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는 기괴한 행사가 열렸다. 대통령과 참모들이 앞치마를 두른 채 고기를 굽고 김치찌개와 계란말이를 요리해 기자들에게 나눠주는 행사였다. 이 행사는 사진과 영상으로 국민에게 공개됐다. 시골 전원주택 사는 집 주인이 손님을 불러 바비큐 파티를 여는 모습, 혹은 자원봉사 단체가 노숙자·빈곤층에게 무료급식을 나눠주는 장면이 연상됐다면 너무 편협하거나 '박절한' 것인가? 그러나 이 행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힘들다. 불편하다. 우선, 음식을 나눠준 쪽이 이 나라 최고 권력자요 국정운영 책임자인 대통령이고, 그 음식을 "더 주세요"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라며 받아먹은 쪽이 그를 감시해야 할 기자들이어서 그렇다. 국정을 운영하는 최고 권력자가 자신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자들을 불러 야외 잔디밭에서 바비큐 파티를 열었고, 수많은 기자들이 이 파티에 우르르 참석해 최고 권력자가 배식한 음식을 받아먹으며 박수를 치고 만찬을 즐겼다. 이게 권력을 감시하는 기자의 모습인가? 기자가 취재원과 밥을 먹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김치찌개 정도 먹고 왔으니 과거 80년대 ‘위스키 앤 캐쉬(whisky & cash)’ 같은 향응·촌지 접대는 아니지 않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것인가? 같이 밥 먹는 자리는 고급 정보를 얻어야 하는 기자에게나, 자신을 감시하는 기자에게 호감을 주고 싶어 하는 고위 공직자에게나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있는 기자에게는 조건과 제한이 있다. 취재원과 만남과 식사는 모두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취재를 목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 그것은 국민을 대신해 하는 것이라는 점을 기자들이 모를 리 없다. 기자가 공직자나 취재원을 만날 때는 이런 긴장감을 갖지 않으면 그게 곧 권언유착이 되거나 권력 눈치를 보게 된다.
24일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통령실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만든 계란말이를 참석 기자들이 먹고 있는 장면. 대통령실 사진.
와..
역겨워...
유투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