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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때 왜군 장수 고니시는 조선 고아들을 일본으로 끌고오는데
그 중에는 지체높은 양반가문 출신 여자애도 끌고 옴. (본명:김타아, 김다아, 김단아 추정)
어릴 때부터 기품있고 똑똑했다 함.
당시 일본은 신분이 높아도 글이나 예절 제대로 아는 여성이 드물고 대부분 문맹임.
근데 조선은 양반 중 지체 높은 양반은 딸에게도 세자빈 간택용으로 궁중예절뿐 아니라 글 가르침.
고니시의 엄마가 이런 영특함을 이쁘게 여겨 애지중지 총애했고
세례 시켜서 세례명 쥬리아가 됨
고니시의 부인도 쥬리아를 자기 친딸처럼 키웠다고 함
그래서 고니시 집안 가업인 약학 지식도 배우고 조예 깊고, 품위 가진 총명한 절세미인으로 일본에서 유명해짐.
다른 영주급 집안들에서 혼담도 많이 받았다 함.
하지만 고니시의 가문이 멸문당하자 쥬리아는 승자인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전리품으로 보내져
오오쿠(약간 일본판 내명부?라고 생각하면 됨)에서 일하는 시녀가 됨.
일본의 최고권력자 쇼군이 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쥬리아를 총애해서 매우 아꼈는지
성 옮길 때마다 쥬리아를 공식석상에 대동함.
이때 알현한 선교사 기록이 좀 있음.
젊고 대단한 미인이라 첩인줄 알았는데 동정서원(평생 독신으로서 정조도 지킬 것을 맹세함)을 한 자에다가
자신의 재산과 명성을 빈민구제와 선교 봉사에 썼던 인격자였다 함.
“어느 날 그녀가, 만약 쇼군(도쿠가와 이야에스)이 불러도 그의 요구를 들어주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보고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줄리아를 매우 사랑해서 그녀와 결혼할 생각까지 했다. 그러자면 쥬리아가 크리스찬에서 개종해야만 했다.
그러나 쥬리아는 독재 군주의 청을 단호히 거절하고 즉석에서 동정 서원을 했다.”
_ 브뤼기에르 주교, <조선천주교회 약사> 중에서
최대 권력자였던 쇼군 이에야스를 거절하고 어떻게 총애받았지? 싶은데
이에야스도 이미 70살이고 측실도 이미 많았기때문에
쥬리아를 여색으로 탐한 게 아니라 평생 곁에 두고 싶은 인재로 아꼈던 것 같다는 시각임.
2023년에 한 편지와 의복이 공개됨.
임진왜란 때 쥬리아가 어린 자신과 생이별한 남동생이 맞는지 묻는 편지와
이에야스가 쥬리아의 남동생(본명 김운낙 추정)에게 하사한 의복임.
편지에 본명과 신원 공개가 됨. 고위층 양반 여식이 맞았고 글도 한문체, 일어체 도 모두 품위있다고 함.
1612년에 일본에서 도쿠가와 막부의 크리스천 박해가 시작되고
이에야스는 쥬리아에게 개종하고 내 측실이 되라고 하지만 쥬리아는 거부함.
이에야스는 아끼던 쥬리아를 차마 처형은 안 시키고 섬 유배만 3번 보냄.
쥬리아가 죽을까봐 이에야스가 시종도 붙여주고 사자도 지속적으로 보내서 생사확인 계속함.
(같은 조선 양반출신 고아이자 비슷한 또래였던 권빈세트 수사는 이때 화형당함)
솔직히 이에야스의 사고방식으로는 감히 군주의 명보다 종교신념을 더 따르는 걸 도저히 이해 못했고
차마 쥬리아를 죽일 순 없어서 계속 번복할 기회를 주면서 돌아오라고 회유함.
하지만 마지막까지 배교 거부.
사면도 신분상승의 부와 명성도 다 거부함.
신을 섬기는 자로 천상의 왕과 지상의 왕 둘을 섬길 수 없다고 일침 날림.
“그녀는 임진년 전쟁에서 붙잡혀온 불쌍한 외국인이지만 궁궐에서 인정받는 위치에 올랐습니다…. 그녀는 조선에서 태어난 제가 지상의 왕(이에야스)을 기쁘게 하려고 일본에 와서 섬기게 된 하느님을 불편하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줄리아는 계율을 수호하는 일에 열심이었지만, 끝내 왕명을 따르지 않아 1612년 4월 20일 오시마(大島) 섬으로 쫓겨 갔습니다."
_예수회 총장 신부에게 보내진 1613년 1월 12일자 보고서한
결국 더 먼 고즈시마까지 유배됨.
순교할 각오로 유배지에서 선교하고 의학 약학 지식으로 환자, 주민들 돌보고 봉사해서 숭고한 성녀로 추앙 받음.
이후 이에야스가 죽은 뒤 사면되어 돌아와서도
오사카, 나가사키에서 교육과 선교에 힘쓰며 의료봉사했단 기록있음.
언제 사망했는지 불분명함. 젊은시절 기록은 있는데 그 이후 중년시절의 기록은 없음
그래서 키리시탄(크리스챤) 탄압이 더 극심해질 때
험지에서 창창한 나이에 객사로 단명했다고 보는 시각임.
영화드라마화 될 만한 인물인데 하필 양아버지 고니시가 임진왜란 선봉장에다가,
거둬준 양부모의 크리스찬 유지를 이어 성녀가 된다식의 전개가
울나라 정서상 맞지 않아서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거임
(70년대에 영화로 나오긴 함)
교과서와 미디어 등 국내엔 굳이 조명을 안 시켜서 종교쪽 말곤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함
첫댓글 헐 처음 알았어 여러모로 대단하면서도 파란만장하게 사셨네
되게 흥미진진한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드라마화나 영화화하면 일제미화가 될 수 밖에없긴할듯.
근데 별개로 그냥 저 시대에서 나름대로 자기 신념 잘 지키고, 상황에 적응해서 살았으니 다행이구먼 싶음
와...
화형당한분은 왜 당한거야? 화형이라니 진짜 미개하군..
납치아니여??
안타까워 ㅠㅠㅠㅠ 평생 가족을 그리워했겠지..
넘나 흥미돋아..
와 흥미돋....
시바 먼 70살이나 처먹고 측실로 오라마라 지랄이야 가뜩이나 왜놈이라 싫었을텐데
아 측실이 많았고 결혼하자고 했다고? 그래도 결혼이고 측실이고 다 싫었을듯 그나마 종교에 귀의하셔서...
우와..
헐 몰랐어 흥미 진진하다
흥미돋..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