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휴일 Roman Holiday , 1953 제작
이탈리아 외 | 코미디 외 | 전체관람가 | 118분
감독 윌리엄 와일러
출연 그레고리 펙, 오드리 헵번, 에디 알버트, 하틀리 파워
<로마의 휴일>은 <벤허>의 윌리엄 와일러가 감독을, 클래식 할리우드 배우의 전설 그레고리 펙과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배우 오드리 헵번이 주연한 흑백영화이며 당시 영화라는 예술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듬뿍 안겨준 현대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기준이 된 걸작 고전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오드리 헵번 전기> 참고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시초이자 정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며 단순한 로맨스에 머무르지 않고, 한 인간이 겪는 자아의 발견과 성장, 그리고 책임과 자유 사이의 갈등을 아름답고 절제된 방식으로 담아낸 작품입니다.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감독과 배우, 관객들이 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유산을 넘어 시간을 초월한 감동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고전 로맨스의 영원한 교본
유럽의 한 공주가 국빈 방문 도중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몰래 궁을 빠져나와, 로마에서 하룻밤을 자유롭게 보낸다는 설정은 매우 단순하면서도 상징적입니다.
로마를 방문한 외국 공주 앤(오드리 헵번)은 꽉 짜인 스케줄에 진력이 나서 어느날 밤 남몰래 숙소인 대사관을 빠져 나가지만, 시의(侍醫)가 준 수면제 때문에 벤치에서 깜박 잠들게 되고
그곳을 지나가게 된 미국인 기자 조 브래들리(그레고리 펙)는 앤을 하숙집으로 옮겨 편히 자게 하는데,
이튿날 앤이 왕녀임을 알게 되어 같이 즐겁게 로마 시내를 관광합니다.
이 짧은 여정에서 그녀는 낯선 도시의 매력뿐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의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조는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특종을 노리고 친구인 사진사를 시켜 앤 몰래 사진을 찍게 했지만
서로가 은밀한 애정을 품기 시작하면서 특종을 단념하고,
기자회견 때 사진을 앤 공주에게 건네주며 이별을 하는 스토리입니다.
너무나도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공주 오드리 헵번이 일탈하는 모습은 시선을 뗄 수 없으며
그녀의 맑고도 영롱한 눈동자와 천사표 미소가 보기만해도 마음이 따뜻해짐과 동시에 저절로 되며 힐링이 되며
이 작품에서 보여준 시대를 아우르는 미모와 헤어스타일과 앙증맞고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그녀의 연기는
완전 무명이었던 헵번을 신데렐라로 만들어줬고 이후 그녀의 전설이 시작됩니다.
윌리엄 와일러 감독은 이 작품에서 매우 절제되고 고전적인 방식으로 감정을 풀어냅니다.
특히 로마 시내에서의 현장 촬영은 당시로서는 매우 드문 방식이었으며, 관객에게 현실적이고 생생한 정서를 전달합니다.
로마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앤 공주의 감정과 자아를 비추는 감정적 거울처럼 기능하며, 도시 자체가 하나의 인물처럼 살아 움직입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서 사랑의 본질, 그리고 자유로운 자아의 추구와 그것이 지닌 대가를 섬세하게 탐구합니다.
앤 공주는 자유를 꿈꾸지만, 결국 공주로서의 책임을 저버릴 수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조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특종이라는 유혹을 포기합니다.
이처럼 <로마의 휴일>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지 않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 현실적이고, 더 감동적인 결말을 선사합니다. 사랑이란 무엇을 갖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셈입니다.
조지 오릭의 음악은 이탈리아 도시의 낭만적 분위기와 앤의 심리를 섬세하게 반영하며, 장면 하나하나에 감정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로마의 휴일> OST
'Main Title' by Georges Auric
오드리 헵번이 연기한 앤 공주는 단순한 ‘귀여운 공주’가 아닌, 인간적인 내면을 지닌 캐릭터로 그려집니다.
헵번 특유의 우아함과 순수함, 그리고 감정을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하는 연기력이 이 캐릭터를 시대를 초월한 아이콘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레고리 펙 역시 안정적이고 절제된 연기로, 기자 조 브래들리를 한층 입체적으로 그려냅니다. 그가 보여주는 감정의 변화와 인간적인 갈등은 영화 후반부의 결정을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듭니다.
고전영화임에도 전혀 시대에 뒤쳐짐이 느껴지지 않는 세련된 연출과 편집 그리고 로마 현지 올로케 촬영은 영화를 더욱 생동감 넘치게 만들었고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이 소재이지만
어쩌면 우리에게 일어날지도 모르는 스토리는 관객들의 호기심을 극대화시켰고 오드리 헵번과 그레고리 펙의 로맨스가 스캔들이 아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는 한 여름의 꿈같은 이야기의 마무리가 오히려 더욱 인상적이고 아직까지 회자되는 역할을 해줍니다.
<로마의 휴일>은 오드리 헵번의 첫 주연작이지만 촬영 도중 헵번의 스타성을 직감한 그레고리 펙은 헵번의 이름도 자신의 이름과 같이 영화 제목 위에 올라가게 만들어달라고 에이전트에게 요청했는데 에이전트는 만류했지만 "헵번이 오스카를 탈 게 분명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나 자신을 바보로 만드는 셈이다."라면서 그레고리 펙은 강경했고 그 결과 이미 탑스타였던 그레고리 펙과 신인인 헵번의 이름이 같이 영화 제목 위로 올라간 포스터가 나왔으며 펙의 예상데로 헵번은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합니다.
한국에서는 고전 할리우드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중 하나이며 AFI (미국영화연구소)에서 선정한 역사상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 4위에 선정되었고 제2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9개 부문 노미네이트되었고 여우주연상, 의상상, 원안상을 수상했으며 오드리 헵번은 할리우드 데뷔작인 이 작품을 통해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고 150만 달러로 만들어져 1,2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도 성공한 비평과 흥행 모두 성공한 작품입니다.
주인공 앤 공주가 어느 나라의 공주인지는 명확히 언급하지 않는데 앤이 젊은 공주인데, 당시 영국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26세의 나이로 즉위한 지 불과 2년 되는 시점이라서 그녀에게 포커스가 맞춰졌지만 영화속에서 영국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앤 공주가 영국 순방을 마치고 이탈리아 로마에 왔다"는 방송이 나오는데 유럽에 왕국이 영국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국가가 왕정제였고 영화 개봉 당시에는 그리스도 왕국이라고 나옵니다.
스페인 광장, 트레비 분수, 진실의 입 등 상징적인 장소들이 영화 속에서 시각적이면서도 정서적인 중심축 역할을 해내며, 관객들에게 ‘로마’라는 공간을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만드는데 이는
Hollywood on the Tiber로 대표되는 할리우드가 1950~60년대 미국 정부가 추진한 마셜 플랜의 지원을 받아 이탈리아 로마에서 이탈리아 영화계와 같이 작업하던 시절에 만들어진 영화이며
스튜디오 촬영도 치네치타 스튜디오라는 유명 이탈리아 영화 스튜디오에서 이뤄졌으며 이 시절 대표작으로는 윌리엄 와일러가 만든 리메이크판 <벤허>와 <클레오파트라>, <전쟁과 평화>가 있는데 영화가 관광 홍보영화 느낌이 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1953년 아카데미 원안상을 <로마의 휴일>의 각본가 이안 맥컬런 헌터가 수상했는데 실제 각본가는 달튼 트럼보(James Dalton Trumbo)였고, 이안 맥컬런 헌터가 한 것은 제목을 '공주와 평민'에서 '로마의 휴일'로 바꾼 것뿐이었으며 트럼보가 매카시즘의 광풍 때문에 공산주의자로 낙인이 찍혀서 헐리우드에서 공식적인 활동이 금지된 상태였기 때문에 친구인 이안 맥컬런 헌터의 이름을 빌린 것이었습니다.
실제 각본을 쓴 달튼 트럼보는 사후에야 공식적으로 그 공로를 인정받았고 이는 헐리우드의 정치적 역사와 윤리적 책임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영화의 성공에 힘입어 배경으로 나오는 로마내 장소들이 관광객들로 붐비기 시작했는데 '진실의 입' 같은 경우엔 그 전에도 유명했으나 이 영화에 나오고부터는 그냥 1년 365일 내내 입에 팔을 집어넣는 사람들로 가득하며 현재는 입구에서 사진 촬영의 댓가로 헌금을 받는데 각 언어별로 된 헌금구가 있으니 거기에다 눈치껏 넣고 사진 찍으면 되고 한국어로 된 헌금구에는 "봉헌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쓰여있습니다.
<로마의 휴일> 최고의 명장면 1
<로마의 휴일> 최고의 명장면 2
<로마의 휴일> 최고의 명장면 3
<로마의 휴일>은 단순히 과거의 아름다운 영화로 남지 않습니다.
그 안에는 지금도 유효한 메시지와 섬세한 감정이 존재합니다.
사랑의 기쁨과 이별의 아픔, 자유에 대한 동경과 현실의 무게를 고요하지만 깊이 있게 전하는 이 작품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고전의 품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로더리고 영화 글 모음 1100
첫댓글 어떻게 이 여인을 사랑하지 않을수가 있을까요
그 어떤 컬러 영화를 봤을 때보다 강렬한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영원히 가장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배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