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해명' 되레 길 열어줬다. 1년끈 코인 의혹, 3차영장 탄력

[양평대교]

더불어민주당 김남국의 수십억원대 암호화폐 보유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세 번째 압수수색 영장 청구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법원의 두 차례 영장 기각으로 수사 동력이 떨어졌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김남국의 것으로 추정되는 전자지갑 주소 등이 드러나면서 위믹스 코인 추가 보유 의혹이 제기된 데다,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법안을 발의하고 토론회를 개최했다는 의혹이 추가되면서 자금출처를 규명할 필요성은 더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는 지난해 2~3월 불상의 빗썸 전자지갑으로부터 김남국의 업비트 전자지갑으로 위믹스 코인 약 80만개(최대 60억원 상당)가 이체된 것을 확인하고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의심거래로 보고했다.

FIU는 자체 분석,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이끄는 정보분석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난해 7월 서울남부지검에 통보했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FIU가 자체 기준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해 통보해 온 것”이라며 “통상 범죄와 전혀 무관한 것을 수사기관에 통보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남부지검 반부패·공공수사전담부인 형사6부(부장 이준동)는 FIU 자료를 검토한 뒤 지난해 10월 김남국의 업비트 전자지갑에 60억원 상당의 위믹스 코인을 이체한 빗썸 전자지갑과 그 이전의 전자지갑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었다.

정치자금법 위반, 범죄수익은닉, 조세포탈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하지만 당시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판사였던 권기만 부장판사는 “거액의 암호화폐를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사유로 이를 기각했다.

검찰은 같은 해 11월 압수수색 범위를 좁혀 김남국 업비트 전자지갑에 거액의 코인을 이체한 불상의 빗썸 전자지갑 1개에 대해서만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했지만, 비슷한 이유로 기각됐다.

한치 앞도 추적하지 못하게 된 검찰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보석 중 도주 등 급한 현안에 밀려 사실상 수사를 멈췄다.

검찰 관계자는 “FIU 통보에 따른 가장 간단한 확인 절차부터 막힌 셈”이라며 “기든 아니든 범죄가 의심되는 사안에 대해선 깨끗하게 확인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데 기각 사유 자체가 어떠한 보완의 여지를 주지 않아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가 발행한 암호화폐 위믹스는 지난해 12월 8일 국내 주요 암호화폐거래소에서 상장폐지 됐다가 두 달 만 지 2월 코인원에 단독 상장됐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의 모습. 

그런데 지난 8일 김남국이 낸 입장문이 전자지갑 주소 역추적의 근거가 되면서 ▶김남국이 2021년 2월 초 LG디스플레이 주식 매도대금 9억9000여만원으로 투자한 코인이 위믹스가 아닌 비트토렌트이고 ▶김남국이 보유했던 위믹스 코인이 당초 알려진 약 80만개가 아니라 약 127만개(최대 85억원 상당)이며 ▶이 중 30억원 상당은 또다른 코인에 재투자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검찰도 영장 재(再)재청구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의혹과 사실들이 튀어나오고 있어 우리도 언론보도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분위기에 휩쓸려 영장을 청구했다가 또 기각되는 일이 없도록 신중하게 따져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국은 이해충돌이나 거짓 해명 등 도덕성 논란에도 휩싸여 있다.

그는 2021년부터 게임회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위믹스를 보유하면서 게임 관련 코인에 호재로 작용할 만한 내용의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 암호화폐 소득 과세를 시기를 유예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공동발의했다.

지난해 1월엔 P2E(Play to Earn, 게임으로 얻은 아이템을 가상자산으로 활용) 게임 규제 완화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전문가인 변창호씨는 11일 언론사와 통화에서 “문제는 김남국의 해명이 계속 바뀌고 있다는 점”이라며 “김남국은 보유 코인 가치가 9억1000만원이라고 했지만, 김남국이 공개한 자료와 김남국의 것으로 추정되는 전자지갑 속 코인만 합쳐도 10억원이 넘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