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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시대 황제연경당신을
주말반이라 3주간의 시간이 걸린다.
가격은 성인 29만원
대학생 26만원
1일차
입단테스트 보는데 잠영 최소 15m
자유형 50m
평형 50m
배영 50m
헤드업 자유형 50m
트러젠 50m
입영 3분
이 모든 걸 첫날 첫시간에 다 봤다.
수영을 배운 게 5년 전 7개월(접영 킥까지만 배움)이었고 그 후는 수력이 전무했던 나는 좆됐음을 실감했다.
심지어 물에 뜨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자유수영을 할 때 숨이 전혀 차지 않을 만큼 아~~~~주 여유롭게 호텔수영 하듯 했던지라 사람들이 휘슬에 맞춰 기계처럼 움직이는 걸 보고 잔뜩 겁을 먹었다.
내 차례가 왔을 땐 요령은 무슨 젖 먹던 힘을 다 쏟아
이 악물고 헤엄쳤다.
배영 잠영 빼고 전부 감점요인들이 가득했기에 나는 필히 탈락할 거라 생각했으나 집으로 귀가조치 당하지 않았음에 감사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점심시간 1시간과 두어시간마다 10분간 쉬는 시간을 제외하고 종일 수영을 시킨다.
입단테스트만으로도 탈주자가 생길만큼 무척 고되다.
나는 이미 한계에 다 다랐는데 영법마다 300m씩 시킨다.
내가 느리게 가면 앞뒤 할 거 없이 모두 밀려 버리기에 이를 악물고 노력했지만 의욕만 가지고 할 수 없는 걸 뼈 저리게 깨달았다.
5미터 가다 멈추고 가다 멈추고를 반복해 꼴랑 25m인데 네댓번을 일어섰다.
물을 하도 마시다 마시다 눈, 코, 입, 귀 얼굴에 구멍이란 구멍에서 전부 물이 나왔다.
모두가 이미 끝내고 저 앞에서 강사님의 말씀을 듣는데 나는 이제 반대편에 다 다랐다.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고 어거지로 헤엄치면 이제 막 도착했는데 잠깐 쉬었으니 다시 출발이란다.
숨이 넘어간다.
구조영법(헤드업자유형, 트러젠, 기본배영, 횡영) 및 입수법(다리벌려입수, 헤드퍼스트입수),
방어기술(전방, 양측방 밀쳐내기),
구조기술(전방, 후방 수하구조)을 배웠다.
다시 말하지만 교육 첫날이었다.
구조동작의 2/3를 다 배우는 미친 속도에 원래 이러는 게 맞나 싶었지만 모두들 힘겨워 하면서도 곧잘 따라가는 모습이 부럽고 야속했다.
서른명 가까이 되는 교육생들 중 나는 단연 꼴지였지만 이번 기수의 반장을 자처했다.
나는 나를 잘 알기에 책임감이 없으면 도중 하차할 것 같아서 자진했고 인명구조요원교육 역사상 최초의 꼴지반장이 됐다.
집 오는 길에 기절하다시피 힘이 빠져 저녁 7시 반쯤부터 잠이 쏟아졌다.
2일차
평소 8시간은 자는 편이었는데 루틴이 달라져서 그런가 오히려 수면시간은 6시간 이내로 확 줄었다.
긴장을 해서 그런지 아침엔 오히려 눈이 잘 떠졌다.
방어기술 중 익수자가 구조요원을 앞/뒤로 끌어안거나 덮쳤을 때 대처법(물 속으로 두번 들어가서 팔꿈치 안쪽을 엄지로 꾹 눌러 익수자의 팔힘을 빼게 하고 밀쳐내며 뒤로 거리 벌리기), 5키로 수하물 인양 심화교육 받았다.
이날 정~~말 물을 많이 먹어서 식도에 넘어간 물을 게워낸 것만 서너번은 족히 됐을 거다.
강사님들이 물을 계속 튀기면서 덮쳐오시는데 연습이지만 정말 꽉 잡고 얼굴이 뒤틀릴 정도로 찍어눌러서 순간 나 살겠다고 버둥대다 강사님 얼굴에 상처를 내버렸다.
면목이 없어서 물에다 머리를 처박고 연신 사과드렸지만 가슴팍이 시뻘건 강사님을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이날 입영을 혹독하게 시켰는데 잠영으로 25m를 가서 8키로 마네킹과 5키로 원판을 들고 25m를 돌아온다.
횡영이든 입영이 돼야 인양이 되기 때문에 입영을 무지막지하게 시켰다.
내 평생 입영을 성공할 수 있을까..? 싶을만큼 어렵고 감이 안 잡힌다.
나 하나에 강사선생님들이 돌아가며 봐주는데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했다.
사실 했던 말을 또 하고 또 가르치는 게 답답하고 귀찮을텐데 짜증 한 번 안 내고 다정하게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그러나 못 하는 걸 그래도 하라고 푸쉬 받을 때 수경 안으로 눈물이 고일만큼 힘에 부쳤다.
내가 못하는 거지만 정말 서럽고 도망 가고 싶었다.
다른 레일의 사람들은 제깍제깍 출발하고 돌아오는데 내가 속한 레일의 사람들은 나를 기다린다고 늦어진다.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모르겠다.
수경을 가면 삼아 소리 없이 눈물만 좔좔 흘렸는데 강사분이 나더러 괜찮냐 물어준다.
괜히 수영으로 숨 찬 척 하면서 넘어갔는데 거울을 보니 코가 시뻘갰다(누가 봐도 우는 사람)
3일차
탈주자만 예닐곱명이다.
그 중 내 연습 파트너도 있었다.
굴하지 않고 나는 계속한다.
동기들은 전직 수영선수, 요트관광업체 대표, 체대생, 해양대생, 현직 인명구조사(본인 말로는 갱신 및 초심 잡으려고 신규반 들으심), 수력 5~10년 등등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어쩐지!
난 무슨 자신감으로 이걸 시작한 걸까?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마음 깊이 공감됐다.
이 날 레스큐 튜브를 이용한 구조법 1, 2, 3, 4를 배웠다:
레스큐 튜브가 생각보다 마시멜로우처럼 부들부들하고 말랑말랑해서 의외였다.
이 가느다란 폼 하나에 성인 4명이 한꺼번에 구조될 수 있다니 신기하다.
구조법 1 : 익수자가 튜브에 세로로 올라타 엎드림, 다리벌려 입수, 트러젠으로 다가가서 횡영으로 데려나옴
2 : 익수자의 양 겨드랑이에 튜브를 끼고 버클을 채움, 다리벌려 입수, 트러젠으로 다가가서 횡영으로 데려나옴
1, 2가 익수자의 의식이 있을 때의 구조법
구조법 3 : 헤드퍼스트 입수, 헤드업 자유형으로 다가감, 익수자 앞에서 튜브를 수면에 팡 소리 나게 뒤집음, 구조자가 레스큐튜브를 배에 배고 올라탐, 등을 두드려 의식이 있는지 확인, 익수자의 손목을 잡고 돌림과 동시에 등에 레스큐 튜브를 밀어넣어 버클을 채움, 튜브를 잡고 입영으로 데려나옴
구조법 4 : 헤드업 자유형으로 다가감, 익수자 앞에서 튜브를 수면에 팡 소리 나게 뒤집음, 구조자가 레스큐튜브를 배에 배고 올라탐, 익수자 등 뒤로 이동하며 물을 쳐뿌리고 괜찮으세요?하고 의식확인, 양 겨드랑이 밑으로 양손을 넣고 옆통수를 잡은 다음 뒤로 누워 익수자의 몸을 수면 아래에서 반대방향으로 돌림, 버클 채우고 팔 나란히 자세로 튜브를 잡고 입영으로 데려나옴
3, 4가 익수자의 의식이 없을 때의 구조법이다.
특히 4는 경추손상의심 익수자를 위한 구조법이다.
인명구조요원 교육에서 가장 필요한 건 헤드업영법과 입영이다.
이 두가지만 되도 8할은 먹고 들어가는듯.
그간 평일 5일을 퇴근하자마자 저녁도 거르고 매일 수영연습을 했다.
물의 무서움이 덜해졌는지 버둥거림이 줄어서 지난 주보다 낫다.
한두명이 내게 연습 많이 하신 것 같다, 늘었다며 말 붙여주신다.
문제는 입영이다.
매일 한시간내내 입영연습을 했는데 정말 안됐는데.. 그랬는데 갑자기 됐다!
나를 봐주시던 선생님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어삼가(어차피 삼초 후 가라앉음)를 예상하시다 10초가 지나도 물 위로 고개를 유지하자 눈이 점점 커지시면서 동료 강사님에게 "반장님 되는데?" 라며 나를 가리켰다.
기적이 일어났다!
숨도 쉬고 내쉬고 반복해도 가라앉지 않았다.
정말 뿌듯했다.
이 날, 진도가 더딘 교육생에게 1:1로 강사선생님들이 붙어서 봐주셨다.
단체로 움직일 때에 비해 엄청 힘들진 않았지만 의욕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아 계속 응원해주는 선생님을 실망시키게 만드는 것 같아 죄스러웠다.
재능은 없어도 성실함이 무기인 나를 스스로 격려하며 이겨낸다.
4일차
새벽 5시에 출발해 6시부터 오후 3시까지의 스케쥴이다.
동이 트지 않은 칠흙같은 새벽에 다이빙 하러 간 적이 있는가?
난 처음 했다.
잠수풀이 깊어서 생각보다 잘 안 들어가진다.
고막이 얼얼하게 압이 차니 겁을 먹는다.
차근차근 입수부터 시도해 본다.
전방 밀쳐내기를 시도했을 땐 얼레벌레 했다만 4m 잠수풀에서 후방구조 연습을 하다 패닉이 왔고 과호흡으로 온 몸이 떨렸다.
버둥대는 내 낌새를 수중에서 알아채시고 바로 끌어올려주셔서 다행이었지만 이미 숨+물 마구잡이로 퍼먹은 나는 숨을 뱉어내지 못 했다.
내 손을 힘 있게 잡아주며 쉼호흡을 시킨 강사님을 따라 헉헉대니 모두의 시선이 꽂혔다.
걸을 수 있을만큼 진정하고 수경을 벗은채 부축을 받아 앉아 있으니 총 책임강사님이 다가오셨다.
사부작 사부작 의미 없는 잔행동을 머쓱하게 하시더니 그래도 잘 하더라 하면서 츤츤대셨다.
나한테 미안하셨나보다.
왜냐면 과호흡 오기 직전에 교육생들을 꾸짖었는데 반장이 나니까 나를 콕 찝어 쓴소리를 하셨기 때문이다.
주말교육인지라 평일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수영장을 새로 끊어 한시간~한시간 반을 연습하며 정말 성실하게 임했는데 티가 안 났는지.. 노력 부족이라는 말을 들어서 솔직히 서러웠다ㅎ
신경 써주신 덕분에 나쁜 감정은 없었다만 원치 않게 눈물이 났다.
급하게 수경을 찾아 껴서 눈물만 뚝뚝 흘렸는데 티가 났는지 울지 마라고 어깨를 쳐주신다.
울지 마라고 하면 더 울게 된다고 덕분에 꽤 오랫동안 루돌프 코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마음을 다잡고 잠수풀에서 입영 5분을 연습했다.
얕은 곳에서는 입영을 할 때 의식해서 무릎을 높게 들어야 바닥을 스치지 않는데 깊은 곳에선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다.
허벅지가 터질 것 같고 허리가 뒤틀리는 순간을 넘기며 1초만 더! 속으로 외친다.
힘이 풀려 얼굴이 수면으로 잠기고 나오고 잠기고를 반복하다 스리슬쩍 나오려 하니 나오지 마라고 강사님이 나를 떠민다.
내 얼굴에 아까와 같은 다급함이 덜했나 보다.
세 번을 떠밀리다 맥이 풀려 물 속에서 고개를 처박고 있으니 손을 내미신다.
유산소라 회복이 빠르기에 잠깐 나와 쉬니 살만 하다.
그리고 점심시간에 갑자기 하혈을 했다.
40일 주기인데 20일만에 했다는 건 생리가 아니라 하혈이 맞다.
당황해 하니 동기언니가 너 그거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 거야라고 말해주셨다.
그런가?
탐폰과 비상약을 동기에게 빌려 위기를 모면하고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간다.
수하물 수색구조를 하는데 늘 그랬듯 내가 꼴지다.
5kg 원판을 한쪽 어깨에 짊어 올리고 횡영을 한다만 여지없이 꼬로록 잠긴다.
내가 잠겨도 요구조자는 살려야 한다는 강사님의 말을 되뇌이며 수경 없이 물 속에서 실눈을 뜬채 나 홀로 고독한 수중전을 벌인다(원래는 구조자, 요구조자 둘 다 수면 위로 얼굴이 나와야 한다)
8kg 플라스틱 마네킹을 들 땐 가관이었다.
두 팔을 나란히 뻗고 겨드랑이에 손을 받쳐 입영인양을 할 때 버둥대자 강사님 대여섯분이 내 시야에서 격려를 해주신다.
"반장님 힘내요! 조금밖에 안 남았다!"
"이제 절반 왔다!"
"좀만 더! 앞으로 10m!"
"3분만 버텨!"
다른 레일의 강사님들조차 내게 다다닥 달라붙어 화이팅을 외쳐주신다.
그 덕에 포기하지 않는다.
그간 배운 걸 계속 반복하는 오후시간이 끝나고 교육이 끝나 어기적어기적 걸어 나가려는데 강사선생님이 나를 붙잡으신다.
집에서 근력 연습 특히 허벅지와 엉덩이를 짜내는 운동인 스쿼트를 많이 해달라 하신다.
"연습 좀만 더 하면 합격하실 수 있어요. 제가 반장님 계속 지켜봤는데 너무 열심히 하셔서 좀.. 짠하더라고요."
노력을 인정해주는 말 한마디에 쉬는 시간 10분마저 열심히 연습한 내 모습이 눈 앞에 반짝 보였다.
또 코 끝이 시큰하다.
5일차
감기몸살에 걸렸다.
아무말 하지 않았는데 직장동료들이 건강을 염려해줄 지경이 됐다.
"좀 쉬어라! 니 자유수영하러 가면 절교임."
날 위해주는 친구에게 고마웠지만 몸은 착실하게 방수마스크를 끼고 연습을 계속하다 3일째 되던 날 고열로 gg를 쳤다.
물에 들어가지 않으니 마음이 불편한.. 어정쩡한 컨디션으로 오전수영을 강행했다.
그간 했던 평가항목들의 무한 반복이어서 딱히 설명할 게 없다.
이 날 놀란 건 영법을 할 때 체력이 딸려 20m도 못 갔던 내가 50m를 쉬지 않고 간다!
발목을 꼿꼿하게 세우고 물을 발등으로 누른다는 느낌을 되뇌이며 허벅지를 교차로 움직이니 속도가 빨라지는 걸 수면에서 체감했다.
이게 진짜배기 발차기구나! 혼자 마음속으로 뿌듯함을 느꼈다.
오후엔 필기시험과 CPR을 배운다.
장소를 이동해야 해서 어느 세월에 지하철을 타고 가나 고민하던 찰나, 동기가 같이 타자고 해서 냉큼 수락했다.
씻고 나와 담배를 태우는데 여기저기서 동기분들이 “반장님 차 없으면 태워드릴까요?” 라며 권유해주신다.
단체인사 빼곤 인사도 섞지 않은 분들이 내게 먼저 다가와 손을 내밀어주신다.
진한 인류애를 느꼈다.
필기시험 난이도는 매우 쉽다. 공부가 필요 없을 수준.
CPR은 수상구조사이시자 현직 응급구조사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다.
①환경안전(주위를 훠이훠이 내저으며 가르는 제스쳐), 감염예방(폴리, 마스크 씀)
②쓰러진 사람의 양어깨를 두드리며 “괜찮으세요?” 묻고 의식 확인
③주변 사람을 특정해 지목하며 “검은 옷 입은 학생 119에 신고해주세요. 흰 모자 쓴 분 자동심장충격기 가져다주세요.”
④환자의 몸에 아무 손 대지 않고 내 귀를 환자의 입과 코 부근에 가까이 해 숨결을 느끼고 시선은 가슴을 보며 오르락내리락 하는가 확인
⑤한 손은 다른 손의 손등깍지를 끼고 쇄골 앞머리와 갈비우리 오목한 곳의 하부 1/2(편의상 유두선 가운데)를 손바닥꿈치로 5cm 가량 압박 후 이완
⑥인공호흡은 성인인 경우 턱에 손가락 두 개를 받쳐 고개를 위로 젖히고 코를 막고 가슴이 올라올 때까지 숨을 불어 넣음.
⑦30:2 비율로 압박과 인공호흡을 시행할 것
⑧소아의 경우 한손만 압박, 유아의 경우 두 손가락으로만 압박
⑨자동심장충격기는 안내멘트에 무조건 따를 것
붙이는 위치 : 하나는 오른쪽 쇄골 밑 세로 또는 가로로, 하나는 왼쪽 앞전거근에 가로로
⑩환자의 호흡이 돌아오거나 의료진 또는 응급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계속 시행. 이것이 육상에서의 CPR이지만 수상사고일 경우는 순서가 다르다.
수상사고는 인공호흡부터 먼저 실시해 체내 산소포화도를 올려주고 가슴압박을 실시한다.
수상사고는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하기 전에 젖은 물을 마른 천으로 닦아 물기를 제거하는 것이 필수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교육이 끝나고 라이프가드 수영모와 휘슬목걸이를 받았다.
흰색과 강렬한 빨간색이 나를 싸악 감쌀 생각을 하니 이미 어엿한 안전요원이 된 기분을 느낀다.
교육이 끝나고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뒤에서 동기분이 반장님 하고 나를 부른다.
역으로 걸어가며 몇 분의 동기들을 더 마주쳤는데 하나같이 나한테 반장님 하고 다가와주셨다.
수영복 차림이어도 나는 못 알아보겠는데 오전부터 신기하게 먼저 말 걸어주신다.
반장이면 사람을 엄청 잘 챙기든가 뛰어나게 잘 하든가 해야 할 텐데 나는 뭣도 아니라서 솔직히 주눅들어 있었다만 이렇게 다가와주시는 분들을 보며 내가 그래도 밉보이진 않았나보다 싶어 마음이 놓인다.
마지막 날 6일차
마음을 가다듬고 아침 6시에 집결했다.
반장 몫은 해야지 싶어 이온음료를 한박스 바리바리 싸들고 가다 박스가 터져서 평가 시작도 전에 힘을 다 썼다.
이 날 지각한 사람이 몇 있어서 여자 중에선 환자인 나와 다른 동기만 제 시간에 참석한 기이한 날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횡영, 입영, 스컬링, Y자 뜨기 외엔 전부 탈락이라 재평가를 받아야 했다.
교육생들을 레일별로 줄을 세우고 휘슬에 맞춰 출발한다.
영법들 모두 25m 기준이고 항목별로 제한시간이 있다. 22~25초 내외로 들어와야 성공이다.
하나가 끝나면 곧바로 하나가 시작이라 모두가 이를 악물고 죽기살기로 헤엄친다.
욕심은 진즉에 비웠지만 최선을 다 하기 위해 물이 입으로, 코로, 폐로 들어와도 물속에서 토하면서까지 온 몸이 부서져라 헤엄쳤다.
헤드업 자유형, 헤드업 평형, 트러젠, 잠영, 횡영, 밀쳐내기(전방, 측방), 방어기술(전방, 후방), 레스큐 튜브를 이용한 구조, 수색인양, 입영(입영, 스컬링, Y자 뜨기)이 평과 과목이다.
얼레벌레 시간이 흐르고 수색인양은 내가 가장 취약하다.
잠수를 맘 먹은 직전에 호흡이 꼬여 가슴이 떨린다.
사람들은 다 출발하는데 불안한 숨을 쉬고 있으니 책임강사님께서 시간이 얼마나 걸려도 좋으니까 가다듬고 가라고 조언해주신다.
어렵사리 반대편까지 잠영해 수하물을 들어 올리고 가쁜 숨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보자 다른 교육생들은 저 멀리 가 있다.
외로운 싸움이 시작됐다.
그러자 교육생들이 “반장님 파이팅!” 하고 박수와 함께 힘찬 격려를 보내주신다.
강사님들도 “반장님 가자!” 라고 외쳐주신다. 분에 넘치는 지지에 감동을 받았지만 감상에 젖을 여유가 없다.
평가 직전에 한 강사님께서 우리 흡연자들은 담배 생각도 안 날만큼 내가 가진 모든 걸 다 써야 한다고 조언해주셨다.
조언을 되뇌이며 온 사지가 찢어져라 발버둥을 치고 정말 간신히, 어렵사리 도착하자마자 물 밖에 大자로 드러누웠다.
입 안은 피로누적으로 생긴 피물집이 터져있고 입술에 피가 난다. 인양할 때 힘을 주다 나도 모르게 깍 깨물고 뜯었나 보다.
사람들이 괜찮냐고 몰려드는데 시야가 핑핑 돌고 머리와 귀는 웅웅댄다.
안 그래도 영법 평가 중에 동기 한 분이 과호흡이 와 쓰려졌기에 다들 서로를 주의 깊게 살펴준다.
얼마나 고된지 이 짧은 평가 시간동안 마신 물이 1리터가 넘는다.
드디어 인명구조요원평가의 꽃인 입영이다.
풍문으로 듣기론 3분만에 오케이 내려준다고 들었거늘.. 장장 40분을 봤다.
40분동안 쉼없이 헤엄쳐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이번에 했다.
턱이 밑으로 잠기기 때문에 의식하느라 고개를 앞으로 쭉 빼고 천장을 향해 들고 힘줬더니 골이 땡긴다.
스컬링과 함께, 한손을 들고, 두손을 들고, 두팔 쫙 위로 펴서 만세를 하고 등등 다양하게 입영을 시킨다.
꼬로록 꼬록 잠기는 걸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려낸다.
그렇게 평가는 막을 내렸다.
평가생 22명 중 8명 합격, 나머지는 탈락이다.
수료식을 끝내고 집으로 가는 차에서 기절하듯 녹았다.
이 날 낮잠 5시간, 밤잠 6시간 반 총 11시간을 잤는데도 아침에 눈을 뜰 수 없었다.
4일이 지난 지금 아직도 근육통이 있지만 정말 뿌듯하고 이제 무엇이든 다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이 들었다.
내 인생에 가장 차갑고 뜨거운 8월이었다.
존나멋있어
와 진짜멋있다...
멋지다
와 진차 멋지다
와...진심..
존경합니다 ! 수력 1년인데 자수 갔다가 라이프가드 교육 받으시는 분들 보고 대단하다 나도 나즁에 한번..?했었는데 이랗게 힘든거구나!!!!!! 너무멋져 나 소름 돋는다ㅠㅠㅠㅠㅠ 나 나중에 또 읽어어지 ! 너무너무 멋진 글이다 잘읽었어 여샤
와..
수친이 라이프가드 땄다는 얘기만 들었지
이정도로 힘들고 전우애가 생기는건줄은 몰랐네..
정말 축하해!!!!
해야지해봐야지 하다가 지금은 수영도 못하는 상황 ㅠㅠ 완전 정독했어. 너무 고생했다!! 멋있다. 고생했어!!!! 그리고 축하해!
와 진짜 감동적이야.... ㅠㅠㅠ
YMCA 라이프가드 진심 엄청 힘든데 멋있어!
다른거 연어하다가 우연히 보고 들어왔는데 진짜 대단하다!!! 난 내년에 취득 의향 있어서 더 자극받았어
반장님 정말 멋있다 👍🏻👍🏻👍🏻 대단해
ㅠㅠㅠㅠ나진짜 이거 버킷리스트....
여시야 진짜 대단하다 나 이제 수영 1년차라 200미터 연습중인데...너무너무너무멋있다
글 넘 감동적이야...대단하다...나도 꼭 이번생에 따도록노력할게!!
너무 멋지다ㅠㅠ 나도 이거 버킷리스트에 넣을 것 같아ㅠㅠ
나 읽다가 울었어.. 여시 진짜 너무너무 대단해!
대단해… 멋지다 여시
와 너무 멋있다!!! 이제 접영 배우는 수영 초보인데 아무것도 모르고 라이프가드 자격증 문의했는데 일년은 더 해야 시도라도 해보겠다. 짱 멋져
멋지다 나도 수력반년찬데....이거따보고싶다 내년에 수료하는걸 목표로 열심히해봐야지
여샤 너무 멋있다!!! 글이 넘 생동감 넘쳐ㅎㅎㅎ 수영 좋아하는 사람이라 연어하다가 글 봤는데..나도 해보고싶어졌어!!!!
진짜멋지다
입영 계속 연습하면 언젠가는 될까? 얼마나 연습해야해? 입영으로 익수자 끌고 오는거 해야하는데 중량도 너무 무겁고 입영도 안되서 미칠것 같아
지금 교육 듣고 있어?
@황제연경 당신을 응 근데 나는 지금 밀국에서 듣고 있어
@수박껍질 여기 기준은 20미터 수영한다음 바닥까지 4.5미터 잠수 9키로짜리 벽돌들고 내머리랑 벽돌 물밖으로 내 놓고 5미터 수영해서 들어와야해 제한 시간 40초
@수박껍질 4.5미터? 진짜 깊네ㅠ 더 빡세다
당연한 말인데 하다보면 돼.. 입영은 점점 된다가 아니라 어느날 어느순간 어ㅅㅂ 나 왜 돼? 라서..
개인시간에 입영만 집중적으로 연습해보는 건 어때? 며칠차야?
@황제연경 당신을 5일짜리 코스중에 딱 하루 했거든.. 근데 이전 코스에서 4.5키로짜리 중량 갖고 오는것도 겨우 패스 했거든… 일주일에 한번씩 가는 거라 한달 정도 시간 있는데 입영 연습 진짜 계속 해봐야겠다
@수박껍질 아 그럼 쌉가|~~~~~! 여시 다음 강습 때 영문도 모르게 둥둥 떠다닐 거임
여시야 그래서 지금은 재평가보고 땄어?
노ㅠ 못 땄어
울면서 읽음 진짜 열정이 너무 멋지다 대단해...
여시 너무 멋잇따ㅠㅜ 나도 버킷리스트인데..언제 도전할지...
입영 매일 연습햇다고 했는데 평일에도 YMCA가서 연습한거야?
대부분의 수영장이 입영 못하게해서..어디서 연습했는지 궁금해..!
나는 아무 수영장 자유수영으로 끊어서 구석탱이에서 입영 연습했어ㅋㅋ 늦은 시간이면 사람도 없으니까 뭐
@황제연경 당신을 앗 그렇구니 우린 입영 못하게하드라구ㅜㅜ 여시는 낮은풀에서 연습한거야? 우린 못하게해서 걷기라인 낮은풀에서는 연습해야될거같은데 낮은풀 넘넘 안됑ㅜㅜ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10.08 1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