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올해 대학 입학한 새내기고 얼마 전에 과에서 인생 첫 엠티를 갔어 대학!하면 떠오르는게 여러가지 있는데 나는 그 중에서도 엠티에 로망이 있었어서 엄청 신났음 낮에는 이것저것 하면서 재밌게 놀고 밤엔 술마시면서 술게임하고 바닷가 가서 폭죽도 터뜨려주고 내가 기대했던 그 모습 그대로라 너무 행복했음 그러고 또 술 엄청 마시다가 술에 취해서 기억도 없이 자는 사람 모여있는 방에 가서 잠듬
그러다가 잠에서 깼는데 아직 술이 덜 깨고 자다 일어나서 비몽사몽한 와중에 약간 기분 나쁜 통증이 배에서 느껴져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술똥 나오려는건가 여기 화장실에서 똥 싸기 싫은데 이런 생각하는데 방 밖이 시끄럽길래 벌써 아침이라 집에 갈 준비하나하고 시간 보니까 5시밖에 안됐길래 와 아직도 놀고있구나 대단하다 생각하고 난 다시 자려고했음 근데 잠들려고해도 배가 점점 더 아파지고 자꾸 좀 물기 섞인 방귀가 나오면서 화장실 급해져서 어쩔 수 없이 방 밖으로 나감
근데 애들이 놀고 있는게 아니라 화장실에 줄 서있고 바닥에서 고통스러워하고 있었음 그래서 우선 화장실 줄 서고 앞에 사람한테 무슨 상황이냐니까 아까 먹은 음식이 좀 안좋았던거 같다고 다들 배탈났다고 함
우리 과가 인원이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고 엠티 참여 인원도 보통에 비하면 적어서 작은 펜션이라 화장실이 하나 밖에 없는데 내 앞에 네 명이나 기다리고 있으니까 5분씩만 잡아도 20분인데 탈난 상황이면 5분보다 오래 걸릴거고 그냥 똥도 아니고 설사라서 절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 펜션이 주변에 아무것도 없이 혼자 동떨어져 있고 화장실 있을만한 곳까지 가려면 차 타야하는데 다 술마셔서 운전도 못해서 방법이 없었음
근데 줄은 커녕 지금 안에 들어가있는 사람도 한참을 안나옴 탈나면 화장실에 있는 시간 오래 소요되는거 알지만 당장 배가 너무 아프고 옷에 똥싸게 생기니까 너무너무 짜증이 남 자기는 화장실 들어갔으니까 상관없단건가 대충 급한거 처리했으면 나와줘야하는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계속 듬 물론 안에 있는 사람도 일부러 안나오는게 아니라 계속 똥이 나오니까 못나오는거였겠지만
그러다가 안에 사람 나오고 한 명 들어가서 앞에 세 명 됐는데 화장실 들어간 사람이 변기에 앉아서 똥싸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세상에서 제일 부럽더라 나도 너무너무 화장실에 들어가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현실이 너무 슬펐음 가스라도 내보낼 수 있었으면 그나마 덜 고통스러웠을거 같은데 설사라서 방귀만 뀌는게 불가능 했음; 그러다가 내 앞 쪽에 있던 사람이 더는 못참겠다고 느꼈는지 줄에서 이탈하더니 휴지 들고 밖으로 나감 그거 보니까 나도 그냥 밖에서 쌀까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제 막 스무살 된 여자로서 엠티와서 밖에서 엉덩이 까고 똥을 싸고싶진 않았음 내 앞에 한 명 줄어들었으니까 어떻게든 참아보자 생각하고 버팀 여기까지가 줄서고 10-15분정도
그러다 또 한 명 나오고 들어가고 내 앞에 한 명 남았는데 참는게 한계에 달함 뇌가 당장 뱃 속에 있는 똥을 배출하라는 명령으로 가득차서 화장실 아니더라도 어디에라도 이 똥을 싸야겠다 이 생각밖에 안떠오름 본능에 지배 당한다는게 뭔지 깨달았어 그래서 그냥 줄에서 빠져나와서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두루마리 휴지들고 밖으로 나옴 멀리 가지도 못하고 그냥 뒷쪽으로 가서 싸는데 형태도 없는 완전 설사라서 대체 이걸 어떻게 20분 가까이 참은건지 옷에 안싸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더라
그와중에 쭈그려 앉아서 싸니까 다리는 저려오는데 배는 계속 아프고 똥도 찔끔찔끔 계속 나오고 아깐 화장실 안에서 안나오는 사람들이 너무 미웠는데 나같아도 오래 걸렸을듯 그렇게 한바탕 비워내도 여전히 배는 살살 아팠지만 그래도 큰 파도는 지나간 느낌이고 여차하면 또 밖에서 싸면 되니까 이런 생각으로 뒷처리하고 펜션 안으로 들어갔음 근데 다행히 그때 이후론 배만 아팠지 화장실 가고싶어지고 그러진 않더라
진짜 별꼴 다봤는데 그건 내 얘기가 아니니까 쓰긴 그렇고 한마디로 하면 우리 과에서 CC 나오는건 물건너간 것 같음 가족한테도 안보여주는 서로의 심연을 봐버린 느낌 물론 배 아프기 전에 이런저런 좋은 기억 많이 있지만 결국 MT라는 단어를 들으면 똥이 생각날 것 같은게 좀 속상함 그리고 앞으로 MT 못갈 것 같아! 까진 아니지만 솔직히 다음에 가면 음식 먹을때나 먹고나서 또 이렇게되진 않을까 좀 불안할거 같음 다들 MT가면 음식 조심하길
첫댓글 와 참고 기다렸던거 대단하다. 그리고 그냥 밖에서 싼게 다행이다 ㅠ 끝까지 참았다가 옷에다가 그랬으면.. 진짜 너무.. ㅠㅠㅠㅜ 다같이 고생했겠네 ㅠ
아이고....
글 잘썼다 내엉덩이까지 을왕리 새벽찬공기 느껴짐...
아 개웃겨 ㅋㅋㅋㅋㅋㅋ 공감
ㅅㅂㅋㅋㅋㅋㅋ 이 댓이 글 완성시킴
미쳣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쳔나ㅜㅋㅋㅋㅋㅋㅋㅌㅋ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어케ㅋㅋㅋㅋㅋㅜㅜ끔찍하다
와 고생했겠다…그래도 다같이 그래서 유대감만 커졌을거야 근데 도대체 뭘먹고 저리된거지…..
뭘어떻게먹엇기래 단체로저래...ㅠㅠ
와나 ㅋㅋㅋㅋㅋ
필력ㅋㅋㅋㅌㅌ
고기가 상햇나?ㅠㅠㅠ
아 새내기들이면 ㅈㄴ 어리잖아 ㅋㅋㅋㅋ ㅠ 고생했네...
현명하다
나 지금 배탈나고 체해서 변기에 앉은상태로 보고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ㅋㅋㅋㅋㅋㅋㅋ
3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 다행이다
식중독인가...
와 트라우마 생길듯..
아 ㅋㅋㅋㅋㅋㅋ 불쌍해
뭐먹고 저렇게됐늘까 궁금하네..
배탈나서 화장실에서 이글 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덕분에 배탈난 상황을 탓하는게 아니라 화장실 갈 수 있음에 감사해졌어요...
어후 내 배까지 다 아파지는 이 기분…
그래도 옷에 안싼게 다행ㅠㅠㅠ
뭔가 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