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표류
주관을 바탕으로 쓰였으며 추천 순서는 랜덤입니다.
우리는 긴 시간 동안
문학 안에도 정답이 있을 거라 배워왔고
시를 읽으면서도 주제를 파악해야 했지
하지만 주제 모르는 나도
와 이 감성 좋다
와 이 문장은 너무 내 마음 같아
느낄 수 있는 거잖아
그런 간단한 마음으로 다음의 시집들을 읽길 바라
나를 흔들지 않는다면 과감히 넘길 수 있는 마음으로
김행숙 에코의 초상
우리를 밟으면 사랑에 빠지리
물결처럼
우리는 깊고
부서지기 쉬운
시간은 언제나 한가운데처럼
-> 이 시집이 좋았다면
김행숙의 1914년과 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 읽어보기
이은규 다정한 호칭
말더듬이였던 당신
마음을 따라가지 못한 말들이 몸을 떠도는 거라는 소견이 있었다
함께 받은 처방은
구름의 운율에 따라 문장 읽기를 하라는 것
혹은 가슴에 귀를 대고 기다려 주기
-> 이 시집이 좋았다면
이은규의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를 읽어보기
김박은경 못 속에는 못 속이는 이야기
언젠가 모르는 사람이 좋아질지도 몰라 다정하게 굴 수도 있을 것 같다 너의 취향을 빼박은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도 있어 남겨둔 심장의 일이겠지 남은 심장의 일이겠다 심장을 두고 간 너는 잊겠지
-> 이 시집이 좋았다면
이제니의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를 읽어보기
김소연 i에게
요즘도 너는 너하고 서먹하게 지내니.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아직도 매일매일 일어나니. 아무에게도 악의를 드러내지 않은 하루에 축복을 보내니. 누구에게도 선의를 표하지 않은 하루에 경의를 보내니. 모르는 사건의 증인이 되어달라는 의뢰를 받은 듯한 기분으로 지금도 살고 있니. 아직도, 아직도 무서웠던 것을 무서워하니.
-> 이 시집이 좋았다면
김소연 수학자의 아침과
허수경의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읽어보기
최승자 이 시대의 사랑
개 같은 가을이 쳐들어 온다.
매독 같은 가을.
그리고 죽음은, 황혼 그 마비된
한 쪽 다리에 찾아온다.
모든 사물이 습기를 잃고
모든 길들의 경계선이 문드러진다.
레코드에 담긴 옛 가수의 목소리가 시들고
여보세요 죽선이 아니니 죽선이지 죽선아
전화선이 허공에서 수신인을 잃고
한번 떠나간 애인들은 꿈에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 이 시집이 좋았다면
최승자의 쓸쓸해서 머나먼과
김혜순의 당신의 첫 읽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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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우리나라의 여성시인 다섯 명을 대표로 소개했어
시집 입문작으로 많이 거론되는 것들은
남성의 것들이 독보적으로 많아
내 나름대로 정립해본 다섯 권이야
멈칫하는 지점이 오더라도
좋은 감성 감정 문장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시 읽기가 될 수 있으니
부담은 내려두고 시세계로 빠질 수 있기를
시에 정답이란 없다는 사실을
함께 유영하자
첫댓글 우와.. 나 지금 도서관 가려고 했는데.. 시집 추천 고마워💜
다 넘 좋다.. 김행숙 시인은 ㄹㅇ 입문대표시인같아 무슨 심부름 저것도 넘 좋았어!!
우오ㅏ 읽어볼게!!
북마크해야지!!
김행숙 시집 너무 좋아..
고마워 ~~!
출퇴근할 때 이북으로 시 읽는데 추천해준 책들도 읽어봐야겠다!
읽어볼게 고마워
읽어볼게 고마워!!
헐 넘 좋다 이글 지우지마 ㅠㅠ!!!
와 너무 좋은데? 추천 고마워!
ㄴ너무너무 좋다ㅠㅠ
김행숙 시인 완전 좋음ㅠㅠ
가을엔 역시 시를 읽어야해
아 좋아 넘 고마워 여시야 🥰❤
고마워!!! 북마크 해놨다
시집 너무 좋아 고마워ㅜㅜ
이 글 기억해뒀다가 오늘 i에게 사왔어
좋은 시집 추천 고마워❤
여시한테 이 글이 기억됐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한데 이런 댓글까지... 고마워 부디 즐겁게 읽길 바라 시에 정답은 없고 해석은 자유고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면 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과감히 다음 장으로 넘겨도 된다는 걸 잊지 말아줘!
@표류 사실 두달쯤전에 문득 시가 읽고싶어져서 이 글을 찾아보고 서점에서 한참을 뒤적이며 내게 잘 맞는 시집을 찾으려 애썼었거든 그런데 한시간을 헤매도 뭔가 백프로 내 마음에 끌리는 책이 없더라구.. 그렇게 언젠가 나만의 시집을 만나겠지 싶어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어제 서점에서 우연히 펼쳐본 i에게가 너무 좋은거야!! 그래서 충동적으로 구매한 후 여시에 감상평을 검색하다가 이 글을 다시 발견했고.. 결국 돌고돌아 여시가 추천해준 시집을 샀구나 싶어 너무 신기했어 ㅎㅎ 나는 항상 수록된 모든 시가 내게 깊은 울림을 주는 그런 시집을 갖고싶단 강박때문에 오히려 시집을 쉽게 읽지도 사지도 못했었는데 여시 댓글을 보니 마음을 비우고 특별한 감상이 느껴지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그냥 받아들여야하는 걸 깨달았어 추천글부터 정다운 조언까지 너무 고마워😊📕💘
@올가미 박윤수 시집이 운명처럼 여시한테 다시 찾아갔네 여시 마음을 울리는 시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 정성스러운 댓글 남겨줘서 고마워 오늘도 어김없이 뿌듯하고 행복하다 여시도 행복한 밤 행복한 3월의 시작이 되기를 바라 ♥️
@표류 시집이 운명처럼 나를 다시 찾아왔다는 말 너무 낭만적이다 ◠‿◠ 좋은 글 올려주는 여시에게 뿌듯함이 됐다니 기뻐 ㅎㅎ 여시도 좋은 시들과 함께 포근한 3월의 시작이 되길 바라💝
겨울에 서점에서 한시간동안 시집 들춰보다가 여시 글보고 김박은경님 시집 사왔었어. 마침표 없이 이어지는 문장을 연속적으로 쓰는 시가 많아서 가볍게 읽기는 좀 힘들더라구..ㅎㅎ 그래서 방치해뒀다가 오늘 다시 펼쳐봤는데 휙휙 넘기면서 읽다보니 맘에드는 구절 몇개는 나오네ㅎㅎ 시집을 순서대로 완벽히 이해하면서 읽는게 아니구나 싶었어~! 시집 하나더 사서 병렬적으로 읽으려고 글 다시 찾아왔당ㅎㅎ 추천 고마워👍
연속된 문장의 산문시가 김박은경 시인의 특징 중 하나야 긴 문장을 여시만의 호흡과 리듬으로 끊어 읽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을 거야 취향에 맞는 시와 시집 많이 만나길 바라 🤍
알라딘 갔다가 여시 글 보고 다정한 호칭 데려왔어! 추천 고마워
여시 어제 새벽에 스크랩이 된 이 글을 봤는데 계속 생각나고 궁금해서 댓글 달아!! 게시글 맨 앞에 '우리는 긴 시간~ 넘길 수 있는 마음으로' 이 부분은 여시가 직접 쓴거야? 아니면 다른 글 인용한거야? 본문 모든 내용 중에서 저 부분이 너무 마음에 남아서 물어봐!! 혹시 다른 글이라면 찾아보고 여시가 쓴거라면 너무 멋있다 여시😳
시를 좋아하다 보니까 주변에 시집을 추천할 때가 많은데 많은 친구들이 저런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더라고 시의 주제를 맞혀야만 할 것 같은데 도저히 모르겠다면서 그러다 보니까 입에 달고 사는 말이 됐어 직접 쓴 게 맞아 멋있다 해 주니까 부끄럽다 여시한테도 이 글이 시를 만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
시집 잘 모르는데 이렇게 추천해줘서 고마워~
나와있는 구절들을 적어줘서 맛볼 수 있어 더 와닿네
나 역시 댓글 고마워 슬프면서도 우리에겐 고마운 사실이 시 구절이나 시 제목을 검색하면 한 편의 본문이 전부 인터넷에 떠돌고 있거든 마음에 든 구절이 있다면 검색해서 온전히 읽어보고, 여전히 좋다면 시집으로도 만나게 되기를 바랄게
너무 좋다.. 고마워 여시야
여시야 진짜 추천 고마워 여시같은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