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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베스티즈
나
한결 같기를 원하면서 변화 하기를 원하는 그게 나
평범 하기를 원하면서 특별 하기를 원하는 그게 나
2001 2 14
멀리
프랑스에서 온 전화
몸이 땅에 붙은 것 처럼 졸려서 지금은 못 받는다고 해 놓고
결국 그 전화 때문에 신경이 서서 30분 쯤 후 기듯이 일어나
못 받은 전화의 뒤를 내 쪽에서 잇게 됐는데
새벽 4시라는 시간에 목소리가 하나도 안 졸리게 생생한 재형이는
내 잠을 깨워 놓고도 일원 한 푼 어치 미안한 기색이 없다 아 재수...
1시간 쯤 전화를 했나 - 거기가 프랑스 라는 사실을 계속 떠올리며 -
우린 여기서 머물 수 없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새로운 노래에 대한 이미지가 마음을 살짝 흔들어 놓고
내가 요즘에 관심 가지는 잡다한 것들이
음악 이라는 드넓은 융단 밑으로 순식간에 깔려 버린 추운 봄 날
2001 3 7
real christmas day
와.. 저쪽 방에 있는 크리스마스 카드 너무 예쁘네요
고마워요
특별한 만남도 선물도 없는 지루한 하루 였지만
그렇게 느낄 때가 행복한 때 라고 믿어요
너무 큰 걱정 때문에 눈물로 그늘져 있는 사람들도 많을텐데
적어도 난 그렇진 않으니 얼마나 감사 해야 할 일 인지
잠을 많이 자서 머리가 아파요
조금 전에 일어 났는데
우리 강아지 세 마리가 마루에서 막 놀고 있는 모습이
평화로워 보여서 잠시 엄마가 된 것 처럼 뿌듯 했답니다
시간을 너무 많이 잠에게 빼앗겼군요
이제 눈을 떴으니 뭘 해볼까
밤에 눈이 온다는데
눈 구경 하러 밑에 잠시 내려 갔다 올까 봐요
눈을 밟는 일은 정말 특별해요
땅이 아니라 그 위에 하얗고 폭신한 것이 살짝 덮여 있어서
발을 디딜 때 마다 몸이 가볍게 떠 있는 듯 설레이는 기분이 좋아요
혹시 오지 않더라도 실망할 일은 아니죠
쓰다 만 가사를 쓰며 조금 고민스러운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러다가 누군가에게 문자 메세지 라도 오면 또 잠시 반가운 무드
아까 아침에 잠시 깨서 또 다시 잠 들기 전 까지 계속 그랬거든요
몇번 반복 되니까 지루할만 했는데 잠에 빠져 들어서
지금은 또 새롭게 느껴지네요
삶은 생각하기 나름
불행 하기에 행복하고 행복 하기에 불행 하다는 걸
우린 알고 있어요
뭔가 특별한 일이 없어서 실망 스러운 하루 였나요
그럼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비슷한 시간에 이 곳에서 태어나 함께 마음을 나누고 있다는 것
다른 시대 다른 세계에서 헤매이고 있을 수도 있는데
우린 여기 함께 있군요
눈물 겹네요
merry christmas love and peace
2001 12 25
12월 31일
누구도 내 마음 속에 들어 오지 않게 해 주세요
내가 그 사람 때문에 마음 상하고 외로워 하지 않도록
그냥 나를 혼자 이게 도와 주세요
누굴 향해 애타는 감정이 되지 않도록
내 심장에 얼음으로 만든 칼을 꽂아 주세요
그러다 피가 뜨거워져 의지도 없는 얼음이 물로 녹아 내리면
그 때 사랑 하게 하세요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2001 12 31
너의 목소리가 들려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 보려 하는데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
현실이 되어 버렸네
열이 나고
가슴이 뛰고
얼굴이 붉어져 있네
한 발 물러 서야 할지
한 발 다가 가야 할지
견주어 볼 힘도 없네
아직 만나지도 않은 우린데
내 마음 속에서는 벌써 헤어져 있다네
그래서 이러는 거지
시작도 못하는 거지
2002 1 15
잘가
하나 남은 사진을 꼬깃 꼬깃 접어 휴지통에 버린다
안녕 이제 너도 남 이구나
너만은 다를 줄 알았는데
내가 누굴 다시 사랑할 수 있겠니
내가 누굴 다시 사랑할 수 있겠니?
2002 2 4
좋아요
내가 뭘 먹을 때
옆에서 챙겨 주는 게 좋아요
냅킨 위에 숟가락과 젓가락을 놓아주고
컵 한 가득 물을 따라주고
한 입에 먹기 어렵거나 뜨거운 음식은 그릇에 덜어주고
딱딱한 껍질이 있는 음식은 손으로 발라 주고
내가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사이
모든게 나한테 맞춰져 저절로 다 차려지는 상을 보면
왜 웃냐고 물어도 부끄러워 대답할 수 없는 행복한 얼굴이 돼요
2002 3 9
내가 당신 이라도
비가 옵니다
오늘 같은 날은 아파트 관리실에서 춥지 말라고 인심 써주잖아요
따뜻한 불이 올라 와서 바닥이 뽀송 뽀송 한데도
내 몸은 바깥 만큼 춥고 젖어 있군요
낮에도 햇볕 한 줌 들어 오지 않는 내 방이 지겨워서
강아지들 하고 마루에 나와 앉아 있는 때가 많은데
오늘은 그 것 마저 소용이 없네요 바깐 만큼 여기도 잿빛 이예요
이래 저래 사람 기분 우울하게 만드는 날은
머릿 속에 떠오르는 사람 조차도 정해져 있네요
아니다. 생각해보니 그 사람은 햇빛 나는 날에도 눈 내리는 날에도
언제나 나와 함께 였군요
날이 이래서 더 슬프게 찍히고 있을 뿐
가끔 이렇게 서럽도록 간절한 날도 당신 얼굴이 먼저입니다
함께 울고 웃고 절대로 헤어질 수 없는 운명 같은 걸 얘기하고
그래도 문득 문득 차오르는 불안감을 마음 저편으로 밀어 내며
내 사랑은 이번이 마지막 이야 수만번 되뇌이던 때가 있었죠
왜 내 사랑 이야기는 모두 다 과거형 으로 끝나 있나요
앞으로 얼마 만큼의 만남과 헤어짐이 나도 모르게 준비되어 있나요
기억이 목을 죄어서 새로운 사랑은 시작 조차 하기도 힘든데
가만 생각해보면 내가 당신 이라도 나 하고는 헤어졌겠어요
2002 4 6
덥다
잠을 많이 잤더니
몸에서 열이 막 나고
머리가 어질 어질
너무 쉬니까 아프네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내 곁을 떠나고
그 때문에 조금은 바뀔 일상이 신경 쓰이기도 아무렇지 않기도 한데
나도 누군가의 곁을 떠나면
그도 이렇듯 허전할까
의자에 앉아 있는 내가 시시해 보인다
티비에 나온 연예인들은 참 잘 웃기도 하지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달리고 부딪히고
생각해보니 토요일이라 저만한 강도의 산만한 프로그램들이군
처음 본 사이인듯도 싶은데 성격이 좋은건지 거리낌이 없네
서로의 몸이 맞닿는다는건 폭력적인 몸짓을 제외하곤
어느 정도는 호의의 표현 일텐데
그게 저렇듯 쉬운 일이였다면 난 세상을 좀 더 만지고 살아야 하나
누군가에게 나의 체온을 옮기는 일이 어색하다
지금 정도의 열 이라면
내가 잡는 누구의 손 이라도
그를 열렬히 사랑하고 있다는 오해를 만들어 낼 수 있을텐데
2002 6 1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걸까요
그럼 당신은
나를 사랑하는 걸까요
그럼 우리는 헤어지지 않을 수 있나요
오늘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했었던 애인이
다른 예쁜 여자와 걸어 가는 걸 봤어요
하루에도 수백번 나를 사랑 한다고 고백 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저기서 새로운 사람의 손을 잡고 웃고 있네요
나 하고 걸을 때도 꼭 저렇게 웃었거든요
우리가 헤어진다는 건 생각 조차 할 수 없게 만드는 웃음 이였거든요
그럼 다시 생각해 볼까요
지금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걸까요
그럼 당신은
나를 사랑하는 걸까요
그럼 우리는 이번에는
헤어지지 않을 수 있나요
2002 6 7
일기가 주옥같네 ㅠㅠㅠ
이소라 진짜 엄청 여리고 예민하고 감성적인 사람같음
이소라 음악에는 뭔가 남다른게 있음 ㅠㅠ듣는 사람까지 처절하게 슬퍼지는 ㅠㅠㅠ
감정이 온전히 다 담겨있는 느낌 ㅠㅠㅠㅠ
근데 저렇게 감성적인 사람은 본인 자신이 너무 힘들거같아.... 사랑을 할때나 끝이날때나 ㅠㅠ
첫댓글 차우차우..ㅠㅠ
너의 목소리가 들려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하는데도
이거 델리스파이스 차우차우 가사랑 똑같아...! 머징..?
우와 대박이다..
얼마나 섬세한 감성을 가졌는지 느껴진다..
쩐다 ㅜㅜ 먼가 힐링되는 느낌
10년전이면 ..? 암튼 와..멋지다..ㅠㅠㅠㅠㅠㅠ
이소라는 가수가 아님 .. 시인임
쩔어. . . . . . . . .
뭔ㄱ ㅏ 이 언니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그런 이미지다 하지만 현실은 와우 만렙
가사같다 하나하나....
시인이네요,, 그냥 나온 가사가 아니네 ㅠㅠ
우와진짜머싯다
ㅜㅜ우와....
나이소라팬인데흑흑자랑스럽다
이런 글 지금쓰면 오글거린다고 허세라고 하겠지.....
어떻게 일기 쓴건데 왜 다 가사집이 되는거죠ㅠㅠㅠㅠ저거 아무거나 골라서 노래가사해도 되겠다...진짜 이쁘게 썼다..ㅠ
진짜.. 전달력이어마어마한 아티스트..!
32살쯤에 쓴 일기인가? 흠
헐....감성터져,...ㅠㅠ
엉엉
아 재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스타일이다
좋다
우와..
이소라ㅠㅠㅠ너무좋아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