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 한 그릇
박 남 준
섣달 그믐
어머니의 한숨처럼
눈발은 그치지 않고
대목장이 섰다는
면소재지로 어머니는
돈 몇 푼 쥐어 들고
집을 나서셨다
사고 싶은
것이야 많았겠지요
가슴 아팠겠지요
섣달 그믐 대목장날
푸줏간도 큰 상점도
먼발치로 구경하고
사과며 동태 둬 마리
대목장을 봐오시네
집에 다들 있는 것인디
돈 들일 것 있느냐고
못난 아들 눈치 보며
두부전, 명태전을
부치신다
큰형이 내려오면
맛보이신다고
땅 속에 묻어 뒀던
감을 내어 오시고
밤도 내어 오신다
배도 내어 오신다
형님의
방에는 뜨근뜨근
불이 지펴지고
이불 호청도 빨아서
곱게 풀을 멕이셨다
이번 설에는
내려 오것제
토방 앞 처마 끝에
불을 걸어 밝히시고
오는 잠 쫓으시며
떡대를 곱게 써신다
늬 형은 떡국을
참 잘 먹었어야
지나는 바람소리
개 짖는 소리에
가는 귀 세우시며
게 누구여, 아범이냐
못난 것 같으니라고
에미가 언제 돈보따리
싸들고 오길 바랬었나
일 년에 몇 번
있는 것도 아니고
설날에 다들 모여
떡국이나 한 그릇
하자고 했더니
새끼들 허고
떡국이나 해먹고
있는지
밥상
한편에 식어가는
떡국 한 그릇
어머니는 설날 아침
떡국을 뜨다 목이
메이신다
목이 메이신다
💝 💝 💝
첫댓글 "떡국 한 그릇"
좋은글,예쁜이미지
잘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즐거운 설 명절
행복하소서!
좋은글 감사 합니다
늘 고맙습니다.
따스한 온정으로
충만한 복된 설
명절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