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질지 못하면 약하지나 말지
파도에 휩쓸리고
돌 끼리 부디치며
깎이고 다져지다
급기야는 도공(陶工)의 구석(球石)으로
형체도 못 갖춘 돌맹이로 버려져도
소천을 기다리는 마음이야 미련도 없다마는
풍진풍파에 닳고 깎인 아픔일랑 이골난 화상은
모질지 못하나마 약하지나 말것을
야박스런 물정에도 울컥하는 남은 잔정에
번지는 눈물마져 걷울 줄 모른다.
모질면 강해진다더만
거듭하는 세월에도 도무지 가당찮은지
차라리 약하기를 바라는듯
언감생심
세상 보는 마음마져 싯다르다를 닮는구나.
설마 싯다르다가
조선의 황진이나 청산리 벽계수를 알까마는
정 그리는 황진이의 시 한자락에 미쳐 굳지 않은
약한 정 못내겨워 황진이를 그린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내여
--동짓 달 기나긴 밤을 허리 한가운데 베어내어--
춘풍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봄바람같은 따듯한 이불 서리서리 감아 넣었다가--
어론 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구뷔구뷔 펴리라
--정든 님 오신날 밤에 한가닥 한가닥 고루 펴리라--
장마비로 얼룩지고
어처구니 없는 풍진세상에
도무지 이승에서 찾아 볼 것 같지 않은
도원 속 애련기(愛戀記)를 그리며
독하지 못하면서 약해진 자신을 본다.
-글 / 日 光 -
첫댓글
그러게 말입니다
독하지 못하면 약해지지나 말것이지
정말 뉴스를 못 보겠어요
너무 슬픕니다
7월의 장마가 이젠 옛 칠월의 장마가 아니네요
지구가 노하셨나봅니다
한두번의 노여움도 아닌걸요.
자연의 노여움에 순응하지 못하는
인간에 대한 채찍으로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황진이 님의 시와 고운시로 찾오신 시인님 감사합니다
물질문명의 고도화에 미쳐 못 따르는 정서 같은 정신 문화~
요즘 부쩍 옛님들의 서정적인 시가 그리운 때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건안 하십시요
일광님 !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시길바랍니다
모질지 못하다고 잘 못된 것은 아니지요? ㅎㅎ
세상이 하도 어수선해서 하는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밤도 깊어 갑니다. 늘 응원하고 있습니다. 건강을 챙기기를 바랍니다.
어수선하던 일상이 차분해지는 늦은 밤입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고르지 못한 장마 날씨입니다.
건강 살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