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믱키
오늘 아주 시간이 많은 날
재밌는 화가 이야기
함께봐요
^0^
콜롬비아의 생존작가 페르난도 보테로(1932~2023)
아마 이 그림으로 아는 사람이 많을텐데요.
보테로는 그림의 주인공들을 과장되게 그리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의 작품이 처음부터 똥똥했던건 아닙니다!
그가 유학을 마치고 온 즈음
보테로의 작품을 두고
'유럽물이 너무 많이 들었어!'
라며 외면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외면받은 보테로는
그림을 그만 뒀을까요??
례.. 아니겠죠~
24세 어느날 보테로는
만돌린(악기의 일종)을 그리다가 자신도 모르게 악기 가운데에 있는 구멍을 실제보다 훨씬 작게 그려 넣었습니다.
그러자 그림 전체의 분위기가 마법처럼 확 바뀌었죠!
만돌린은 둥글 둥글해졌고
르네상스 화가들의 작품처럼
부드럽고 풍성한 부피감이 느껴지지 않나요?
특히 풍만함은 보테로의 고향인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건강과 풍요, 생의 기쁨 같은 의미를 상징한다고도 하죠!
그리고 보테로는 뉴욕으로 넘어갔는데요.
미국의 평론가들은 잔혹했습니다.
“무솔리니(이탈리아의 독재자이자 2차대전 전범)와
시골의 바보 여인 사이에서 생긴
임신 9주짜리 태아들 같다.”
“재미 삼아 돌려볼 만한
낙서나 관광지 캐리커처는 되겠지만,
이걸 예술이라고 할 수는 없다”
대상처ㅠㅠ
그래서 보태로의 초기 뉴욕생활은
참으로 춥고 배고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화풍에 정이라도 들었던 걸까요?
국립현대미술관과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뉴욕현대미술관, 구겐하임미술관 등
세계 최고 권위의 미술관들이 그의 작품을 앞다퉈 모셔가기 시작한 겁니다.
보테로의 그림은 기존의 어떤 미술 경향으로도 설명할 수 없었고 정치 사회적 의미도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독창적이라는 것만큼은 확실했습니다.
그의 그림에는 ‘스타일’이 확고했습니다.
눈·코·입이 제멋대로 붙어 있는 피카소의 입체주의 작품을 보면 누구나 “피카소다”라고 알아볼 수 있는 것처럼요.
이런 인기에 보테로를 비판했던 평론가들은
입을 닫았다고 하죠.
대중이 좋다는데 뭐 어쩌겠어요?
일부에서는 장난으로 헐뜯기도 하고,
'싸구려 예술'을 의미하는 '키치(Kitsch)'로 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그는 왜 자꾸 뚱뚱한 그림을 그리는 걸까요?
단지 웃기만 할 일은 아닙니다.
진정한 패러디엔 숨은 의도가 있는 법~
“저는 뚱뚱한 여자들을 그리는 게 아니에요.
남자·동물·풍경·과일의 관능적 느낌을 표현하는 거예요. 그런 풍만함과 넉넉함이 좋은 거죠.
현실은 상당히 메말랐으니까요.”
“나는 한 번도 뚱뚱한 사람을 그린 적이 없다.”
모든 사람이 가진 편견이 뚱뚱하게 보이게 만드는 것
"예술이란 삶의 잔인함에서 벗어나게 하는
아름다움과 존엄성의 자리다."
보테가에게 중요한건
'양감과 색채'였습니다.
풍부한 양감 표현을 위해 볼륨이 있고
색채를 풍부히 사용하기 위해선
넉넉한 지면이 필요하죠
그에게 있어 볼륨은 행복의 상징이며
건강과 긍정을 의미합니다.
바로 인간의 아름다움이었죠.
그는 과장된 인체비례를 통해
제도화된 규범을 조롱했으며
미의 기준을 풍자하고
때로는 침울한 작품에 묘사된
뚱뚱한 인물들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강조했습니다.
그의 그림이 키치하게만 보이시나요?
하지만 쉽고 재밌게 느껴지시진 않으신가요?
삶의 고통이나 침울함, 죽음과 같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어야만
예술작품에 깊이가 생기는 걸까요?
인형처럼 날씬하고 예쁜 또는 멋진 옷을 입어야만
인생에 깊이가 생기는걸까요?
보테로는 말합니다.
“인생은 한 번뿐입니다. 증오와 슬픔 대신, 삶을 당신이 사랑하는 아름답고 유쾌한 것들로 채우세요.”
아름답고 유쾌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 참고기사
https://www.chosun.com/national/obituary-personnel/2023/09/16/ANR7O7QVTBDK5P5TUW7QLJEDZQ/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310111389i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39184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103231444Q
첫댓글 너무 좋은 글이다! 글 써준 여시도 넉넉하고 따뜻한 연말 보내기를,,!
페르난도 보테로~ 좋은글 고마워
다음 어이없네 이제 명화까지 규제시키냐ㅠ
나 저 모나리자 그림 유명한 것 같길래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이런 이야기가 있었는지 몰랐어 내가 미술에 대해 전혀 모르고 그림 관련된건 어렵게만 느껴져서 궁금증 해소할 생각도 못해봤는데 우연찮게 여시가 적어준 글 보니 너무 재밌고 신기하다 저 화가의 다른 작품들도 이런 스타일이구나!!! 이 글 보니까 그림이 또 다르게 보여서 신기해,, 특히 저 남자랑 여자가 피크닉(?)중인 그림 넘좋다 좋은 글 써줘서 고마워 여샤!! 덕분에 완전 재밌게 읽었어 ㅎㅎㅎ 여시도 좋은 연말 되길
귀엽다ㅎㅎ행복한그림💕
와~~~너무 좋은글써줘서고마워~~~ 이글을 읽은 나도 마음도 풍요로워지는 기분이야 😊
아름답고 유쾌하고 사랑하는 연말이 되기를 ~~ 아 기분 넘 좋아졌어 고마워
연말에 어울리는 글이야 너무 좋다
아니 올해 돌아가셨구나 충격 어릴때 본 전시 중에 제일 기억에 남았던 전시 중 하나인데
10년전쯤인가?전시회갔었는데 난 진짜 지금껏 가장 좋았던 전시회였어 색감진짜예쁨귀엽고
넘 행복한 글이다 유익하고 곱씹게됨
여시야 어떻게 이렇게 글을 잘 썼지 .. 관심이 생겨 출처 기사 다 들어가서 읽었는데 여시가 딱 간결하게 요약해줬어 너무 멋지다 고마워
둥글둥글 그림이 귀엽다
그림들이 다 너무 귀여워서 좋아 행복해보여ㅎㅎ
양감이 뭐지??
두께감 같은거
내가 처음으로 돈이 라는건 내고 보러 간 전시가 보테로 전 이었어
너무 좋아
그냥 좋더라고
돌으가셨구나 ㅜㅜ
맞네 ㅜ 뚱뚱하다는 기준은 우리시선이네 ㅜ 넘 잘봤어 여샤!!!!
이분 조각작품에서 볼륨감 제대로 느껴지더라 너무 좋았어
재밌다
글을 읽기 쉽게 잘써주시네요 글쓴여시
보테로 작품 실제로는 지인짜 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