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최근에 인터넷을 하면서 봤던 말 중에 가장 임팩트 있었던 것은
<실행복>이라는 단어였습니다.
실행 + 행복, 즉, 실행해야지 행복해진다는 말이었죠.
저는 이 세음절의 단어 안에 심리학의 모든 것이 함축돼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굉장히 많은 정보들을 손쉽게 열람할 수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 많은 정보들이 우리를 변화나 성장의 단계까지 이끌지는 못합니다.
대다수는 우리의 머리속에 잠시 머물다가 곧 사라져버리죠.
특히, 자기계발이나 심리학 같은 경우에서 이런 현상을 흔히 관찰할 수 있는데,
제가 정말 많이 들어 본 질문들이 대체로 이렇습니다.
'그게 정말 되요?'
'그렇게 간단해요?'
듣기에는 굉장히 기본에 충실하고 당연해 보이는 말들이기에,
이렇게 간단한 과정이 과연 내 이 복잡한 심사를 치유해줄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드는 건 인지상정이겠죠.
하지만, 인간의 마음은 비유하자면 스포츠와도 같아서,
충실히 닦여진 기본기를 능가하는 스킬셋이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의 웰빙을 가꾸기 위해서는,
너무나도 당연해 보여서 별 생각없이 무시하게 되는 그러한 일들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것입니다.
인생이란 나를 양육하는 게임이다.
정말이지 흥미로운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들 인간은 본질적으로 어려운 과제보다,
본질적으로는 쉬운 과제인데 이를 꾸준히 반복해서 실행하는 일을 훨씬 더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성장이나 성공을 위한 방법을 구할 때,
상대적으로 더 수월한 어려운 과제, 즉, 이 난제만 풀 수 있다면 바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는 환상을 갖게 하는
"특별한 비법론"에 몰입하게 되는 것이죠.
특별한 비법론이란, 적어도 심리학에선 일종의 판타지에 불과하기 때문에,
'저희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확실하고 빠른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같은 캐치프레이즈를 감히 내걸 수 있는 심리학자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심리학은 스포츠와 같습니다.
기본이 가장 중요하죠.
마음의 평화와 내면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유튜브에 나온 심리학자들이 설명하고 있는 지극히 당연해 보이는 방법들을
반복적으로 꾸준히 실행해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들입니다.
운동, 산책, 건강한 식습관, 나를 잘 알고 있는 사람과의 속 깊은 대화, 일기 쓰기, 명상, 심호흡,
방 청소, 감정 노트 쓰기, 독서 및 독후감 쓰기,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남과의 경쟁 말고 어제의 나와 경쟁하기 등등
물론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 쉽고 간단하며 지루한 방법들을 반복적으로 꾸준히 실행하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이 지루한 루틴을 보다 더 쉽게 실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은 없을까?
이제부터, 여러분을 나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나라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어느 한 육성 게임의 "플레이어"라고 생각해 보세요.
즉, 나를 1인칭이 아닌 3인칭으로 대하는 것이죠.
이러한 타자화는 통상적으로 나 자신과의 심리적 거리감을 떨어뜨려놓는 작용을 하는데,
이는 나를 마치 타인처럼 대하면서 스스로와 관계를 맺어가는 것 같은 효과를 불러 일으킵니다.
나를 세상에 동떨어져 있는 외로운 존재로 인식하는 게 아니라,
3인칭 전지적 작가의 시점을 통해 나라는 존재와 가상의 "정서적 교류"를 하는 것이죠.
힘들 땐,
'무명자야, 힘들지? 지금은 그냥 쉬어, 시간은 많으니까 우선은 우리 몸부터 챙기자.'
라고 위로해주고,
뭔가를 해냈을 땐,
'무명자야, 잘했어. 난 언제나 널 믿고 있었다구. 네가 해 낼 줄 알았어!'
라고 칭찬해주고,
뭔가를 해야 할 땐,
'무명자야, 우리가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말고는 해 줄 사람이 없어. 힘내자.'
라고 용기를 북돋아주고.
3인칭의 타자화를 통해,
항상 내 편만을 들어주는 최고의 친구를 곁에 두고 있는 것 같은 효과를 주는 겁니다.
마라톤도,
혼자 뛸 때보단 옆에서 으쌰으쌰해 줄 수 있는 동료가 있는 편이 훨씬 더 힘이 되는 것처럼,
인생이라는 긴 레이스에서
가상의 나를 최고의 동료로 삼아 함께 동행하는 거예요.
나와의 대화, 나에 대한 칭찬, 나에 대한 위로, 나에 대한 배려, 나에 대한 따뜻함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요새 일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들었는데, 글 보니 좀 힘이 나네요!!. 감사합니다
인생아, 사는 거 다 그런 거야. 알지? ㅇㅋㄷㅋ
자빠지면 쉬어가는 거니까, 잠깐 쉬다가 맛 있는 거 먹자. 먹고 힘 내서 다시, 인생 다 그런 거니까... ㅇㅋ!
쓰면서 괜히 흐믓해지네요. ㅎㅎ 좋은 글,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