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라 인구에 절대다수인 노동자와 농민 서민들은 평소엔 말은 잘하지만, 막상 글을 쓰려 하면 어렵게 느껴집니다.
이는 글을 가로막는 문법이나 맞춤법 때문이 아닙니다.
세상은 이미 글로 세상을 독점한 지식인들 위주로 판이 짜여 있기 때문입니다.
이 나라에서 양심적 지식인을 제외하면,
노동자·농민의 삶을 진심으로 대변하는 글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글쟁이들은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며,
자신들만 이해할 수 있는 말과 규칙을 만들어 글을 지배합니다.
그들의 글은 세련되어 보이지만, 속에는 거짓과 허영이 가득합니다.
국회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노동자·농민·서민의 대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검사, 판사, 변호사, 지식인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그들만의 말과 법으로 세상을 움직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진정한 민주주의가 꽃피기를 바라는 것은
마른 나무에 꽃이 피기를 바라는 일입니다.
땀 흘려 일해 본 적 없는 그들이 어찌 우리 마음을 알겠습니까.
그들의 글은 이책 저책 에서 배껴 지식의 짜깁이에 불과합니다.
삶의 냄새가 없고, 아픔과 기쁨의 체험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글은 감동이 없습니다.
반면, 노동자와 농민이 직접 겪고 느낀 것을
솔직하게 풀어내면 그것이 곧 진짜 글입니다.
문법이 틀려도, 표현이 거칠어도 괜찮습니다.
그 안에는 진심이 있고, 생명이 있고, 감동이 있습니다.
농부는 하늘과 땅, 그리고 생명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노동자는 인간의 옷과 집과 도구를 만드는 창조자입니다.
그들의 손이 없으면 세상은 하루도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농업은 성스러운 일이고, 노동은 신성한 일입니다.
그러니 글 앞에서 기죽을 이유가 없습니다.
남의 방식 흉내 내지 말고,
자기만의 말과 느낌으로 솔직하게 쓰면 됩니다.
사랑방에서 이야기하듯, 밭머리에서 이야기 하듯
있는 그대로 말로 쓰는 글이 가장 사람 냄새 나고 감동을 줍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숨기지 말고 꺼내어 써야 합니다.
그게 욕이든, 분노든, 세상에 대한 외침이든 괜찮습니다.
속에 담아두면 병이 되고,
있는 그대로 털어놓으면 마음이 건강해집니다.
농민과 노동자가 자기 생각과 느낌을 스스로의 말로 쓰기 시작할 때,
비로소 세상은 바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오늘부터 우리도 글을 두려워하지 맙시다.
배운 대로가 아니라, 느낀 대로, 살아온 대로
농민답게, 노동자답게 글을 써봅시다.
첫댓글 훌륭하십니다 동의합니다
농자천하지대본!!
네~ 그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