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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은혜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라
경에 보면 '누군가의 은혜를 가벼이 여기지 말라'는 가르침으로 '사자와 참새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느 때인가 숲속의 왕인 사자가 짐승을 한 마리 잡아 실컷 포식을 하는데, 갑자기 다리뼈가 목구멍에 걸려 버립니다.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뼈를 뱉어 내지도 못하며 혼자 애를 쓰는 사이에 뼈는 점점 더 깊이 살에 박혀 사자의 목숨을 위협합니다.
주위에는 평소 사자의 위용에 두려움을 느낀데다가 울부짖는 사자의 포효에 놀라서 아무도 접근하려 하지 않으니 작은 도움도 청할 수도 없는데, 나무에 참새 한 마리가 그 모양을 바라봅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든 참새는 '대왕님 내가 힘이 되어 드려 볼까요?' 하고 물으니, 워낙 다급했던 사자는 그렇게라도 해 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애원합니다.
참새는 수도 없이 사자의 입으로 날아들며 걸린 뼈를 마침내 빼어 놓으니, 사자는 아주 고마워하며 ‘내가 다음에 좋은 먹이를 찾으면 네게 꼭 나누어 주마' 하고 약속을 합니다.
며칠이 지나서 입안이 아문 사자는 다시 사냥을 하여 맛있게 식사를 하는데, 참새가 다가와 지난번의 약속을 상기시킵니다.
사자는 지난번의 약속은 어디 갔냐는 듯 '야! 이 참새야! 네 녀석이 내 입안을 수도 없이 드나들 때 너를 먹어 버리지 않은 것만도 은혜라 할 것인데 무얼 달라고 하느냐'며 핀잔을 하고 떠나갑니다.
참새는 사자의 약속을 어기는 일도 괘씸하지만 한술 더 떠서 자기를 우롱하는 말투가 너무 분하여 '내가 몸은 비록 작지만 내 너에게 반드시 배신의 아픔을 맛보게 하겠다' 라고 생각하고는 사자의 뒤를 몰래 쫓아다닙니다.
어느 날 사자는 맛있게 포식을 하고 나무 아래 누워 낮잠을 청하는데 참새는 이때다 싶어서 날아들어 사자의 머리에 앉아 한쪽 눈을 사정없이 쪼아 버립니다.
한쪽 눈을 잃게 된 사자는 울부짖으며 자신을 해친 참새를 잡으려 하지만 참새는 허공에서,
'야, 이 은혜도 모르는 녀석아! 너는 나를 원수 대하듯 하지만 그래도 나는 자비를 베풀어 네 눈 하나는 남겨 놓으니 잃어버린 눈을 생각할 때마다 은혜라는 것이 비록 작더라도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생각하도록 하여라' 하고 날아갑니다.
공주 계룡산에 어느 스님은 호랑이가 길가는 여인을 잡아먹고 비녀가 목에 걸린 것을 살려 주니, 나름대로는 은혜를 갚고자 예쁜 처자를 하나 업어다 주어 둘이서 남매의 연을 맺고 겨울이 지나서 집에 돌려보내 준 인연으로 남매탑이 생겨났다는 설화에 비교해 보면 사자보다 호랑이가 훨씬 은혜를 아는 축생입니다.
그처럼 우리는 살면서 크고 작은 은혜 속에 삽니다.
크게는 구명지은에서 나를 낳아 주신 은혜, 내가 어려울 때 밥 한 그릇 대접 받은 은혜에서 심신이 고달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 작은 위로의 말 한마디로 힘을 얻는 은혜 등등 이 한 몸 살아가는 데에는 모든 것의 은혜 아님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형편이 풀리면 사람들은 참새에 대한 사자와 같이 자기 어려울 때 의지하고 힘을 얻었던 좋은 이웃에 대해 배은망덕의 행위도 서슴치 않기를 잘 합니다.
그러한 때는 참새가 사자의 두 눈 가운데 하나를 거두듯, 그 교만한 마음 가운데에 또 다른 고통이 생겨납니다.
고진감래요 흥진비래라 합니다만, 인생이란 쓰고 단 맛과 흥겹고 비통한 일들이 점철되어 마치 순서를 기다리다가 일어나듯 생겨나는 문제의 연속이어서 누구에게라도 똑 같은 문제가 생겨나는 것은 피할 수 없으나,
지혜로운 사람들은 한번 맛본 고통을 두 번 다시 맛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는 삶을 살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어리석은 사람들의 행동과 삶은 지금의 이 영화가 마치 천년만년 가는 줄 알고 자기 손톱 밑의 가시는 크게 여기면서 타인의 크나큰 아픔은 도외시하니, 자고새면 한바탕 꿈속인 것을 고통을 겪고 나서야 알아챕니다.
그나마 그것을 알아채는 사람은 중간 정도 사람이요, 낮은 사람은 그것조차 알지 못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어리석은 생각과 말과 행동을 거듭 행하니 아둔하고 어리석기가 짝이 없습니다.
누구에겐가 작은 은혜라도 입은 것을 혹 잊고 있지는 않았는지 살펴 가며 보은하는 삶으로 노력할 것이요, 혹 내가 누군가에게 덕을 베푼바가 있으면 그 베푼 바는 하루라도 빨리 잊어 버려야 진정 세상의 크나큰 은혜에 대한 갚음이 될 것입니다.
덕 베풀고 은혜를 끼친 것을 마음에 담아 두면 자칫 서운한 마음과 원망하는 마음이 생겨 차라리 행하지 않고 알지 못하였을 때보다 더 큰 괴로움이 되기도 하는 것이니까요.
은혜를 갚는 길이 꼭 상대가 내게 베풀어준 방식만이 아니라 하더라도 마음속으로 상대의 행복과 성취를 위하여 기도하고 나의 삶을 세간을 위하여 자비희사의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그것도 보은의 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혹시 우리 주위에 배은망덕을 밥 먹듯 하는 사람은 없는지 그런 사람이 있다면 한 번 더 살피고 또 살피어서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또 은혜를 원수로 갚으면 세상이 반드시 그 댓가를 치르게 하는 것, 지은보은하는 일에 다음이란 말은 없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 난 날 우리 부모님과 조상님들 그리고 부처님과 삼보의 은혜에서 스승님까지 오늘이 있도록 수도 없이 많은 은혜에 두루 두루 감사하고 고마워하는 오늘입니다.
#해월스님
첫댓글 감사합니다 성불하십시요(())
고맙습니다. _()()()_
고맙습니다.~()()()~
옴 아비라 훔 캄 스바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