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을 심는 마음으로
처음 양구에 왔을 때 마을 주민분에게 들었던 뼈아픈 말은, 교회로부터 커피 한잔이라도 대접받은 적이 없다는 겁니다.
그분의 말을 들으며 시작했던 음료봉사를 통하여 이제는 외부 활동하는 군내 대다수의 분들은 본 교회가 대접하는 음료를 드셨으리라 자부합니다.
무엇보다 관내 3개 마을 주민분들에게 일년에 두 세 차례 교회의 이름으로 가정별로 드리는 떡과 선물 나눔으로 인해 교회 덕(?)을 본게 없다는 핑계는 더 이상 할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나눔과 섬김 사역은 개인적으로 지난 10년의 세월 동안 가장 잘한 일이라 자긍합니다.
왜냐하면 더 이상 관내 주민이라면 교회가 사랑이 없다는 말을 할수 없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오늘의 한국교회 위기 현상은 현 시대 그리스도인들의 전도 열정 상실도 한 요인이지만, 90년 대 부터 기독교가 대 사회적 공신력을 상실하도록 한 것이 한 몫을 했다고 여깁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한국교회는 초기 선배 그리스도인들의 피땀 어린 헌신을 사골처럼 우려먹기만 했지, 다음 시대를 위하여 씨 뿌리는 마음으로 심는 일에는 소홀했지 않았나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점을 반성하는 마음으로 지난해부터 시도하고 실험하는 사역이 있습니다.
제가 섬기는 교회는 몇 해 전부터 교회학교를 휴교한 상태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아이들이 없기 때문입니다.
마을에 한 두명 있는 아이들도 친구 따라 읍내 교회를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현실이지만, 그렇다고 목회자로서 손을 놓고서 있는 것은 직무유기라는 생각으로 저와 제가 섬기는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인 교회 바로 옆의 초등학교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마음으로 학교에 행사나 특별한 일이 있으면 본 교회 이름으로 화분을 보내고, 졸업식에는 소정의 장학금을 기부하는 중입니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10월 마지막 주일에 지키는 추수 감사절 예배를 마치고 양구 사과와 음료를 전교생과 교직원들에게 간식으로 대접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감사주일을 앞두고 교무실로 연락하여 의도를 이야기하자 너무 고맙다는 인사를 대표로 받았습니다.
사실 지난번 교장 선생님이 재직하실 때는 특별 행사가 있으면 사전에 협조 요청을 하실 정도로 사교적인 분이셔서 사전에 묻지 않고 일처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그동안의 교류가 있었기에 지난해 년말 국토정중앙면민 화합의 날 행사시에 음료봉사를 하는 도중 웬 신사 한분이 봉사 테이블로 오셔서 인사를 건네셨습니다.
알고 보니 새로 부임하신 교장이라며 그동안 협력에 감사인사를 하셨습니다.
다음 세대를 책임질 금쪽같은 어린이들에게 교회의 이름으로 양구 사과 하나씩과 이요 음료를 대접하는 것이 어쩌면 무의미할 수 있겠지만, 교회의 이름으로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 특별한 의의(意義)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금년에도 이 일을 위해서 다섯분의 타 교우 그리스도인들께서 물질로 섬겨 주셨습니다.
양구 사과 110개(3박스 大)와 이요 음료 110개를 구입하고서도 금액이 약 15만원이 남았습니다.
때 마침 읍내의 한 단체에서 양구 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풋살 대회를 주최하기에 남은 금액으로 스포츠 음료 150개를 구입해서 본 교회 명의로 협찬을 했습니다.
다음세대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하여 씨앗을 심는 마음으로 물질로 섬겨 주신 분들과 마음으로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고마운 인사를 드립니다.
작금의 상황속에서 거시적 관점에서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면 콩나물 시루에 물을 주듯이 조건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청년들과 청소년들에게 흘러 보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하는 절박한 이유를 구약성경 사사기는 이렇게 증언합니다.
“백성이 여호수아가 사는 날 동안과 여호수아 뒤에 생존한 장로들 곧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모든 큰 일을 본 자들이 사는 날 동안에 여호와를 섬겼더라 ”(사사기 2:7)
“그 세대의 사람도 다 그 조상들에게로 돌아갔고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였더라”(사사기 2:10)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첫댓글 시골의 조그만 교회인데
참 놀랍고 대단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하나님의 미소를 그려봅니다 이 목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