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에 생긴 일 It Happened One Night , 1934 제작
미국 | 코미디 외 | 15세이상 관람가 | 105분
감독 프랑크 카프라
출연 클라크 게이블, 클로데트 콜베르, 월터 코놀리, 로스코 칸스
<어느날 밤에 생긴 일>은 사무엘 홉킨스 아담스(1871~1958)의 단편 소설 'Night Bus(심야 버스)'를 배경으로
할리우드 황금기 최고의 감독 프랭크 카프라가 감독, 할리우드의 왕 클라크 게이블과 클로데트 콜베르가 주연한 걸작 고전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원형을 확립한 작품으로, 이후 수많은 헐리우드 영화들에 구조적, 감정적 템플릿을 제공한 영화입니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기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상류층 여성과 서민 남성 기자의 만남을 통해 사회적 계급, 자율성, 사랑에 대한 주제를 유쾌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냈습니다.
재산을 노리고 구혼을 한 비행사인 킹 웨슬리와 결혼하고자 하는 부잣집 딸 엘리 앤드류스를 아버지 알렉산더가 반대하고 요트에 가둬 두자 엘리는 헤엄을 쳐 해안으로 도망쳐 나와 뉴욕으로 가는 그레이 하운드 버스에 오른다. 그 버스에는 근무 중에 술을 마셔 해고당한 신문 기자 피터가 맨 뒷 좌석에 자리잡고 있는데, 엘리는 피터와 맨 뒤의 좌석에 나란히 앉게 된다.
여행 도중 엘리가 소지품이 든 가방을 잃어버렸음에도 신고하기를 거부하자 피터는 엘리의 신분에 대해 의심을 하게 된다. 그레이 하운드로 계속되는 여행 다음날 둘은 잠시 쉰 휴게실에서 느긋하게 아침 식사를 하다가 버스를 놓치게 되고, 그런 와중 피터는 엘리의 신분을 알게 된다.
엘리는 피터에게 뉴욕에 도착하도록 도와주면 자신에 대한 특종 기사를 쓰게 해주겠다며 거래를 제안하지만 부잣집 딸이나 부를 탐내 결혼하려는 킹 웨슬리 같은 사람한테 전혀 관심이 없다면서 퉁명스럽게 이 제안을 거절한다.
하지만 북쪽으로 향하는 여행에서 몇 가지 우연찮은 사고가 일어나게 되고 피터와 엘리는 여러 곤경에 같이 빠지게 된다. 그러면서 둘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로맨틱 코미디의 원형
남녀간의 톡톡 쏘는 대화가 중심인 1930년대 로맨틱 코미디를 일컫는 스크류볼 코미디의 효시로 꼽히며 헤이즈 오피스(할리우드를 지배했었던 검열기관) 직전 프리 코드 시절을 마무리하는 개봉 당시에도 미국에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다주었고, 현재는 여러 평가를 거쳐 역사상 위대한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계급 간의 간극과 융합
영화는 상류층 여성과 서민 남성이라는 두 세계의 충돌과 융합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당시 미국 사회의 계급 간 긴장과 통합에 대한 욕망을 은유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2. 사랑과 자립의 균형
엘리는 사랑을 위해 아버지에게서 벗어나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자신을 이해해주고 성장하게 해주는 사람에게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이 작품은 사랑을 통해 자립을 배우는 과정이자, 동시에 두 주인공이 서로를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읽힙니다.
프랭크 카프라는 당대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려내는 데 탁월한 연출력을 지녔습니다.
이 작품은 그가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작지만 소중한 인생의 변화’와 ‘인간 사이의 관계’라는 주제를 유머와 감성으로 엮어낸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버스, 도보, 히치하이킹 등 여러 교통수단을 넘나드는 여정은 단순한 물리적 이동을 넘어 감정의 거리를 좁혀가는 서사의 장치로 기능합니다. 서로 다른 세계에 속한 남녀가 여행 속에서 서서히 마음을 여는 구조는 이후 <로마의 휴일>이나 <비포 선라이즈> 같은 영화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로마의 휴일> 리뷰 참고
<비포 선라이즈> 리뷰 참고
피터 역을 맡은 '할리우드의 왕' 클라크 게이블이 영화속에서 보여준 능청스럽고 세련된 유머감각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피터는 여유롭고 반항적인 인물로, 당시 미국 대중이 꿈꾸던 ‘남성상’을 구현했습니다. 특히 콧수염과 헐렁한 셔츠, 장난기 있는 태도는 이후 수많은 남자 주인공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여자주인공 엘리역을 맡은 클로데트 콜베르는 상류층 출신의 버릇없는 여성에서 점점 현실을 배우고 감정을 배우는 캐릭터로 변화해갑니다. 콜베르는 뛰어난 대사 처리 능력과 코믹 타이밍으로 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냅니다.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클라크 게이블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1939)>에서는 레트 버틀러라는 거칠고 오만하며 낭만적인 주인공 역으로 명성을 얻었고 평생동안 주로 쾌활하고 모험을 즐기는 역을 맡아 이상적인 미국 남성상으로 여겨졌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리뷰 참고
그는 훤칠한 키와 말끔한 외모, 부드러운 면과 강인하고 거친 면모를 함께 갖춘데다가 넉살 좋은 성격으로 여성 팬은 물론이고 남성 팬들에게서도 많은 인기를 얻었고 여성 관객들과 평론가 사이에서는 성적 매력을 가진 남자배우 중의 하나로 손꼽힙니다.
이 영화는 패션 트렌드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클라크 게이블이 모텔에서 잠옷을 갈아입는 장면에서 셔츠 안에 내의를 입고 있지 않아 클라크 게이블의 맨가슴이 잠깐 보이는 장면이 있는데, 그해 미국에서 남자 셔츠 판매량이 50% 증가했고 그 후 수십년간 그러한 유행이 지속되었습니다.
클라크 게이블은 이 영화로 받은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상을 받은 것을 감탄하던 꼬마에게 주면서 "트로피를 소유하는 것보다 상을 받은 것에 의미가 있다"라고 말을 했는데 클라크가 죽은 후에 꼬마는 트로피를 그의 가족에게 돌려주었습니다.
클로데트 콜베르는 프랑스에서 태어난 이민 온 프랑스계 미국인이며 매끄러운 저음의 목소리와 함께 확신에 차고 지적인 연기로 유명한 배우입니다.
<어느 날 밤에 생긴 일>에서 이기적이고 세상 물정에 어두운 전형적인 부잣집 딸의 모습을 보여주는 상투적인 캐릭터였지만 영화 초반에 요트에서 바다로 뛰어들 때와 히치 하이킹할 때 치마를 걷어 올리고 허벅지를 보여주는 신에서 상투성을 걷어 내는 상징적인 장면을 연기했고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각선미 히치하이킹의 원조' 격인데 콜베르가 처음에는 감독의 지시를 거절했지만, 대역을 사용해서 찍은 장면을 보고 '저건 내 다리가 아니잖아!'라고 화를 낸 뒤에 직접 촬영했습니다.
미국영화연구소(AFI)이 선정한 100대 영화 - 35위, 100대 코미디 영화 - 8위, 100대 열정적인 영화 - 38위, 로맨틱 코미디 영화 10대 영화 - 3위에 올랐습니다.
1935년 제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을 받았는데, 남녀 주인공을 맡은 클라크 게이블(Clark Gable)과 클로데트 콜베르(Claudette Colbert)는 각각 남녀 주연상을 받았 등 상위 5개의 상을 휩쓴 최초의 아카데미 그랜드슬램 영화이며
이후에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1975년), <양들의 침묵>(1991년)이 동일한 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리뷰 참고
<양들의 침묵> 리뷰 참고
마이애미에서 뉴욕까지의 나흘간의 로드무비이기도 한데 90년, 거의 한 세기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봐도 무리 없이 재밌게 볼 수 있고 지금 우리가 보는 대다수의 영화의 스토리는 고전영화에 다 있었다는걸 새삼 느낄 수 있는데 고전 로코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는지 감상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입니다.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그 사랑을 선택하고 이루어지는 스토리는 100년이 지나도 반복되는 스토리는 진부하지만 로코 장르의 기본틀이며 철없지만 순진한 여주, 츤데레 매력적인 남주, 함께 산전수전을 겪는 흥미로운 이야기, 뉴욕으로 가면서 점점 깊어지는 사랑, 두 사람의 통통 튀는 대화, 딸을 진정으로 위하는 아버지의 사랑을 적절히 버무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놓았고 여러 야외 배경과 자동차 장면은 이 작품이 오스카를 휩쓸게 만든 또다른 요소들입니다.
히치하이킹 장면이나 버스에서 초코렛 검을 파는 장면 등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은 이후 수많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 창작의 모티브를 제공했습니다.
감독 프랭크 카프라는 <어느 날 밤에 생긴 일, (It Happened One Night, 1935)>, <디드씨 도시에 가다(Mr. Deeds Goes to Town, 1937)> 그리고 <우리들의 낙원, (You Can’t Take It with You, 1939)>으로 세 차례에 걸쳐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고 역사상 최고의 법정 영화중 하나로 손꼽히는 걸작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Mr. Smith Goes to Washington, 1939)>도 남겼습니다.
그의 영화는 주인공은 도덕적으로 반듯하고 정의감에 불타는 서민이며 주인공의 적은 부패한 자본가나 정치인으로 대표되며 시골 출신의 평범한 인물이 미국 동부 대도시를 지배하고 있는 거대한 적을 침몰시킨다는 내용이 미국인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그는 전통적인 미국의 가치관을 소 도시적 인물을 통하여 대변해 왔다는 점에서 할리우드 황금기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영화 저작권이 만료되어서 저작권이 사라졌고 유튜브에 자막판으로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어느 날 밤에 생긴 일> 최고의 명장면
<어느 날 밤에 생긴 일>은 로맨스 영화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서 인간 관계의 본질, 사회적 차이와 그 극복, 그리고 자립에 대한 이야기까지 함축하고 있으며, 90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그 매력을 잃지 않는 진정한 영화사적 걸작입니다.
로더리고 영화 글 모음 1100
첫댓글 함께 볼 영화. 로코를 유독 좋아하는데 감사합니다.
볼 영화 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