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 Top Gun , 1986 제작
미국 | 액션 외 | 2018.08.29 재개봉 | 12세이상관람가 | 109분
감독 토니 스콧
출연 톰 크루즈, 켈리 맥길리스, 발 킬머, 안소니 에드워즈
1986년 개봉한 토니 스콧 감독의 <탑건>은
사고뭉치 애송이에서 영웅이 되어가는 남주의 스토리와 함께 질주하는 바이크씬, 당시 최강의 음속 전투기를 타고 벌이는 공중전을 통해 보여주는 액션, 화려하고 아름다운 영상미, 배우들의 훌륭한 비주얼 그리고 끝판왕 OST까지 할리우드의 흥행요소란 요소는 다 갖춘 작품입니다.
단순한 액션 영화 이상의 의미를 지녔는데, 이 영화는 냉전기의 미국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식으로 대중에게 그 이미지를 전파하고자 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국가 이미지의 시청각적 프로파간다'에 가깝습니다.
속도의 미학, 전투기의 낭만화
<탑건>은 전투기 조종사 훈련 프로그램을 배경으로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속도'와 '쾌감'이라는 감각을 시각적으로 구현해낸 영상미의 승리입니다. F-14 톰캣의 이착륙 장면, 가속과 급강하, 조종사들의 거친 호흡 등은 모두 감각의 시네마를 지향하며 관객을 영화의 세계로 몰입시킵니다.
이러한 속도는 단지 기술적 장치나 볼거리에 그치지 않고, 미국의 진보와 우월함을 체화한 비유적 장치로도 기능합니다. 이 영화 속 미국은 언제나 앞서가며, 기계를 정복하고, 훈련을 통해 스스로를 갱신할 줄 아는 국가입니다.
매버릭: 고전적 영웅이자 개인주의적 아이콘
피트 미첼, 일명 ‘매버릭’(톰 크루즈 분)은 전형적인 ‘결함 있는 천재’의 전형을 따릅니다.
그는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무모하며, 동료의 죽음을 계기로 심리적 붕괴를 겪습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고 마침내 진정한 리더로 성장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매버릭의 성장 서사가 공동체적 책임이나 윤리적 성찰보다는 개인적 구원과 자기 확신의 회복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개인의 성장이 곧 국가의 이미지로 직결되는 구조는 1980년대 레이건 시대의 이데올로기적 정서를 반영합니다. ‘강한 미국, 자수성가형 개인, 절대적인 승리’가 그 핵심입니다.
군사주의의 미화와 감각적 프로파간다
<탑건>은 실질적으로는 군사 훈련 프로그램을 다루고 있지만, 영화 속에서 전쟁이나 폭력의 참혹함은 철저히 제거되어 있습니다. 적의 실체는 거의 등장하지 않으며, 전투 장면 또한 스포츠 경기처럼 깔끔하고 쾌감 있게 그려집니다.
이는 영화가 '군사주의'를 낭만화하고, '무결점의 군대'라는 이상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실의 군대가 아닌, 영화 속 상상의 군대는 ‘형제애’, ‘명예’, ‘도전’과 같은 미화된 가치들로 채워져 있으며, 이러한 이미지 전략은 국방부의 제작 지원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이 영화는 해군 모병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도 유명합니다.
음악, 로맨스, 그리고 스타일의 총체
<탑건>이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남을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사운드트랙과 스타일입니다.
케니 로긴스의 "Danger Zone"은 속도와 전율을 대변하며,
베를린의 "Take My Breath Away"는 사랑과 상실의 감정을 극대화했으며 그 해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주제가상 수상합니다.
찰리(켈리 맥길리스 분)와의 로맨스는 정서적 깊이보다는 매버릭의 성장 서사를 보완하는 기능적 역할에 그칩니다. 여성 캐릭터는 주체적 인물이라기보다, 남성 서사의 일부분으로 배치되며, 이는 80년대 헐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별 구조를 답습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 톰 크루즈가 영화 내내 쓰고 입고 타고 다녔던 레이벤 선글라스,
미해군의 'G-1 레더자켓'과 가와사키의 'GPZ900R'은 단순한 소품을 넘어서 미국 남성성의 시각적 패션 코드로 자리매김하였으며, 대중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불세출의 슈퍼스타 톰 크루즈를 전 세계적인 톱스타로 만들어주었으며
영화사 역대 최고의 비주얼리스트 감독 리들리 스콧의 동생이자 오락영화의 귀재로 불린 故 토니 스콧 감독의 최고 흥행작이자 1986년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항공 영화중 역대 최고 흥행작입니다.
베트남전 이후로 강한 미국의 복원을 약속하는 레이건 정부가 할리우드에게 미해군의 전폭적인 협조와 지원을 약속했고
결과적으로 실제 항공모함과 전투기 그리고 다수의 엘리트 파일럿들과 현역 미군장병들이 촬영에 동원되었고 F-14들이 러닝타임 내내 화면을 지배함으로써 대중문화 속에서 자연스레 미군이 긍정적으로 묘사되어 이미지마케팅에 대성공으로 불리우는 작품으로 인식되며 베트남전의 실패와 경제위기로 상처받았던 대중들에게 강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줍니다.
태양을 등지고 위용을 자랑하는 함상에서 등장하는 F-14 톰캣을 단 5분간 촬영하기 위해 항공모함의 방향을 바꾸는데 들었던 비용은 25,000달러였습니다.
젊은 시절의 발 킬머 뿐만아니라 멕 라이언(캐럴 브래드쇼 역), 마이클 아이언사이드(제스터 소령 역), 팀 로빈스(멀린 역) 같은 유명 스타들의 단역시절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탑건> 최고의 명장면 1
<탑건> 최고의 명장면 2
<탑건> 최고의 명장면 3
<탑건>은 영화적 완성도나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상당히 높은 작품은 아닐 수 있습니다. 다소 전형적인 플롯과 캐릭터 구성, 클리셰적인 전개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당대 미국이 어떤 식으로 자신을 이상화하고자 했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텍스트'입니다.
결국 <탑건>은 하나의 오락영화이자 동시에, '국가 브랜드의 감각적 광고'입니다. 이 영화는 ‘강하고, 멋지고, 절대 지지 않는’ 나라를 보여주며, 관객으로 하여금 그 나라의 일부가 된 듯한 착각을 선사합니다.
그 착각은 위험하지만, 동시에 대단히 매혹적입니다. 그리고 <탑건>은 그 착각을 누구보다도 잘, 그리고 빠르게 비행해 나갑니다.
<로더리고의 영화이야기>
첫댓글 너무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https://youtu.be/fUis9yny_lI?si=oVlDBHc9YFVVAMxl
그리고 이건 이보다 더 편집을 잘할수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뮤비 느낌의 클립
PLAY
OST 드라이브나 운동할 때 최고죠
록키와 쌍으로
저희 아버지가 밀리터리 매니아라 어렸을때 플래툰이랑 탑건 둘 다 극장에서 본 추억의 영화네요
어린시절 톰 크루즈의 프렌치 키스 러브신은 상당히 충격으로 다가왔던....
초등학교 때 피가디리 극장에서 처음 봤던 이후
그 어린아이 눈에도 모든것이 멋져보였던..
남자들이 좋아하는 모든것이 담겨있는 할아버지가
될때까지도 멋질 영화! 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참 지나서 중년이 되어서야 봤지만 여전히 인상적이었던 영화였어요. 글 잘 읽었습니다.
토니 스콧의 유작 언스토퍼블을 최근에 봤습니다 ,정말 아까운 감독 ,,,,R.I.P
심지어 이 영화때문에 우리나라 해군 지원자도 증가했다고 함. 울나라 해군에 전투기가 있었던가
미 공군의 최대 라이벌이 미해군공군 이라고
늘 생각하지만 글을 정말 잘 쓰십니다~ 읽으면서 생각이 완전 동조화가 되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다시 한번.. RIP 아이스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