도 소설가 공지영님의 작품인 “무소의 뿔 처럼 혼자서 가라”에서 인용했으리라 짐작됩니다.
소설에서는 대학 시절 단짝이었던 세명의 여인들이 사회에 유입된 후 경험하는 독립적 삶이라 인터넷에는 설명합니다.
대학 계단에 무소의 뿔 처럼을 붙인 이유 역시 지성인으로서 자신의 삶과 인생을 책임있게 살아가라는 조언의 의미라 여겨집니다.
대통령 연설 담당 비서관을 지낸 고도원님의 아침 편지 가운데 무소의 뿔처럼이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프로나 최고가 되는 것은 너나없이 누구나 꿈꾸는 일입니다.
방법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강한 신념과 목표를 갖고 죽자 사자 최선의 반복을 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좋아서 몰입하다 보니 저절로 최고가 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고통을 만납니다.
시간이 훅 지나가 버리거나, 몸에 화상을 입고 있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거나 하는 경지에 이르는 사람만이 고수가 될 수 있습니다.>
인생살이는 자신의 계획과 의지대로 되어지는 경우는 극히 희박합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획일화된 삶일 때도 있지만, 때로는 강물을 거슬러 헤엄치며 귀소하는 연어처럼 거센 세파에 무모하게 몸을 던져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 유월 모래사장같이 불볕의 모래를 나 홀로 걸어 온 줄 알았지만, 돌아보면 임마누엘 되신 하나님이 함께 하셨음을 고백하는 이들이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오, 주여! 내 아이가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약할 때에 자신을 분별할 수 있는 힘과/ 두려울 때 자신감 잃지 않는 용기를 주소서./ 정직한 패배 앞에 당당하고 태연하며, /승리의 때에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내 아이가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 자신의 본분을 자각하여
하나님과 자신을 아는 것이/ 지식의 기초임을 깨닫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를 요행과 안락의 길로 이끌지 마시고, / 자극받아 분발하도록 고난과 도전의 길로 인도하소서.
모진 비바람을 견뎌내게 하시고,/ 실패한 자를 긍휼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
맥아더 장군의 자녀를 위한 기도문 일부입니다.
어찌보면 흠없는 상태로 자라가길 원하는 기도문이지만 인생살이 가운데 놓쳐서는 안 되는 기본적 가치관이라 여겨집니다.
인생의 중요한 관문 하나를 통과해야 하는 딸 아이를 지켜보는 아버지로서
일희일비하기보다 더 멀리 더 넓게 볼 줄 아는 안목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가슴 졸이며 아이를 위해 기도하고 응원하렵니다.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시편 37:5)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첫댓글 세 자녀를 대학에 보내고 결혼시켜 살림 내보냈습니다.
그때마다 내가 수험생이 된 듯 웃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처음 경험하는 이 목사님의 그 아린 마음이 닥아옵니다.
그래도 부모님의 기도가 있고
하나님의 은혜를 받으면서
자란 따님이니
결과는 주께서 아름다운 열매로
풍성하게 채워주시리라 믿습니다.
느군가 널 위하여
누군가 기도하네~!
외롭고 괴로운 인생길을 나서는 따님에게
주께서 은혜 베푸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