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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타인 닉네임
1편 원글 링크 삭제됨
2편 https://m.cafe.daum.net/subdued20club/Lp0T/112291413
원글 1탄 삭제되어서 1+2편 합본으로 씀
2019년 글이지만 아직까지도 유효하고 의미있는 글이라서 더 많은 여성들이 읽어봤음 좋겠음
(1)
한겨레에서 최근에 미투 1년 어떻게 됐나 기획 올라온 것도 데스크랑 기자랑 치고박고 싸워서 기자가 올린 거고
데스크가 기본적으로 페미니즘 이슈에 그다지 품을 들이려 하지 않음
그런데 데스크 문제도 있지만
여시나 트위터에서 아무리 붐이어도 사회에선 찻잔 속의 태풍임
기사로 쓰려면 진짜 가시적으로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결과들이 있어야 함
그런데 여시나 트위터를 몰아치는 페미니즘 이슈엔 그런 부분이 항상 부족함
예를 들면 탈코르셋 현상에 대해서 기획을 하겠다 는 절대 기사가 못 됨
이걸 기사로 내려면 특정 기간 내에 탈코르셋 인증이 1000개 가량 쏟아졌다 이런 가시적인 현상이 보여야 함
(사실 그 정도 수는 아니지만 얼추 수십개 나와서 억지로 우겨서 쓰기는 함)
최근 탈브라에 대한 기사를 썼음
그건 다행히도 실제로 빅시가 추락했고, 현재 속옷 업계에서 와이어 브라 보다 브라렛 매출 상승이 몇 백프로 이상 뛴 구체적인 통계수치가 나왔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쓸 수 있었음
강경한 논조의 페미니즘적 기사를 쓰고 싶어도 구체적인 뒷받침이 될 근거자료가 현재 없는 게 문제임 항상
그래서 불용 시위 때 기자들이 붙은 거고 스쿨 미투 때 취재가 된 거임... 눈에 보이니까
(ps.불용 시위 때 기사가 적었던 건 스탭진의 취재진 배척 문제도 좀 있었음 여성 기자들에 대해서도 명함, 민증 인증을 요구했는데 이때 이걸 못한 경우 낙조함)
여성소비총파업이 기사가 안 나오는 건 한다! 까지만으로는 여러 사례를 모아서 [이러저러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이러한 현상은 신자유주의적 경제체제를 경험한 1020세대의 당연한 운동흐름으로 예상될 수 있다] 정도로만 쓸 수 있기 때문임.
왜? 가시적인 결과가 전혀 없으니까
현재 시점에서의 여성들의 결집 현상,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 뭐 이런 걸 총합해서 쓰려해도
산발적으로 야마잡아 여러 박스 기사로 나눌 수밖에 없는 게 사실임
그런 기사를 가뜩이나 남성 중심적인 데스크가 승인한다?
해줄 리 없음
워마드가 망크 터뜨린 게 자꾸 기사화 되는 이유는 걔네가 터뜨린 게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나오기 때문임
성체 훼손을 실제로 사진으로 올린다거나 식으로 말임
남성 기자들이나 ㅅㄱㅇㅂ처럼 반 페미 노선을 걷는 언론매체들에게 먹이를 마구 뿌리는 셈
페미니즘 운동을 위해서는 지금처럼 개인단위가 아니라 집단으로 결집해서
보도자료 뿌리면서 좀 더 영리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게 기자로서의 내 생각임
퍼포먼스 없이는 언론의 힘을 쓸 수가 없음
(2)
전에 쓴 글(http://m.cafe.daum.net/subdued20club/Lp0T/111402908?svc=cafeapp)이 여기저기 엄청 스크랩 됐더라고?
그런데 뭔가 오해들 있는 것 같아서 아예 각 잡고 좀 다시 써볼게.
참 나는 사회부 기자야
1. "페미니즘" 시리즈 기획 자체는 이미 신문사마다 많이 나왔어.
요즘 언론사에서 시리즈 기획은 엄청 많이들 냈어.
본 적 없다면 여시가 신문을 안 읽는 거라고 생각해.
오마이뉴스는 페미니즘 시리즈를 다섯번이나 냈어
서울경제랑 한겨레도 두 번씩 냈고
세계일보는 아예 반페미니즘 기획을 내고 있다만은... 어쨌든 페미니즘 기획 안 낸 언론사는 아마 없을걸
2. 페미니즘 핫한 사건들 기사가 안 나온다? 불용시위 기사 안 나왔다?
핫한 사건의 기준이 뭔진 모르겠는데, 언론에서는 그림이 될 만한 사건들이 터지면 무조건 다 나가(보도자료를 수신했다거나 연락을 받았으면)
스쿨미투 집회 땐 집회 참여자 만큼 언론사 많이 갔었고
불용시위도 혜화역 항공샷 찍은 거 언론사야
불용시위 때 스탭과 기자들 마찰 있었던 건 사실인데 그렇다고 해서 일부러 괘씸해서 안 쓰고 그런 일 없어
기껏 갔는데(심지어 주말에) 낙종?... 존나 말 안 되지
미투 터질 때 언론사들 난리나는 거야 알고들 있겠지
비웨이브 시위야 뭐.. 워낙 꾸준히 했으니 새로운 무언갈 하기 전엔 언론사가 다시 잡기 어려울 뿐이지 몇 번 취재 했었어
(낙종 : 특종의 반댓말, 다른 매체 다 보도했는데 자기들만 보도 안 하는 거)
3. 페미니즘 기사는 항상 나오고 있다
얼마 전 한겨레에서 "묵주반지를 낀 페미니스트" 책 서평을 탑기사로 썼더라?
지면에서 탑자리에 들어가는 건 꽤 큰 의미야
언론에서 페미니즘 자체를 외면하는 건 아니야
최근엔 임정/3.1운동 100주년에 작년부터 여성 독립운동가 대거 보훈 하고 있어서 여성독립운동가 기사 쏟아지더라
미투 기사야 뭐..
4. 그럼 안 나오는 "페미니즘" 이슈들은 뭘까
기사를 쓸 때는 정황증거만으로 쓸 수 없어
반드시 일정한 수치 증거 등이 필요해.
몇 가지 주제들로 쓸 수 있고 없는 거리들을 보여줄게.
[2030여성들의 남성혐오가 심하다] 라는 주제가 있다면 이걸 어떻게 근거 마련을 할 거야? 이런 경우 못 써.
1000명 이상의 여론조사를 진행하든가 해야 하는데 불가능하잖아. 구글 트렌드 등에서 한남충 같은 말이 언제 등장했고 얼마나 쓰였나 볼 순 있는데 운동의 하나로 쓰이기도 하니 또 근거로 약해.
[2030여성들이 페미니즘에 관심을 크게 가지고 있다] 이런 주제는 또 근거 제시가 가능하니까 쓸 수 있어.
실제 페미니즘/젠더 관련 강연과 포럼이 어느 년도부터 얼마나 생겼는지 온오프믹스 같은 플랫폼에 물어보거나 2030여성의 페미니즘 도서 구입 비율을 다른 나이대 다른 성별과 비교하면 돼.
[탈코르셋 운동이 불어서 화장품업계가 타격을 입었다] 이런 말 진짜 많은데 이런 건 아예 기사로 쓸 수도 없어.
화장품업계의 몰락은 탈코르셋 운동 이전부터 나오던 말이고 중국 사드 보복 이후 급가속 됐어. 탈코르셋 운동 자체는 쓸 수 있지. "인증" 사진들이 올라왔으니까!
최근 하는 [여성소비총파업]의 경우는 진짜 기사화 할 수 없지. 이러저러한 움직임이 있다까지만 쓸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예야. 여성소비총파업으로 일어난 일이 암것도 없으니까.
[여성 정치인 지지 선언] 이런 주제는 진짜 애매해. 메갈 시절 의원이었던 진선미한테 천만원 후원 들어간 건 딱 쓰기 좋은 본보기야. 진선미가 소라넷 언급했고->메갈이 조직적으로 후원운동을 하고->천만원 후원을 했고 그걸 의원실서 말했으니까.
그런데 지지선언의 경우 선언만 하고 인증이 없잖아. 후원인증이 쏟아지거나 특정 의원을 엄청 밀어주면서 어떤 캠페인?(박영선 의원을 밀어주는 움직임은 보였는데 그냥 단신처리만 할 정도여서 난 단신으로 썼어) 하는 게 아니잖아. 지하철에 광고판이라도 걸면 모를까...
5. 써도 데스크가 막는다?
이건 언론사마다 다를텐데 일단 내가 다니는 신문사는 부장이 여성이기 때문에 막지 않는 편이야.
하지만 여성이슈는 잘 다뤄도 칭찬 못 듣고 잘못 다루면 욕쳐먹고 자칫하면 고소 당하기(미투 기사 잘 안 쓰면 언중위에 고소당함^^) 때문에 데스크에서 기본적으로 좋아하질 않아
남성 데스크들의 경우 더 안 좋아하겠지 군바리들 취재하느라 바쁠테니까욜~~~
하지만 원론적으로 페미니즘/여성 이슈 기획을 데스크다 안 좋아하는 덴 이유가 있어
왜?
트래픽 안 나와^^ㅎㅎ 솔직히 진짜 진짜 안 나와ㅎㅎ
언론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기사 조회수야. 나는 사회부 기자로서 페미니즘 관련 기획을 꾸준히 올렸고 썼어.
그런데 솔직히 진~~~~~~~~~~~~짜 안 읽어.
오히려 네이버에서 보면 남자들이 더 읽음ㅎ 맨날 나 줘팸 아줌마기자라면서ㅡㅡ
그나마 가끔 트래픽 나올 때가 있어.
그때가 언제냐면 내용은 하나도 없고 쉽게만 썼는데 진짜 20대 젊은 페미니스트들이 좋아하는 말 나올 때^^ 뭐 탈코르셋이니 뭐니 하는 말들^^^
교차성 담론, 무슬림 페미니즘, 에코 페미니즘, 빈곤과 여성, 노인빈곤 이런 좀만 깊이 있는 기사 쓰면 조회수 박살남ㅎ
그럼 또 위에서 조회수 안 나온다고 쳐맞음^^ 힘들게 기획 통과 시켜서 기껏 취재해서 썼는데ㅋㅋ
그러니 당연히 페미니즘 기사를 덜 쓰게 되는 거지 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하하하하하하하
한 번 쓸 때마다 트래픽 4,5000씩 터져봐
페미니즘 기사에만 매달려 쓰겠지
현실은 400^^ㅎ 나 기사 왜썼지ㅎ
데스크 입장에서는 언론사에 대한 악플 수두룩뻑뻑 달린 기사인 데
심지어 조회수도 재기한 페미니즘 기사를 좋아하겠어?
6. 그럼 어째야 하나?
페미니즘 이슈는 커뮤니티 안에서만 돌면 안 돼
언론사에서 터뜨리길 원한다면 더 시끄럽게 해야 돼
그렇다고 게시글 존나 쓰고 재기재기 하라는 건 아니고(게시글 존나 쓰고 트위터 존나 해봤자 그걸 기사로 어케 쓴단 말임?)
인증을 하든가 캠페인을 하든가 시위를 하든가
무조건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무언가를 해야 해
그리고 어떤 무언가 사건이 있으면 진짜로 부끄러워 하거나 주저하지 말고 기자들한테 메일을 보내야 해
인터넷 신문 보면 페미니즘이슈 기사를 쓰는 기자들이 있어
기자들은 메일로 보도자료를 받기 때문에 매일 수시로 메일 확인을 해
메일을 보내서 제보하면 돼
어떤 사건이건 움직임이건 제보하면 돼
보고 와꾸가 괜찮으면 기자가 추가 취재를 해보려고 연락을 하겠지
그리고 좋은 기사는 여시에서 보지말고 꼭 뉴스페이지 들어가서 조회수 좀 올려줘 시발..... ㅜ 오늘도 트래픽으로 개까임
끝
첫댓글 그래서 세상에 여성의 목소리를 알릴 절호의 기회 제2의 혜화시위 많관부
다른 시위참여 여시글에서 유의사항도 가져왓습니다🥹
조회수 들어가서 글 공감 누르는것 만으로도 여자 힘이 쎄진다니까 꼭꼭 기사 들어가주자 ㅜㅜ
안전한 곳이 좋아서 그런거지 뭐.
기사라도 열심히 들어가서 읽고 댓글 밖에서 남겨야지
앞으로도 기사 많이 클릭하고 댓글도 잘 적을게ㅠㅠ
좋은 글이다 앞으로 기사 많이 보고 댓도 달아야지
ㄹㅇ 페미니즘 기사 다뤄주는 곳 없다? 신문•뉴스 안 보는 거임 기사는 많아 잘 안 읽힐 뿐.. 여성 범죄 관련해서도 좋은 기획 리포트 천지삐까리인데 댓글 보면 남자들이 남자만 악마화해놧다하는 댓글만 ㅈㄴ 달려잇을 때 현타 오짐
글써줘서 고마워
ㅁㅈ 밖에 나가서 따봉이라도 눌러...한가한 남자들 많아서 좋은 기사에도 헛소리 엄청 해대
오키
나도 공감해 페미니즘을 너무 여자끼리의 언어로 우리끼리만 공유하려는 성격이 강해서 폐쇄적인 느낌도 있음 가시적인 운동으로 보여줘야지 커뮤에서 이랬네 저랬네 말해봤자임 좋은글 고마워
밖에서는 사회생활하니까 모르는척한다/ 입아프고 어차피 말안통하니 그냥^^이라고만 한다 이런 대응도 그닥 좋지않아 적극적으로 알리고 떠들고 나서야함
진짜 맞말임.... 한겨례 여성신문 의도적으로 볼라고 노력 마리함
좋은글 좋은기자
맞는말이다 글써줘서 고마워!
기사 많이 들어갈께... 댓글도 잘 쓸께..
그렇구나 맞네 기자 입장에서보면 그렇겠어... 말만 할 게 아니라 행동을 해야되겠구나 기사보면 짜증나는 댓글 많으니까 안보게됬었는데 반성해... 내가 먼저 좋은 댓글 달아야 느는건데
ㅇㅋ
맞아! 나도 그래서 댓글 달고 요즘은 클릭해서 무조건 보고 있어
한겨레 진짜 추천! 다양하게 다루더라 정말
넘 유익한 글이다. 기자/언론사 입장에선 역시 조회수가 제일 중요하구나. . 그래서 난 반대로 여혐 다분한 헤드라인이면 절대 안눌러. 조회수 늘려주기 싫어서.. 좋은 기사 조회수가 처참한건 여자들이 페미니즘에 관심이 적기도 하고 한남만큼 적극적으로 댓글 달지 않는 것도 한몫하는 듯ㅠ 반면 페미에 페짜만 나와도 여자보다 더 빠르게 우르르 달려가서 욕하는 한남들 보면 지극정성이라 징그러워 죽겠음. 쨋든 앞으로 좋은 기사 있으면 여시 안에서 읽지말고 무조건 클릭하고 댓글도 많이 달아줘야겠다!