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의 품격(品格)
“2등은 기억하지 않습니다.”
한때 일류를 지향했던 어느 회사의 광고 문구로 기억됩니다.
이 광고는 우리 사회의 특성을 한마디로 규정한 카피였지 않나 싶습니다.
“1등만이 기억되는 00운 세상”이라며 우리 사회를 꼬집었던 개그 프로도 있었지만, 1등 이외의 사람들을 위한 배려나 관심 부족은 세상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서글퍼질 때가 있습니다.
개 교회 지도자들의 모임인 자리에서도 간혹 1등 지상주의를 느끼곤 합니다.
마치 꿩 잡는게 매라는 식으로 과정은 생략되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식으로 밀어 붙이는 모습들이라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포츠 가운데 축구 경기를 좋아합니다.
스포츠 경기가 사람들에게 주는 감동은 전력상 약자로 불리우는 선수나 팀이 강자를 이길 때의 쾌감이라 하겠습니다. 물론 이러한 경기가 공정성을 전제로 할 때입니다.
“패장은 말이 없다.”로 대변되기에 힘을 다해 이기려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나 팀을 대하는 관중들이 피부로 느끼는 감동은 승패를 떠나는 것 같습니다.
지난 10월 2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렸던 프로축구 1 경기에서 광주fc가 보여준 수준 높은 품격에 홈팀인 인천 유나이티드 관중들의 함성과 박수를 받았습니다.
경기는 홈팀인 인천이 1:0으로 이겼지만, 이날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것은 원정팀 광주가 시합에서 지고 나서 보여준 행동 때문이라 합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까지 원정팀 인천의 응원석으로 가서 인사를 하는, 국내 스포츠 경기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기 때문입니다.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프로 축구 감독이 세명 있습니다.
그분들은 고정운, 김기동, 이정효 감독입니다.
이분들의 공통점은 객관적인 전력상 약팀을 맡아서 일정한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내었다는 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맡은 팀 구성원들에게 동기 부여를 했다는 점입니다.
이중에서도 광주의 이정효 감독 같은 경우에는 끊임없이 전술을 연구하고 자신의 팀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대단하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입니다.
프로축구 1부 경기에서 경기 중 상대팀의 전술에 따라 포메이션(선수 배치)을 자주 바꾸는 감독이 김기동과 이정효 감독이라는 해설자의 말을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이 말은 곧 평소에 그에 대비한 훈련이 일상화가 되어 있다 하겠습니다.
다음은 마이데일리의 기사 한 부분입니다.
<광주가 상대팀 팬들에게 인사를 건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광주는 지난 22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조호르와의 3차전 경기가 끝난 뒤 조호르 원정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당시 광주 선수들은 박수를 치며 인사했고, 조호르 팬들도 박수로 화답했다.
이정효 감독은 이에 대해 "당연한 행동"이라며 "지난 일본 원정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 선수들이 광주 팬들에게 인사를 해줬다.
조호르 팬들도 먼 거리를 이동했다. 배울 건 배워야 한다. 앞으로 K리그 다른 구단들도 응원 문화를 배웠으면 좋겠다.
그래서 가서 인사를 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배울 건 배우자" 광주, 이번에도 '패자의 품격' 보여줬다! 홈 팬 향해 정중한 인사→인천도 박수로 화답, 마이데일리 10월 28일 자 기사 일부분 인용)
승패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프로스포츠에서 패배를 깨끗이 승복하고 상대팀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훈훈한 모습과 품격은 모처럼 가슴에 온기를 불어 넣어줍니다.
담임 목회자로 강산이 변한다는 세월을 보내며, 이제는 교회 지도자들도 삶의 자리에서 품격있는 자세와 모습에 대하여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이제부터라도 교회 직분자라면 서로가 인정하고 공신력을 담보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가치를 품격화 해 나가야 할 때라 절감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사도 베드로의 권면을 우리는 가슴에 담고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 19. 부당하게 고난을 받아도 하나님을 생각함으로 슬픔을 참으면 이는 아름다우나 20. 죄가 있어 매를 맞고 참으면 무슨 칭찬이 있으리요 그러나 선을 행함으로 고난을 받고 참으면 이는 하나님 앞에 아름다우니라
21.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받았으니 그리스도도 너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사 너희에게 본을 끼쳐 그 자취를 따라오게 하려 하셨느니라> (벧전 2:19-21)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첫댓글 참 귀한 글 감사합니다
우리 한국교회도 배울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이 좋아하는 축구감독
3사람 이름이 생소할 만큼
축구에 무식하니 어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