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알고 있겠지만,
까마득한 옛날 지구의 주인은 공룡이었다.
그들은 크고, 강하고, 많았다.
아주 많은 수의 공룡이 번성했으며
이들은 하늘과 바다 창공을 주름잡았다.
당시 인간의 조상인 단궁류는
조그마한 몸집을 가진
쥐와 원숭이 비슷한 존재였다.
그냥 공룡의 먹이라고 보면 된다.
진화가 왜 이따구야 ㅠㅠㅠㅠㅠ
할 수도 있을 정도로
공룡들 눈을 피해서 그냥
구석떼기에서 숨을 죽여 사는
찐따 오브 찐따였다.
하지만 어느날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운석 하나로 이들의 운명은 처참하게 갈린다.
운석 : 안녕하세여 지구 생물들
(GM 신) 5차 패치가 곧 시작됩니다.
- K-Pg 대멸종 이벤트가 열립니다.
- 운석이 떨어져서 기상 이변이 발생합니다.
- 생물체의 75%가 멸종합니다.
공룡 : 아 이 겜 망했네 저 접습니다 ㅅㄱ
그렇게 공룡은 어느날 떨어진 유성으로 인해
한큐에 멸망하고 몰락하게 된다.
그렇게 천적인 공룡이 사라지자
숨죽여 눈치만 보고 있던 단궁류는 번성하기 시작한다.
단궁류는 털과 정온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공룡보다 기상 이변을 견뎌내는데 강했다.
그리고 몸집이 작았던지라
적은 식량만 먹고도 버틸 수 있었다.
늘 말하지만, 진화는 강하고 거대해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방법을 쓰든 살아남아 종의 번성을 이룬다면
그것이 곧 진화다.
그렇게 단궁류는 진화를 거듭해 포유류가 되고...
포유류는 진화를 거듭하고 거듭해
인간이라는 종이 탄생해 지구에 번성하게 된다.
운석 한발로 모조리 멸종해버린 공룡이 불쌍하긴 하지만....
사실 운석 낙하에 몇시간의 차이만 있어도
공룡은 멸종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 이유는 지구의 자전에 있다.
지구는 알다시피 24시간 내내 빙글빙글 돌고 있다.
운석은 유카탄 반도에 떨어졌지만,
몇시간 빨리, 혹은 늦게 도착했다면
지면이 아니라 바다에 떨어질 수도 있었다.
만약 운석이 바다에 떨어졌다면 어땠을까?
물론 바다 근처에 막대한 피해가 있겠지만
물이 일종의 완충제 역할을 하고
무엇보다 지면에 피해를 덜줘서
대멸종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즉, 몇시간 차이로
운석이 바다에 떨어지기만 했어도
공룡은 멸종하지 않고 잘 살았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인류의 조상 단궁류 역시
공룡들에 밀려 번성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그러면 인간 역시 탄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운석이 지면에 떨어진 것이
종 전체의 행운인 셈이다.
지구가 자전하는 그 몇시간의 차이로
두 종의 운명이 격하게 갈린 것이다.
안녕하세요?
지구 온라인 운영자
(GM)나님, 일명 갓입니다.
늘 말하지만 진화의 방향성은 없습니다.
세상에는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나고
그 상황에서 살아남는 존재가 다음 세대의 주인이 되는 겁니다.
물론 설사 운석이 바다에 떨어졌어도
공룡은 멸종하고, 인간이 탄생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정말 아주 잠깐의 우연으로
거대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걸 기억해주세요.
어쩌면 정말 어떤 절대적인 존재가 개입해
공룡을 멸종시킬 적당한 위치에
운석을 내던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인간 역시
어느 순간 떨어진 별에 의해 사라지고,
그 빈자리를 또 다른 존재가
차지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겸손하게 사세요, 휴먼.
첫댓글 신이 존재한다면 그는 선악이 아니라 복불복의 원리로 생명을 다스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