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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 , 1982 제작
미국 | SF 외 | 2022.10.05 (재) | 15세이상 관람가 (재) | 117분 (재)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해리슨 포드, 숀영, 룻거 하우어, 에드워드 제임스 올모스
현존하는 최고의 비주얼 마법사 리들리 스콧 감독이 그려낸 미래 사회의 어두운 면모, 인간의 존재 그리고 복제인간과 인간의 공존에 대하여 아주 철학적이고 파격적으로 디테일한 완성도를 통해서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영화사 역대 최고의 SF 걸작입니다.
핵전쟁 이후 혼돈과 무질서로 휩싸인 2019년, 복제인간 ‘로이’를 포함한 ‘넥서스 6’이 오프월드에서 반란을 일으킨 후 지구로 잠입한다. 은퇴한 블레이드 러너였던 '데커드'(해리슨 포드)는 지구에 잠입한 복제 인간들을 찾는 임무와 함께 강제로 복직하게 되고, 탐문 수사를 위해 찾아간 넥서스 6 제조사인 타이렐 사에서 자신이 복제 인간임을 모르는 ‘레이첼’(숀 영)을 마주하게 된다. 한편, 증거의 꼬리를 잡아 수사하던 도중 ‘데커드’는 ‘레이첼’ 덕분에 위기 속에서 목숨을 구원받게 되고, 복제 인간과의 마지막 전투를 앞두게 된다.
<블레이드 러너>는 지나치게 섬세하고 철학적이며, 또한 시각적으로도 혁명적인 작품입니다.
영화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서사의 중심에 놓고, 이를 레플리컨트라는 인공 존재를 통해 심도 깊게 탐구합니다.
필립 K. 딕의 SF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를 원작으로 만들어졌으며 1982년에 처음 개봉하여 비평과 흥행에서 실패하였으나 이후 높은 평가를 받게 되어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고
<필립 K. 딕의 SF 소설 원작 영화 베스트 11> 참고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스타워즈>, <에이리언>과 더불어 SF 영화의 역사적인 명작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어둡고 혼란스러운 미래를 탁월한 비주얼로 묘사하여 현재까지도 엄청난 찬사를 받고 있으며, 이 영화 이후에 나온 수 많은 SF 작품, 특히 사이버펑크 장르의 작품들이 이 영화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가 다루는 핵심적인 주제는 바로 '인간성의 정의'입니다.
주인공 릭 데커드는 탈주한 레플리컨트를 추적하는 블레이드 러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마주하는 존재들은 감정과 고통, 삶의 갈망을 지닌,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존재들입니다.
특히 클라이맥스에서 로이 배티가 보여주는 자기 희생과 마지막 독백은 매우 시적인 동시에 깊은 울림을 줍니다.
“All those moments will be lost in time, like tears in rain.”
(그 모든 순간들은 시간 속에 사라지겠지, 마치 빗속의 눈물처럼)
이 장면은 레플리컨트의 인생이 짧을지라도 그들이 지닌 감정과 기억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을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하이데거적 존재론, 포스트휴먼 철학, 기억의 본질, 윤리적 주체성 등 철학적 논의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인조 존재’가 주체성을 획득하고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행동을 한다면, 우리는 과연 인간과 비인간을 어디서 구분해야 하는가?
이런 점에서 <블레이드 러너>는 마치 한 편의 철학 에세이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시각적 스타일과 서사, 대사 하나하나가 이 질문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는 ‘사이버펑크’ 미학의 시초로 불릴 만큼,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시각적 스타일을 구현했습니다.
어두운 도시, 스모그와 네온사인이 범람하는 로스앤젤레스의 풍경,
동서양이 혼재된 문화적 모티프 등은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탁월하게 형상화합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필름 누아르’ 장르의 어두운 그림자와 조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회색과 청색이 감도는 시각적 톤을 통해 영화의 감정선을 한층 강조하였습니다. 특히 도시를 내려다보는 시점의 광각 촬영은 인간 존재의 왜소함을 시각적으로 드러냅니다.
반젤리스의 전자 사운드트랙은 이 영화의 정서적 무게를 한층 더 깊게 만들어 줍니다.
신시사이저의 몽환적인 사운드는 인간과 기계 사이의 애매한 경계를 부유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음악은 때로는 감정을 누르고, 때로는 해방시키며, 영화의 흐름과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블레이드 러너> OST
<불의 전차> OST 와 2002 한일 월드컵의 개막식 음악으로 선보인 월드컵 공식 주제곡 'Anthem'로 유명한 작곡가 반젤리스 (에방겔로스 오디세아스 파파타나시우)가 담당한 오리지널 스코어는 영화 음악 사상 최고의 사운드트랙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하며 반젤리스 최고의 역작입니다.
'Blade Runner Blues' by Vangelis
'Blade Runner Soundtrack Completo' by Vangelis
'End Theme' by Vangelis
블레이드 러너는 영화의 판본(version)이 여러가지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총 5가지 버전이고 일반적으로 구할 수 있는 영화의 버전은 3가지인데 대표적으로는 미국 개봉 당시의 극장판(Theatrical Cut), 이후 감독의 의도가 일부 반영된 디렉터스 컷(Director’s Cut), 그리고 2007년에 리들리 스콧 감독이 직접 완성한 파이널 컷(Final Cut)이 있습니다.
극장판은 데커드(해리슨 포드)가 나레이션으로 영화의 전개 중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을 설명해주며 감독판(Director's Cut)은 데커드의 나레이션이 없고 엔딩이 극장판과 다르며
파이널 컷에서는 내레이션이 제거되고, 유니콘 꿈 장면이 추가되면서 앞선 두개 버전보다 이해하기 쉽게 편집되었고 데커드 본인의 정체성(그 역시 레플리컨트일 가능성)에 대한 해석이 열린 결말로 확장됩니다.
이처럼 <블레이드 러너>는 보는 이의 해석에 따라 다양한 층위에서 논의될 수 있는 개방형 서사를 지닌 작품입니다.
많은 작품을 통해서 "신과 인간의 관계"를 그려온 리들리 스콧이, 이 작품에서는 인간보다도 더 인간적인 레플리컨트(Replicant)라는 존재를 통해
인간과 리플리컨트의 관계를 엄청난 연출력으로 인상깊게 그려냈고 시종일관 관람자를 특유의 극적인 매력으로 사로잡고 있으며 영화내내 지속되는 어둡지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분위기는 마치 그 세계에 들어가 있는 듯 한 느낌까지 들게 합니다.
배경은 2019년의 LA인데, 현실 LA의 뽀송뽀송한 햇살과 맑은 날씨와는 반대로 런던형 스모그와 산성비로 가득찬 어둡고 암담한 도시가 되어있고
사람들은 이러한 지구를 피해 우주로 이민을 가고 있으며, 끝없이 높아보이는 마천루 밑에는 동양인과 히스패닉이 넘쳐나는데 특히 도시 전경에서 나오는 아시아 회사들의 간판과 기모노를 입은 게이샤 느낌의 일본 여인이 가져다주는 시각적 충격의 파장이 엄청났습니다.
82년 개봉 당시 영화 평론가들의 평은 최악이었고 미국 영화 평론계의 스타였던 로저 에버트와 진 시스켈의 TV평론에서 시스켈은 현실화된 어두운 미래를 그렸던 이 영화에 적지 않은 불편함을 느꼈는지 이 영화를 보는 것이 "시간낭비"라고 혹평했지만 VHS가 가정용 비디오를 널리 보급시키던 시점에서 블레이드 러너는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SF 장르, 사이버펑크 장르를 형성하게된 많은 다른 작품들이 이 영화의 비주얼을 모방했고 이 영화의 불분명하고 모호한 이야기가 그 안에 많은 중의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재조명 받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호평은 점차 컬트 수준으로 변했고, 이에 탄력을 받아 덧붙여진 결말과 독백 등을 삭제한 감독판이 1992년에 발표되었고 2007년의 최종판(파이널 컷)에 이르러서는 로저 에버트 역시 자신의 과거 평에 대해서 어느 정도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이 영화가 초기에는 완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주인공 릭 데커드가 인간인가 레플리컨트인가 라는 상반되는 증거들을 놓고 벌어진 논쟁이 끊이지 않는데 사실 이 논쟁을 더 부추기는게 이 작품 자체가 편집본이 여러가지이며 그 버전에 따라서 증거의 양이 달라지기 때문인데 첫 극장상영본에서는 결말 때문에 데커드는 레플리컨트라고 해석될 여지가 적지만 감독판에서 스콧 감독의 의향 때문에 데커드의 유니콘 상상이 추가되는 등 "였다!"라고 해석될 만한 장면이 늘어났고
파이널 컷 책임 프로듀서였던 찰스 데 라우지리카의 코멘터리에 따르면 감독은 처음부터 "레플리컨트였다"를 좋아했으나 각본가는 반대했고, 결국 모호하게 처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는듯했지만 정작 주연을 맡은 해리슨 포드는 인터뷰에서 자신은 "...아니었다!"로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밝힘으로써 이렇게 감독과 주연 배우의 의견마저도 다르기때문에 이 논쟁의 끝은 보이지가 않으며 참고로 원작에서는 데커드는 안드로이드가 아니었고 데커드를 심문하던 이들이 안드로이드였습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특수효과를 담당했던 더글라스 트럼불 등의 제작진이 <블레이드 러너>의 특수효과를 담당하였고, CG가 없던 시절임에도 금속 에칭과 광섬유로 만들어진 크고 정교한 모형들, 매트 페인팅 등을 총동원하여 미래의 모습을 훌륭하게 그려냈으며
당시 시각 효과의 최첨단을 보여준 영화로, 비행 차량 스피너가 날아갈 때 보이는 플레어 효과나 거대한 빌딩 등의 모습 등이 인상적이고 디자인 컨셉을 주도한 시드 미드에 의해 디자인된 각종 차량과 소품들의 디테일도 압권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SF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 번은 봐야 할 작품이며 사이버펑크 장르물의 기본적인 비주얼을 만들어낸 고전으로 평가되는데, 후대의 헐리우드 SF 영화는 물론이고, 일본 애니메이션인 <장갑기병 보톰즈>, <AKIRA>, <공각기동대> 등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최고의 명장면 1
<블레이드 러너> 최고의 명장면 2
<블레이드 러너> 최고의 명장면 3
영화 후반부에 레플리칸트 로이 역을 맡은 룻거 하우어가 데커드를 살려준 뒤 'Tears in the Rain' 음악이 깔리며 산성비를 맞으면서 하는 대사는 압권입니다.
1분 49초부터 대사가 나옴
I've seen things you people wouldn't believe. Attack ships on fire off the shoulder of Orion.
I watched C-beams glitter in the dark near the Tannhauser gate.
All those moments will be lost in time, like tears in rain.
Time to die."
"난 너희 인간이 상상도 못 할 것들을 보며 살아왔어."
" 오리온성좌 근처에서 타 버린 우주선과 탄호이저 게이트에서 본 어둠 속에 빛나던 오로라."
"그런 기억들도 곧 사라질 거야. 때가 되면... 마치 빗줄기에 사라지는 내 눈물처럼..."
"그때가 왔어."
<블레이드 러너?는 단지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영화가 아니라, 기술과 인간, 기억과 정체성, 윤리와 존재의 문제를 탐구하는 심오한 예술 작품입니다.
4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으며, 현대 사회의 기술 발전과 AI, 생명공학 등의 논의 속에서 그 의미는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파이널 컷 버전으로 관람하실 것을 권하며, 이미 보신 분이라면 다시 감상하시되 이번에는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을 품고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첫댓글 학교다닐때, 룻거 하우어의 빗속에서의 저 마지막 대사는 외우고 다녔었네요... ㅎㅎ
수없이 돌려보고 돌려보고 또 돌려본, 제 인생영화
리뷰 감사합니다. 기다렸어요.
인생영화 리뷰해드렸다니 제가 기쁘네요. 감사합니다 ^^
이영화 후에 많은 영화와 애니의 포맷을 정립한 작품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안드로이드
기억속에 원래 1997 블레이드 러너 였다가 나중에 년도를 바꾼걸로 아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그런 기록이 없네요 ,,분명히 관련기사도 읽은것 같고 기억이 선명한데 ,뭔가 헷갈린건지 ,,꿈인가??ㅋ
처음 개봉할 때 제목이 '서기 2019 블레이드러너' 였습니다. 이것과 착각하신 것 아닌지요?
이후에 그냥 블레이드러너 로 바뀌었습니다. 1997은 저도 처음 들어보네요.
비주얼 하나만으로도 역대급이라 생각하는데 도대체 개봉 당시 편집본 어땠길래 악평에 시달렸던건지 당췌 이해가 안되는
진짜 최고의 SF 영화 중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