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482558?sid=102
몇 주 뒤 전화를 받았는데 경찰이었다. "네이버에 댓글 다셨죠? 고소장이 접수됐어요." 얼굴이 달아올랐다. 5분 뒤에 전화해 준다고 하고 수신 번호를 검색했다. 보이스피싱은 아닌가 보네. 그 ×이 고소한다는 기사는 봤다. 나는 심하게 안 썼는데? 다시 전화를 걸었다. 형사는 내가 남긴 댓글들을 하나하나 읽었다. "피해자분이 합의는 원하지 않으세요. 일단 경찰서로 오세요." 나 이제 어떡하지?
2만원을 내고 유선 법률 상담을 받았다. 무조건 죄송하다고 하란다. 반성문을 자필로 써 가라고 한다. 내 댓글은 그렇게 심하지 않았었는데…? 너는 대신 내가 평생 만지지도 못할 돈을 하루에 벌잖아? 그럼 이 정도 욕은 그 비용쯤으로 생각해야지. 나한테 그만한 돈을 준다면 매일 욕해도 괜찮다고 할 텐데. 일단 그냥 가봐야겠다. 그래도 다 팩트만 쓴 거니까. 내 논리를 이야기하면 할 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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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문은 늘 쓰기 어렵다. 그런데 이번에는 차원이 다르다. 내가 쓴 댓글들을 다시 천천히 읽었다. 나는 그 사람을 "벌레 같다"며 멸시하고 "살 가치가 없다. 제발 죽었으면"이라고 모욕했다. 그랬던 내가 이제 용서를 빈다고? 나 같아도 안 받아 주겠다. 그래서 뭐라고 써야 할지 몰랐다. 더 돌아가서, 내가 왜 저런 댓글을 달았는지도 모르겠다.
"평소 그 연예인 팬이었는데, 선생님과 사귄다는 이야기를 소문으로 들어서 홧김에 남겼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댓글을 남겼지만, 형사님에게 선생님이 많이 괴로워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글을 씁니다." 꾹꾹 눌러 썼다. "제가 쓴 글에 상처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 이 내용은 쓰다가 지웠다. 그때는 온갖 악의를 담아 썼으면서, 이제 와서 상처받지 말라니. 앞뒤가 맞지 않았다.
내가 싫어졌다. 너무 염치없었다. 고소를 당한 순간에 깨달았어야 했다. 아니, 경찰서에서 깨달았으면 달라졌을까. 조사를 받기 전 "피해자분이 얼마나 상처받으셨겠어요"라는 형사님 말에 속으로 '그걸로 돈 벌잖아요'라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겼다. 지금은 아니다. 반성문 속 나는 질투심에 눈이 멀어 누군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는 사람이었다.
A4 용지로 반성문 6장, 탄원서 6장을 썼다. 반성문은 소속사에, 탄원서는 경찰서에 보냈다. 마지막 장을 쓸 때 순간 '이 정도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환멸을 느꼈다. 선처, 감형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반성하는 마음으로 쓰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진심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반성문을 보낸 지 두세 달이 지났다. 내게는 영겁의 시간이었다. 혹시 소속사가 "선처하기로 했어요. 반성문을 보면서 진심을 느끼셨대요"라고 전화할까 봐, 24시간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연예인 ○○○, 악플러 선처 결정' 같은 기사를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온종일 마음이 수십 번 바뀌었다. 그분이 선처 안 해줘도 달게 받아야지. 내가 지은 죄니까. 그러다 문득 드는 생각. 아니, 그렇게 몇 시간 동안 손으로 열심히 썼잖아. 안 읽은 거 아니야? 하다가 다시, 이러면 안 돼. 너는 죄인이고 벌을 받을 거야. 그래도 이렇게 반성하고 있는데, 나 같으면 용서해줬다. 괴로웠다. 내가 쓴 댓글 "살 가치가 없다. 제발 죽었으면"이 부메랑처럼 나라는 존재를 겨누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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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을 달 때는 짜릿했다. 하지만 그 한순간 때문에 6개월 동안 자기혐오, 불안감에 시달렸다. 하루하루가 괴로웠다. 지금도 비슷하다. 나를 사랑하려고 노력해야 할 정도로 내가 밉다. 종종 댓글을 달았는데, 지금은 댓글 창은 보지도 않는다. 지옥 같았던 시간.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
첫댓글 무조건 댓글쓸때 상대한테 줄 돈이 많은가? 생각하고 달아야 함
”나는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겼다. 지금은 아니다. 반성문 속 나는 질투심에 눈이 멀어 누군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는 사람이었다“
^^
으이구
연민이 심하네 ;;
조사를 받기 전 "피해자분이 얼마나 상처받으셨겠어요"라는 형사님 말에 속으로 '그걸로 돈 벌잖아요'라고 생각했다.
이 부분보고 소름끼침.. 돈 잘벌고 연옌이면 욕받이되야함?ㅋㅋㅋ 그렇게 부러우면 그럼 그쪽이 그리 돈잘버는 연옌 하세요;
22 추한 열등감 발현이네...
외모 조롱 이든 뭐든 안하는게 훨씬 좋음. 고소 공지 굳이 안하고 뒤에서 고소 하고 있는 연옌도 있다고 하더라.
여시덜 남한남에게 너무 하고싶은말이 있으면 담캎말고 인스타 부계로 디엠ㄱㄱ
그냥 지나가면서 궁금해서 그러는데 디엠은 고소가 성립 안되는구나 ?!
@뻐꾸기 대신 상스러운 말은 통매음 각이 설 수 있으니 꼭 쌍욕만 박기 약속!
축하합니디
악플이 아닌 것 같아도 다 고소 당하니까 걍 응원댓 같은 거 말고는 댓글 안다는게 최선임 ㅜ
여시에 이글 읽어야될 사람 많은데 안보겠지
요즘 고소 당해야 될 사람 천지임 무슨 범죄도 아니고 공익적인 뭔가도 아닌데 사람을 왜 그렇게 욕하고 괴롭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