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그래서 국제노동조합연맹의 보고서를 토대로 지금 카타르에서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를 좀 더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한 국가들이 다 그렇듯, 카타르 정부 역시도 중동 최초의 월드컵 개최를 국가 이미지 개선과 관련 산업 활성화를 통한 ‘국운상승’의 계기로 삼을 꿈에 부풀게 됩니다. 그래서 모두 약 1천 4백억 달러(한화로 약 150조원)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비전 2030’ 계획을 수립하고 대대적인 국토 재개발에 착수했다지요.
여기엔 50억 달러가 투입되는 12개 월드컵 경기장의 신개축뿐만 아니라 국제공항 신축과 철도, 항만 건설, VIP들이 묵을 수 있는 최고급 호텔 세 곳을 포함한 국제축구연맹 단지 조성 등 하나같이 입이 딱 벌어지는 대형 건설토목공사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심지어는 결승전이 열리게 될 루사일 시티, 외국 관광객들을 위한 아파트와 호텔이 지어질 바르와 시티, 상업 지구인 도하 페스티벌 시티 등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도시들을 사막 한 가운데에 새로 조성하겠다는 원대한 계획까지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에 필요한 인력은 이미 전체 인구 200만 명의 70%가 넘어선 기존의 140만 명 이주노동자들에다가 추가로 50만 명의 이주노동자들을 더 데려와 충당할 계획이구요.
문제는 바로 여기에서 발생합니다. 지금 현재도 이미 카타르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은 강제 노동, 아니 사실상 거의 노예에 가까운 상태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국제노동연맹이 직접 돌아본 ‘수용소’ 10곳의 노동자들은 침실 하나에 적게는 8명, 많게는 16명이 바닥에 얇은 매트리스를 깔고 지내고 있었으며, 24명이 화장실과 부엌 하나를 나눠 쓰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고 합니다.
노동자들은 아침에 제대로 씻지도 못한 상태로 비좁은 숙소를 나와 통근 버스에 몸을 싣고는, 보통 하루 12시간에서 16시간까지 일터에서 일을 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집에 와서 쪽잠을 청하는 생활을 일주일에 엿새 동안 반복합니다. 게다가 사막의 경기장이나 도시 건설에 투입된 이들은 그나마 숙소에 오지도 못한 채 공사장 한 편에서 쭈그리고 잠을 청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합니다.
50도가 넘는 더위에서 일하다가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어
작년 9월 카타르의 노예 노동 실태를 보도한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 지의 기사에 등장하는 27살의 네팔 청년은 24시간 내내 먹을 것도 주지 않은 채 일을 시키는 감독관에게 항의했다가 오히려 수용소에서 쫓겨나는 바람에 동료 노동자들에게 음식을 구걸하러 다니는 신세가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특히 카타르에서는 6월 중순부터 8월말까지는 기온이 50도 넘게 치솟아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3시까지는 일을 못하게 노동법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절대 다수가 2,30대 청년들인 이주 노동자들 가운데 사망한 이들의 상당수가 장시간 더위에의 노출로 인한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었다는 이야기에도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고용주에게 쉽사리 불평불만을 털어놓거나 항의를 하지 못합니다. 물론 노동조합을 만드는 건 더더욱 꿈도 못 꿉니다. 취업에서부터 임금, 작업 환경, 신분증 발급까지 고용주가 모두 결정하도록 보장해주는 카타르의 저 악명 높은 카팔라(kafala) 시스템이 있기 때문입니다.
카팔라 시스템 하에서 노동자들은 현재의 일터에 불만이 있어서 직장을 옮기려면 현재의 고용주로부터 동의서(Non Objection Certificate)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고용주들이 그걸 순순히 받아들이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그리고 동의서 없이 일터를 벗어나면 바로 경찰에 체포돼 구금시설에 무기한 감금돼 있다가 빈손으로 쫓겨나게 되죠. 심지어 고용주의 허락 없이는 일을 그만두고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습니다. 카팔라 시스템에 그렇게 규정돼 있거든요. 이건 가난한 건설노동자나 가사노동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실제로 카타르의 프로축구팀에서 주장으로 뛰던 자히르 벨루니스라는 알제리계 프랑스 선수도 임금체불에 항의했다가 쫓겨나 2년 동안 카타르에서 가족들과 함께 오도 가도 못한 신세가 된 적도 있었습니다.
첫댓글 와 시스템이 진짜 미쳤네...? 걍 노예시스템인데..????
심각하다
노예제도아니냐고
미친 저기 노동법이 왜저래;;;
엥.....대박
두바이도 그렇고 중동나라는 다 저럼. 두바이 여행갔을때 50도 아니고 30도 일때도 진짜 사막더위는 너무 습하고 숨막혀서 오랫동안 밖에 다니기 함들어서 에어컨 있는 실내만 찾아다녔는데.. 진짜 너무 안타깝다, 인권좀 챙겨라
맞아 두바이도 그래.. 외노자 많아서 궁금해 검색해봤다가 깜짝 놀랐어 거기는 나라별로 최저 임금도 다름. 카타르도 비슷할것같다만
월드컵 불매ㅡㅡ
나 두바이갔을때 부르즈할리파 올라가면서.. 이거 만들다가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죽었을까 싶더라
근ㄷㅔ 찾아봐도 안나오더라니,,,,
뭔 직장을 옮기는데 고용주 동의서를ㅡㅡ 도랏네... 이래서 6500명이..ㅠㅠ
프랑스 축구팀 주장이었던 사람도 저렇게 2년간 얽매였는데 평범한 노동자들은 더 힘들겠다...미친나라네
이게 노예제가 아님 뭐야
너무했다 진짜….
진짜ㅜ너무하다
헐...저러면 국가들 단체로 월드컵 불매하고 불참해야하는서 아닌가.. 이렇게 그냥 참여해서 경기하고 국제시민들은 하하호호 웃으면서 TV관람하는게 맞는건지 모순같다..
카팔라 시스템 구축이 어떻게 가능한거지..?
중동나라들 인권의식 개없어 명문화되어있지않을뿐이지 어느나라에서 왔는지가 계급이야 진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