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 늙어가는 길
이인호
늙어 가는 길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무엇 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이 마음과 같지 않고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 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
애틋한 친구가 그리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
노욕인 줄 알면서도,
두리번 두리번 찾아봅니다.
앞 길이 뒤 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발 한발 더디게 걸어면서 생각합니다.
아쉬워도, 발자국 뒤에 새겨지는 뒤 모습만은,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하면서
황혼 길을 천천히 걸어 갑니다.
꽃보다 곱다는 단풍 처럼,
보다 아름답다는 해넘이 처럼,
그렇게 걸어가고 싶습니다.
(받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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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 - 늙어가는 길 / 이인호
브리스가
추천 4
조회 92
24.09.15 13:1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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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름다운 저녁 노을 처럼 그렇게
나이 들어 가고 싶습니다.
구름처럼 여유로운 마음으로 늙어가고 싶습니다.
모든 길은 새로운 호기심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공감이 가는 좋은 글을 만났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님의 말씀이 눈깐빡할이 이리되네,
그말씀이 저가이나이 되니 실감이 나네요
아름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